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금오봉(468m)


산행코스 : 삼릉주차장→상선암→능선 안부→남산(금오봉)→약수골→경주교도소 뒤 철조망→금오사 입구 도로(산행시간 : 2시간)


소재지 : 경상북도 경주시

산행일 : ‘10. 6. 12 (토)

같이한 산악회 :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임직원


특색 : 산은 500m에 미치지 못하는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큰 봉우리가 세 개로 이루어져 있고, 가파른 비탈과 험한 바위벼랑, 그리고 험한 바위능선도 있어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산행은 2시간에서 5시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나지막한 산이라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고, 등산로 주위에 불교 유적들이 널려있어 볼거리가 많으므로, 어린이들과 함께 찾는다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삼릉주차장

경주 I.C를 나와 서라벌대로를 따르다가 35번 국도 언양방면으로 우회전, 오래지 않아 포석정 이정표가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면 왼편에 삼릉주차장(대형차량 주차비는 4천원)이 보인다. 산행은 35번 국도(舊道路)를 건너 멋스런 소나무들이 촘촘하게 늘어선 소나무 숲 사이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2.6Km, 오른편에는 커다란 산행안내판이 서있다.  

 

 

▼  경주평야는 狼山과 明活山 등 많은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그중에 제일 크고 높은 산이 남산이다. 남산에는 高位峰(494m)과 金鰲峰(468m), 두 봉우리가 솟아 있는데 이 두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40여 계곡과 능선들을 합쳐서 경주 남산이라 부른다. 남산은 불교의 寶庫로서, 현재까지 발견된 절터만 112곳이며, 탑은 61기이고, 불상은 80체를 헤아린단다.  

 

 

▼  등산로 따라 조금 걷다보면 오른편으로 삼릉(아달라왕과 신덕왕, 경덕왕의 능)이 보인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등산로는 냉골을 좌우에 번갈아 끼면서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에는 머리를 잃어버린 석불좌상 등 석불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이정표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해설에 열을 올리고 있는 ‘문화재 해설가’들의 모습도 보이고...  

 

 

▼  남산에는 마애불이 많다. 마애불상은 우리 조상들이 불교수입 이전부터 믿어온 암석신앙에, 신라시절 공인된 불교의 靈驗이 접목되었다고 보는 게 옳을 듯 싶다. 佛像이 있으면 그 앞을 예외 없이 촛불상자가 지키고 있고, 근처에 세워져 있는 빗자루 덕분일까? 불상 주변은 깨끗이 청소가 되어 있다. 불상 앞에 놓인 저 복전함의 돈은 과연 누가 가져갈까? 오늘의 숙제다...  

 

 

▼  냉골의 대부분은 거의 물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건천이다.  얼핏 이러한 냇가의 모습은 경주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경주는 地名 중에 乾川이라는 곳이 있을 정도로, 냇물이 지하로 흐르는 곳이 많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가깝게는 우리 공단의 환경관리센터 옆으로 흐르는 대정천도 이런 乾川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  골짜기 주위의 아름다운 소나무들과 계곡을 둘러싼 화강암 바위들, 만일 그 위에 玉水까지 흐른다면 그야말로 佳境이 될 터인데... 계곡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 주변의 石佛들 가까이에 다가서면 그윽한 향 내음이 코끝을 간질여준다. 나무아미타불...   

 

 

▼  상선암

산행을 시작해서 1.6Km, 약 30분쯤 걸으면 허름하고 조그만 암자에 도착한다. 좋은 산, 부처님들이 둘러싸고 있는 곳에 위치한 암자이니 이곳에서 모시는 부처님은 틀림없이 영험할 것이고, 당연히 이곳 山寺를 찾는 이들에게 많은 福을 내려주실 것이다. 그러나 내 순진한 생각은 금방 실망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화장실이 급해 동동거리는 나에게 1Km를 더 올라가면 정상에 화장실이 있으니 그곳을 이용하라는 매몰찬 답변... 모름지기 佛敎 제일의 理念은 慈悲가 아니었던가? 이런 분들이 모시는 부처님은 틀림없이 ‘돌아가신지 오래’였을 것이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1Km가 남았다.

 

 

 

 

▼  상선암에서 10m를 더 오르면 왼편에 ‘삼릉계곡 마애여래좌상’, 승복을 입은 불자들 몇이 열심히 절을 하고 있다. 뒤에 앉은 이는 목탁을 두드리는데 온통 정신을 쏟고 있고...  

 

  

 

 

▼  포석정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안부삼거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멋진 전망대와 암릉을 갖추고 있다. 곳곳에 널린 바위들의 돌출된 형상을 보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거려지게 된다. 석불이나 마애불 등 부조들을 새기기에 딱 좋은 모습으로 생겼으니 말이다.  능선에서 정상까지는 0.8Km가 남았다.

 

 

 

  

 

▼  등산로 주변은 온통 소나무, 아니 산 전체가 솔숲으로 이루어졌다. 예부터 소나무가 이렇게 많았고, 거기에다 굵기까지 하였다면 서라벌의 궁성과 사찰, 민가에서 사용했던 목재들은 구태여 멀리 찾아 나설 필요도 없었을 듯...  

 

 

▼  남산은 그 계곡과 능선에 아름다운 조각들이 없었더라도 평범한 야산은 아니다. 군데군데 멋진 바위들, 깎아지른 단애들이 있고 계곡은 비록 물이 적었지만 깊었다.  

 

 

 

▼  금오산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은 일부 구간이 암릉, 오른편으로 높은 단애를 이루고 있어 전망이 좋다. 금오산에서 뻗어내리는 곁가지 능선들과 그 사이 냉골이 발아래 펼쳐진다. 그 끄트머리에는 경주의 뜰이 널따랗게 펼쳐지고... 

 

 

▼  금오봉 정상은 제법 널따란 분지, 올라오는 반대편에 커다란 정상표지석과 이정표가 찾는 이들을 반기고 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빼 놓지 않는 것 중의 하나는 증명사진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정상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한참을 기다려야만 했다.

 

< 금오봉은 금자라가 서라벌 깊숙이 들어와 편하게 앉아 있는 형상이어서 그리 불리었다한다. 하나 삼국유사에는 남산으로 나와 있고 지금은 금오봉은 남산의 큰 축을 이루는 봉우리로 되어 있다. 표지석 뒷면의 싯귀를 옮겨본다. “높고도 신령스런 금오산이여! 천년왕도 웅혼한 광채 품고 있구나. 주인 기다리며 보낸 세월 다시 천년 되었으니 오늘 누가 있어 이 기운 받으련가 >  

 

 

▼  정상에 올라가면 동으로 멀리 높다란 토함산이 길게 누워있고 북동쪽 산자락 끝에서는 경주시가지도 보인다. 이정도 위리라면 주중이나 주말을 가릴 것 없이 경주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을 듯, 아니나 다를까 산행 내내 많은 경주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  하산은 올라왔던 반대편 등산로를 따라 약수골로 결정, 왼편 저만치에 경주 남산의 제일봉인 고위봉이 우뚝 서있다.  

 

 

 

▼  내려서는 등산로는 아마추어에게는 조심스러운 코스, 경사도 심하지만 바위 위를 덮고 있는 흙이 여간 미끄럽지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괴성~~ 엉덩이가 하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엉덩방아를 찧었나보다.  

 

 

▼  약수골도 건천이긴 마찬가지, 그나마 이곳은 간간히 물기가 보이기는 하지만 손 씻을 양도 되지 않을 정도다. 등산로는 계곡을 끼고 이어지다가 경주교도소 뒤 철조망을 만나면서, 오른편으로 진행된다.  

 

  

 

 

 

▼  산행 날머리는 금오사 입구

경주교도소의 뒷 철망이 끝나고, 잘빠진 대나무들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는 공터 끝에 금오사에서 나오는 길과 만난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잡고 얼마 안 걸으면 35번 국도가 나온다.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했던 삼릉주차장까지는 걸어서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