黃鶴山(915m), 白華山(1,064m)


산행코스 : 이화령 휴계소→조봉(671m)→황학산→바위지대→백화산→평전치→구룡산→다다리재→안말 (산행시간 : 5시간20분)


소재지 :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및 마성면과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의 경계

산행일 : ‘10. 9. 25(토)

같이한 산악회 : 송백산악회


특색 : 황학산과 백화산은 백두대간에 놓여 있는 산으로서 대간을 답사할 목적이 아니라면 구태여 찾아볼만한 특별히 뛰어난 경관은 보여주지 못하는 산들이다. 이화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능선에 오르는 다리품을 적게 팔아도 되는 구간으로 대간꾼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구간중의 하나이다. 두 산을 오르내리며 느끼는 눈요기보다는 두 산을 잇는 능선을 걸으면서 바라보는 인근의 주흘산, 조령산, 희양산 등의 멋진 모습을 바라보는 눈요기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  산행들머리는 이화령고개

‘3번 國道’ 이화령 휴게소에 도착하면 고갯마루에 ‘백두대간 이화령’이라는 우람한 표지석이 威風堂堂하게 등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백두대간 조령산과 갈미봉 사이에 이곳 이화령이 위치하고 있다는 기록과 함께... 휴게소 광장에서 문경방면으로 약 50m 정도 내려오면 영남의 관문이 이화령이 경상북도 문경시에 위치하고 있다고 적힌 집체만한 돌비석이 서 있고, 등산로는 그보다 약간 더 내려가서 오른편 사면으로 열린다. * 이화령은 원래 작은 고갯길로 1925년 일제 때 신작로가 되면서 중부와 영남을 잇는 길잡이 역할을 해 왔는데, 조선시대에는 조령이라고 했고, 근래에 이화령으로 바뀌었다 한다. 

 

 

 

 

 

▼  들머리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다가 ‘이화령초소’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접어들면, 등산로는 능선 안부를 향해 山斜面을 가로지르며 이어진다. 이윽고 도달한 산등성이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헬기장이 보이고, 이곳에서부터 조봉까지는 高低가 거의 없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게 된다.

 

 

 

 

▼  조봉은 아무리 봐도 봉우리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저 高低가 밋밋한 능선의 한 부분으로 등산로 한쪽 귀퉁이에 세워져있는 자그마한 정상 표지석이 없었더라면 아무도 봉우리라고 알아채지 못할 듯 싶다. 정상석 뒷면에는 ‘2007년 11월 4일 문경산들 모임 산꾼들, 구슬땀 목도로 세우다’ 라고 적혀있다.

 

 

 

 

 

▼  ‘백두산에만 천지가 있는 게 아니고, 이곳 황학산에도 있답니다.’ 700고지가 넘는 능선에 습지도 아닌 연못이라니... 연못의 한 중앙에는 자그마한 섬까지 설계된 情景은 사뭇 驚異 그 자체다.

 

▼  집사람과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로이 걷고 있는데, 왼편 숲 사이로 등산객 몇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호기심에 올라보니 이름 없는 전망대, 이물질 하나 보이지 않는 가을의 창공에 주흘산과 부봉이 청명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뛰어난 조망처를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번했다.

 

 

 

 

▼  조봉에서 억새밭 및 일본이깔나무 숲 지역을 약 40분 정도를 걸으면 흰드뫼삼거리이다. 등산로는 한적하고 평화스러운 것이 꼭 동네 뒷산의 산책로 같은 느낌이다.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분지리 안말부락이 나온다. 왼편은 표기는 안되어있지만 문경읍 각서리로 내려서는 길이 분명할 것이다. 이 지점은 안말부락에서 이곳을 거쳐 황학산과 백화산으로 오르는 일반적인 코스이다.

 

 

▼  황학산 정상은 서너평 남짓한 분지에 조그마한 정상표지석이 서있다. 황학산도 역시 봉우리로 봐주기에는 뭔가 부족한 인상, 그나마 이곳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기 때문에, 아까 지나왔던 조봉보다는 봉우리 같은 느낌을 준다. 정상에는 조봉의 정상석을 세웠던 ‘문경산들 모임, 산꾼들’에서 같은 날에 건립한 정상석이 보인다. 나무들 때문에 조망은 열리지 않으나, 유일하게 진행해야할 방향으로 백화산이 뚜렷하게 바라보인다.

 

▼  황학산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등산로가 왼편으로 급회전을 하면서 바위벼랑이 나타난다. 그리 높지도 않은데다 굵은 밧줄까지 매달려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을 정도... 밧줄을 잡고 내린 후, 바위 밑을 돌아, 또 다시 밧줄을 타고 능선에 오르면, 왼편으로 시원스레 조망이 열리면서, 저 멀리 高山들의 능선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형상으로 다가온다.

 

 

▼  바위지대에서 백화산까지는 너덜지대, 작은바위는 넘고, 큰바위는 우회하면서 진행하다보면 어느덧 백화산 정상이 저만치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아무리 高低가 없는 능선이지만 그래도 등산로는 작은 고갯마루를 따라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면 이어지는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던 다리품은 걷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새 콧노래 대신 더딘 숨소리로 바뀌어버렸다.

 

 

 

▼  백화산 정상도 서너평 남짓한 분지에, 앙증맞을 정도로 자그마한 정상표지석과 안내판 두 개가 정상을 지키고 있다. 남쪽을 제외한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조망은 별로, 다만 남쪽 방향의 바위 위로 올라서면 문경시 방향의 산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화산에서 내려서서 조금 걷다보면 전면에 허공에 걸린 듯 떠있는 암봉이 보인다. 뒤로 돌아 정상에 올라서면 世上萬物이 내 발아래 다 놓여있다. 지나온 백화산 능선 뒤로 조령산과 부봉을 낀 주흘산이 보이고, 반대편엔 희양산과 이만봉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가을은 땅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등산로 주변 바닥에 부추처럼 생긴 기다란 풀이 잔디를 깔아놓은 것처럼 덮여있는데. 언제부터인지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머리 위의 참나무 잎은 아직도 검푸름을 자랑하고 있는데...

 

  다시 내리막길이 시작되는데, 돌너덜길이 장난이 아니므로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걸으면 평전치 안부 삼거리이다.

 

 

 

 

 

  평전치삼거리에서 오른편 방향으로 내려서면 분지리 안말부락인데 60분이 소요된다고 적혀있다. 행정기관에서 세워 놓은 이정표보다는 나무줄기에 매어 놓은 어느 등산객의 안내도가 더 신뢰할 수 있음은 산에서 어느 정도 이골이 난 사람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평전치에서 사다리재까지는 여느 등산로와 다를 게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산길이 1시간 정도 지루하게 이어진다. 조망도 없이 겨우 나뭇가지들 사이로 주변의 산들이 언뜻언뜻 보일 따름이다.  등산로 주변은 온통 참나무類 일색, 소나무는 어쩌나 한 그루씩 보일 정도이고, 굴참나무와 도토리나무가 대부분이다. 이런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다람쥐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길가 참나무 가지에 그 흔한 도토리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체력이 안되는 사람들이 하산지점으로 즐겨 이용하는 사다리재 삼거리,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면 분지리 안말부락이다. 내려서는 길은 초반부터 경사가 심한 너덜길, 원시림 터널 아래로 흐르는 너덜길은, 바닥의 바위들이 온통 습기에 젖어있어, 많이 미끄럽기 때문에 걷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 사다리재는 문경의 가은읍 원북리마을에서 괴산군 연풍면 분지마을을 오가던 고개로서, 이곳에 고사리가 많다하여 ‘고사리밭등’이라고 불리었다. 따라서 고개이름을 고사리밭등이라고 고쳐 부르는 게 맞을 듯 싶다.

 

 

  너덜길이 끝날즈음에 만나는 무덤, 무덤은 인가에서 멀지 않다는 통념으로 산행이 마감되었다는 안도감도 잠시, 급경사 내리막길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다만, 돌길이 흙길로 바뀌었을따름...  ‘너덜길에서 고생했다고 이렇게 편한 길을 선물하나 봐요’ 집사람의 말마따나 일본이깔나무 잎이 수북이 쌓인 등산로는 그야말로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폭신하기 그지없다.

 

 

 

 

  산행날머리는 연풍면 분지리 안말부락

곱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걷기에 편한 등산로를 따라 내려서면, 어느덧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곧 이어 조그마한 냇가를 만나게 된다. 산행중에 흘린 땀을 씻고 개울 둑을 따라 내려서면 안말부락, 주차장 가장자리, 조금전 내려섰던 방향으로 등산안내판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