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봉(玉筍峰, 283m), 구담봉(龜潭峰, 335m)


산행코스 : 계란재→옥순봉(286m)→전망대→고개 갈림길→구담봉(335m)→계란재 (산행시간 : 3시간)


소재지 :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단성면의 경계

산행일 : ‘10. 5. 5(수)

함께한 산악회 : 정산악회


특색 : 옥순봉과 구담봉은 나지막하기 때문에 산이라고 부르기에 좀 민망할 정도, 그러다보니 부지런히 걸으면 세 시간도 채 되기 전에 출발지점에 도착할 수 있는 자그마한 산이다. 그러나 단양팔경 중의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지정 명승지로 선정될 정도로 그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산을 오르내릴 때 스킨십이 필요할 만큼 알맞게 스릴 있는 암릉을 끼고 있어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선남선녀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계란재

36번 도로를 타고가다 장회리, 계란재에 닿으면 오른편으로 국립공원 탐방지원센터가 있다. 등산로는 탐방지원센터와 등산 안내도 사이로 나 있다. 계란재에서 첫 번째 목적지인 옥순봉까지는 총 2.3km,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해있는 때문인지 비교적 등산로는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있다.

 

 

 

 

 

▼  들머리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갈림길(옥순봉 1.2km, 구담봉 0.9km), 이정표의 지시를 따라 옥순봉 방향으로 향한다. 이 때부터 얼핏 나무들 사이로 청풍호와 옥순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  계속된 내리막길 암릉을 따라 내려가다  옥순봉 0.2km이정표에서 조망이 좋은 암릉길을 따라 왼쪽으로 향한다. 조망을 즐기며 잠시 걷다보면 너른 공터로 이루어진 옥순봉 정상에 닿는다. 주변의 소나무들은 사람이 가꾸지 않았어도 분재처럼 나지막한 게 무척 곱다. 바위 위에 뿌리박고 살다보니 자연스레 그리 된 모양이다.  

옥순봉(玉筍峰)

퇴계 이황 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임(1548년) 할 때 붙인 이름이다. 천길 단애를 이룬 석벽이 비 온 뒤 솟아오르는 옥색 대나무 순과 같다고 하여 불렀다 한다. 또, 두향이라는 기녀의 입을 빌어 이 봉우리를 단양군에 넘겨줄 것을 청풍군수에게 청하였으나 거절당하자 단애를 이룬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단양의 관문)이라고 새겼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옥순봉은 제천시에 소속되어있다.

 

 

 

 

 

 

▼  정상에서의 조망은 좋은 편, 발아래는 최고의 청풍호반 조망처인 암릉이 호반의 푸른 물결과 함께 어우러지고, 넓게 펼쳐진 청풍호 너머로 둥지봉과 그 뒤로 가은산, 금수산을 조망할 수 있다. 오른쪽으로 구담봉(330m)이 보인다. 

 

 

 

 

 

 

 

▼  2001년에 개통한 옥순대교, 옥순대교 아래를 지나는 유람선들의 여유로운 광경이 있어 옥순봉 산행의 재미는 한결 더 업그레이드된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청풍호반을 시원스럽게 가르는 유람선과 에메랄드 빛 물줄기의 조화는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하다.

 

 

 

▼  옥순봉에서 구담봉으로 가기위해 되돌아 나오는 길에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 있다. 왼편으로 이어지는 암릉, 그 끄트머리에 청풍호반 멋진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처가 있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 바라보는 청풍호반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옥순대교 밑을 달리는 유람선이 보이고, 강변의 멋스런 기암 그리고 옥순봉의 웅장한 자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위의 등산객들 모두가 감탄하느라 입들을 다물 겨를이 없다.  

 

 

 

  

 

▼  옥순봉에서 청풍호반으로 바싹 다가서서 구담봉으로 가고 싶었으나  '비법정 탐방로'란다. 탐방로 입구를 지키고 있는 국립공원 지킴이들은 공원 자연보존을 위해 그렇게 해놓았다며, 등산객들을 통제하지 않을 경우 얼마 못가서 이 아름다운 경관이 황폐화 되어버릴 거란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온 길을 되돌아 나와 구담봉으로 향한다.   

  

 

 

 

▼  구담봉 가는 길은 옥순봉과는 달리 암릉으로 이어진다. 계단과 철제난간, 밧줄 등 안전장치가 잘 만들어져있어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심은 기본, 덕분에 이 구간에서는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  암릉을 따라 걷다보면 왼편으로 멋스런 남근석 바위가 위풍당당하게 그 모습을 뽐내고 있다. ‘잘 생겼죠?’ 집사람에게 물어보지만 ‘별로 닮지도 않았다’는 대답, 하긴 여성이 보는 느낌과 남성이 보는 느낌은 사뭇 다르겠지?  

 

 

▼  요건 감투바위? 언젠가 책에서 본 기억이 있는 도깨비감투가 생각나서 붙여본 이름이다.  

 

  

 

▼  335봉에서 바라본 구담봉

구담봉의 산세는 청풍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비록 해발 335미터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함마저 느낀다.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좁은 정상부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다들 개의치 않고 올라선다. 암벽위의 노송이 운치를 더해주고, 그 아래에 펼쳐지는 호반의 아름다움이, 그 옛날 선계가 부럽지 않을 정도이니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  철제난간과 와이어로프가 설치된 구담봉의 암벽코스, 앞에서 손은 잡고 끌어주거나 뒤에서 밀어주어야 하는 이 코스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스킨십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손을 끌고 잡으며 오르다보면 정이 든다고 해서 어떤 이들은 이 코스를 “사랑코스”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오르기 시작하면 길은 뚜렷해진다.  

 

 

▼  절벽에 붙어 꼬물꼬물 오르는 사람들의 흡사 절벽에 매달려 있는 것 같다.  오금이 저려온다. 그렇게 절벽과 씨름하다 보면 어느덧 거북 등껍질을 닮았다는 구담봉(龜潭峰)에 오르게 된다.  

 

 

 

▼  수직에 가까운 암벽과 씨름하다 보면 어느덧 청풍호반이 시원스레 조망되는 정상, 정상석에는 해발330m로 표기되어있다. 내가 갖고 있는 지도에는 분명히 335m로 적혀있는데...  

구담봉(龜潭峰)

정상의 기암절벽이 흡사 거북이의 형상을 하고 있고, 그 바위가 물속에 비치면 거북무늬까지 만들어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정상표지석 옆의 암반을 잡고 오르면 천길 낭떠러지인 조망바위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코스 대부분이 조망이 뛰어나지만 이곳의 조망은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 바위틈에서 모진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멋스런 노송과 어우러진 청풍호반의 모습은 한 폭의 잘 그린 동양화가 된다.  

 

 

 

▼  奇巖위에서 萬古風霜에도 변함없이 지조를 지켜온 古松들, 비록 키는 작지만 수천년은 되었을 듯... 하나하나 까마득한 기암절벽에 올라 앉아 그 청정의 기품을 뽐내고 있다.  

 

 

 

 

 

▼  구담봉에 올라서면 조망이 좋아 동남방향으로 장회나루가 잘 보이고, 그 뒤는 제비봉, 주말이라서인지 장회나루 주차장엔 관광버스와 승용차들로 가득 차 있다. 

 

 

▼  정상을 지나 봉우리는 호수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입 통제지역인지라 더이상 진행하면 안되겠지만, 괜찮은 사진이라도 몇 장쯤 건질 수 있을 것 같아 한참을 더 진행하다 돌아왔다. 

 

 

▼  구담봉 정상은 바위, 뒤에는 수백미터의 벼랑으로 이루어져 있어 조심은 필수,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서 펼쳐지는 장엄한 奇巖怪峰이 제비봉과 금수산, 멀게는 월악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옥순봉과 함께 구담봉은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  구담봉에서의 하산은 다시 한번 사랑코스를 통과해야만 한다. 안전을 위해 조심조심 내려오면서,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어느 일가족을 보며 살짝 얼굴을 붉힌다. 엄마, 아빠의 도움을 거절하며 씩씩하게 올라서고 있는 꼬마는 이제 겨우 10살 남짓... 아까 난 엄청 쫄면서 올랐었는데 ^^-*  

 

 

 

  

 

▼  이정표(구담봉에서 0.4Km 지점)에서 정규 등산로를 버리고 왼편 등산로로 접어든다. 지정등산로는 아니지만, 가끔 등산객들이 지나다니는지 걷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  그렇게 5분쯤 내려오다 오른편 된비알을 내려서면 등산로는 계곡으로 이어진다. 계곡은 물기가 말라버린 乾川, 등산로는 갑자기 험해지면서 넘어져 있는 나무들의 아래를 엎드려 지나거나, 늘어진 칡넝쿨을 헤치며 나가야만 한다. 그렇게 10분을 더 걸으면 국립공원탐방지원센터 아래의 36번 국도의 도로변에 도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