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휘봉(樂輝峰, 845m) - 마분봉(馬糞峰, 776m)


산행코스 : 은티마을→마법의 성→마분봉→말똥바위→은티재→선바위→악휘봉→오봉정고개→은티마을 (산행시간 : 5시간)


소재지 :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의 경계

산행일 : ‘09. 9. 5(토)

함께한 산악회 : 정산악회


특색 : 마법의 성에서 시작되는 능선은 악휘봉까지 3~4번의 고개를 지나게 되는데, 골이 깊기 때문에 산의 높이나 거리에 비해 훨씬 더 힘이 든다. 능선은 암릉으로 위험한 곳이 몇 곳 있지만, 안전시설이 잘 되어있다. 그렇지만 여자 혼자만의 힘으로 오르기엔 벅찬 구간이 꽤 많아서, 새로 사귄 여자친구와 더 가까워지고 싶은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산이다.  

 


산행들머리인 은티마을 주차장

이곳에서 산행안내 표시판 방향으로 진행한다. 마분봉을 연풍사람들은 ‘말똥바우’라 부르며 ‘말똥바우’에 비가 묻어오면 바쁘게 비설거지를 한다. 연풍지역의 비는 늘 이곳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란다.  

 

 

 

은티마을은 소나무 아래 쉼터, 은티마을은 다리건너에 옹기종기 십여 가구의 집들이 이마를 마주하고 있는, 산모롱이 밑의 숨겨진 마을이다.  길가 왼편엔 무궁화꽃이 주욱 늘어서 있다.

 

 

은티마을을 지나 주욱 진행하면 큰 바위를 문설주로 세워 놓은 잘 지어진 집을 만난다.  문 옆에 희귀 동,식물들을 위하여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안내판... 자세히 보니 백두대간 마룻금이다. 그럼 대간을 답사하고 있거나 하려고 계획중인 사람들은 어떻게 할꼬?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기 전에 만나는 사과과수원, 이곳에서 악휘봉 가는 길과 이별하게 된다.

오늘 가는 마분봉은 유난히 뾰족한 봉우리가 말똥을 연상케도 하지만 실제로 정상 가까이 가보면 화강암 덩어리들이 말똥처럼 보인다. 특히 정상에는 또 하나의 말똥이 사발을 엎어 놓은 듯이 보여 어느 모로 보나 말똥바우가 틀림없는 듯하다.

 

 

 

마분봉으로 오르는 길은 심한 오름길이 한동안 계속된다. 그 된비알의 힘듬을 이겨낸 자에게 드러내는 선물은 아름다운 능선... 보이느니 묵빛 바위와 노송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여덟 폭짜리 동양화의 병풍이다.  

 

  

692봉 정상에서 서쪽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한참 내려가다 보면, 낙타등 같은 암릉과 마주치니 이곳이 ‘마법의 성’이다. 암릉의 아래로 돌아가는 길도 있지만, 암릉을 타고 오르면 칼날 같은 날등이 30여m를 뻗어가며 양쪽이 까마득한 벼랑이다.  

  

 

만화에서나 볼 듯한 마법의 성곽... 운치있게 굽은 나무들이 여기저기 바위위에 어우러져 암릉도 소나무와 하나가 된다.  

  

 

바위등에 올라서면 어김없이 휘휘 굽은 소나무를 만난다. 그 소나무 가지 사이로 마법의 성이 슬며시 잠겨간다.

 

 

이 산에는 소나무들이 많다. 어떤 소나무는 까마득한 바위등에 올라타기도...

 

 

보이는 곳곳이 절경이요. 발길 닫는 곳이 모두 아스라한 벼랑이다.

 

 

날등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빼어난 암릉길이 시작된다. 기암괴석과 바위벼랑, 그리고 휘휘 늘어진 노송들... 저멀리 능선의 끝자락에 암봉으로 치솟은 마분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흙 한점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바위위에 자리를 잡은 소나무가 한편으론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마분봉의 산능선은 낙타등처럼 융기를 거듭하며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참으로 많은 산군들이 첩첩이 겹치면서 온 천지가 산으로 가득한 느낌이다.  

 

 

 

마분봉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고사목이 암릉길에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서편 벼랑도 기암괴석의 벼랑..

 

 

 

마법의 성이 끝나면 바위벽이 막아선다. 그러나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발 디딜 곳과, 손으로 잡을 만한 바위 모서리가 있으니까...    

 

 

 

뒤돌아본 마법의 성... 결코 성곽 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마법의 성’ 능선을 지나올 때 동화 속 요술나라에서나 볼법한 기기묘묘한 형상들을 보고 붙인 이름일성 싶다.  

 

 

 

보이는 곳곳이 암릉의 산이요. 까마득한 암벽이 도사린... 그리고 그 암벽위에 어김없이 낙낙한 노송을 얹고 있는 절경의 산하이다.  

 

 

 

안부 능선에서 산비알 돌아 다시 아스라한 절벽 위로 바위등을 타고 오른다. 여기도 보이는 것이 다 암릉이요. 기암괴석이요, 그리고 벼랑에 걸친 소나무... 건너편 마분봉 봉우리가 눈앞에 있다.

 

 

우주선 바위, UFO바위라고도 불린다.

마분봉을 오르는 길목에서 이상하게 생긴 바위를 만난다. 말똥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우주선 같기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 생김새가 달리 보일 듯 싶다.  

 

 

마분봉 정상을 가려면 우주선 바위봉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섰다가 다시 암벽을 올라가야 한다. 까마득한 바위벽을 기어오르면서 잠깐 뒤돌아보면, 공룡의 등처럼 융기를 반복하고 있는 능선이 눈앞에 도열하고 있다.

 

 

마분봉을 다녀 온 사람들이라면 ‘암릉과 깎아지른 절벽, 기암괴석에 천년 노송이 어울러진 선인들이 그린 산수화 실물풍경을 오롯이 감추고 있는 산’으로 그 빼어난 자태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마분봉 정상

조그만 표지석이 개활지 한 복판에 서있다. 동남간으로 전망이 탁트인 바위등이 놓여있다. 저 건너편 악휘봉이 가까운 산자락에 겹쳐 우뚝 치솟아 오른다.   연풍사람들은 ‘말똥바우’라 부른단다. 하필이면 말똥일까? 산정을 오르기전 능선에서 바라보면 영락없는 ‘말똥 무더기’처럼 보인다 해서 그리 불리는 모양이다.

 

 

능선을 따라 악휘봉으로 향하다 발견한 독립문... 능선의 사면에서 악휘봉이 건너다 보인다.

 

 

 

조금 위에서 만난 또 하나의 독립문, 위의 것과 다른점은 문설주 위의 천정돌이 위의 것은 자연석인데 반해, 아래는 인공적이라는 점이다.  

 

 

악휘봉 가는 능선에서 오늘 지나왔던 길을 뒤돌아 본다. 소나무 숲 위로 마분봉의 암릉이 공룡의 등처럼 험준하게 치솟아 있다.

 

 

입석바위

우뚝 솟은 산자락과 바위 곁에 굽어진 소나무와 어우러져 절묘한 경관을 연출해 내고 있다. 산 아래 입석리(立石里)는 이 바위에서 비롯된 이름이란다.

 

 

악휘봉 정상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은 주변이 작달만한 나무들로 이루어져 조망이 좋다. 정상에서 서편의 암벽을 내려서면서 건너다보이는 거대한 암봉은, 그 장관이 숨막히는 전율감을 느끼게 만든다.

 

 

넓고 평탄한암반의 악휘봉 정상은 조망이 시원스럽다. 북에서 동으로 월악산, 조령산과 주흘산이 겹치고, 동으로는 구왕봉과 희양산이, 그리고 서쪽으론 칠보산과 군자산의 산줄기가 물결친다.

 

 

오봉정고개

마분봉과 악휘봉의 중간쯤에 있기 때문에 악휘봉을 가면서 지나갔던 곳이다. 하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은티골짜기 곁으로 잘 닦여진 등산로를 따라 내려선다 

 

 

하산길 등산로 주변은 그야말로 참나무 천국, 참나무와의 싸움에서 맨날 지기만 하는 소나무는 구경하기조차 힘들다. '후두둑 후두둑'  바람에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흡사 우박 쏟아지는 소리와 같다. 행여 머리에 떨어질세라 얼른 모자를 고쳐써본다.

 

 

은티골

‘이 계곡은 은티마을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하는 곳이니 통행을 제한합니다’ 안내간판과 함께 등산로는 계곡에서 벗어나 버린다. 그러면 땀에 젖은 이 몸은 어떡하란 말입니까? 식수를 공급하는 관으로 보이는 호스가 매설된 곳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가,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씻는다. 아 시원해~~   

 

 

은티골 계곡이 끝날 즈음, 마분봉을 오르기 위해 지나갔던 등산로와 만난다. 올라갈 때 보았던 탐스러운 사과과수원도 만나고... 알맞게 익은 홍로의 알알이 먹음직스럽다. 그러나 난 홍옥의 팬... 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 배가 임산부처럼 많이 나와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