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봉 (618m)


산행코스 : 신사동→삼거리에서 우측 능선→시루봉→옆봉→3봉~2봉→정상(1봉)→수교동 계곡 ( 원점회귀, 산행시간 : 4시간10분)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과 양양군 현남면의 경계

산행일 : ‘09. 7. 19(일)

함께한 산악회 : 곰바우 산악회


특색 : 산이 낮고, 솔잎이 수북이 쌓여있어 암릉을 끼고 있는 산 임에도 걷기에 편하다. 맑은 물이 암반 위를 흐르는 수교동 계곡은 수량도 괜찮은 편이어서 가족 산행지로 적합하다. 산행 후 주문진항에 들러, 바닷바람을 맞으며 회 한 접시 시켜 놓고 소주 한잔 곁들인 후 귀경하는 것도 낭만이 있을 듯...  

 

 

삼형제봉의 들머리는 삼교리 궁궁동이다. 이곳 삼거리에는 컨테이너 박스가 길목을 지키고 있고, 다리(삼교교) 옆에 형제봉임을 알리는 알림판이 있다. 짧은 코스를 원하면 이곳에서 오른쪽(북쪽) 시멘트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그러나 시멘트 길이 싫고, 산행시간을 조금 더 늘이고 싶다면, 오른편 언덕으로 올라서면 된다. 언덕위에 있는 민가 조금 못미쳐서 왼편으로 진행.... 사람들이 다니지 않았던 탓에 등산로를 찾기가 쉽지 않다. 가끔 안양백두산악회와 숲길(등산로) 취재팀의 안내 리본이 보일 따름이다.  

 

 

능선을 걷다보면 금강송이 아름드리 풍채를 드러내고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광경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가히 금강송 천지라도 불러도 좋을 듯 싶다 이 곳은 송이버섯 산지인지 등산로 주변 곳곳에 금줄을 쳐놓고 있다.

 

 

1봉 오름길과 2,3봉 정상 부근 등 산 곳곳에 수령 이삼백년 되는 적송 군락지들이 진한 솔향을 뿜어내고 있다. 그 밑에는 솔가리가 수북이 쌓여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풍취를 더해주고 있다.  

 

 

시루봉은 화강암 바위대문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다. 그러나 가슴에 담아둘만한 특별한 여운을 간직하고픈 느낌은 주지 못하는 봉우리이다. 이곳에 온 이상 이곳에서 북쪽으로 180m 정도 거리에 있는 봉우리는 꼭 올라가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옆봉

잘 나 있는 길을 따라 옆봉에 올라가면 묘하게 잘 생긴 크나큰 바위를 보게 된다. 하늘에서 내려온 듯, 거대한 남근석이 대지의 여신을 꽉 찍어 누르고 있는 듯한 형상... 이곳에서 선명하게 바라보이는 삼형제봉은 울창한 적송으로 뒤덮혀 있다.

 

 

조심스레 남근석을 올라가 보면 위에 물이 흥건히 고인 바위샘도 있다. '남근석 위의 샘물을 마시면 변강쇠가 된다' 같이 산행을 한 어느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어렵게 남근석에 올랐으나 선뜻 마시기에는 글쎄...^^-*  이곳에 서면 백두대간의 주능선을 벗어나 동으로 산줄기를 이어달리며 그토록 만나기를 열망하던 동해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루봉에서 3봉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행정당국의 배려로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나, 발붙일 곳과 로프가 엇갈려서 붙잡고 오르기에는 조금 불편하다. 맹목적인 설치보다는 등산객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3봉

650m 정도 되는 막내봉도 역시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꼭대기에는 노송이 초록빛 숲 차양을 드리운 채 등산객들에게 아담한 쉼터를 제공한다.  

 

 

 

 점심을 먹고, 잠시 짬을 내어 동해가 있는 방향으로 내려가 본다. 그리고 곧바로 그 결정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 아~ 동해바다가 一望無際로 펼쳐지고 있다 3봉에서는 주문진 시내와 항구, 그리고 동해바다가 시원스레 내려다 보인다... 이제까지 흘러내린 땀방울이 시원스레 식혀지고 탁 트인 전망은 사뭇 산길을 걸어온 노곤함을 최상의 상쾌함으로 바꾸어 준다.

 

 

강인한 생명 부러진 소나무가 꺽인채 자라고 있다. 삼형제봉의 백미인 제3봉의 내리바위(위가 절벽아래로 내려 쏟길 듯 걸쳐있는 모습)로 가는 길목이다. 내리바위로 가는 길은 이정표의 신사동쪽이 아닌 정상쉼터에서 동쪽길로 내려가야 한다. 참고로 이쪽은 막다른 절벽이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100여미터를 나아가면 이내 확트인 동해바다를 맞이할 수 있는 곳이다.

 

 

生과 死

꼬맹이 소나무는 한점 흙에 목말라 하면서, 수십 년 세월을 비비 꼬인 채로 삶을 이어가고 있건만, 곁의 큼지막한 소나무는 힘든 세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빈 몸으로 동해의 수평선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결코 크다고 강한 것은 아님을 우리에게 알려주려는 듯...   

 

 

2봉

바위위에 흙을 덮은 후, 그 위에다 적송을 심어 놓은 듯한 느낌이다. 새하얀 바위 위에 기품 있게 자란 적송이 참 아름답다.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   산에 올라 천하를 내려다봤다. 누군가가 그랬다. 우리 산의 아름다움은 켜켜이 쌓인 능선에 있다고, 그 광경이 360도 파노라마로 장쾌하게 펼쳐져 있었다.

 

 

2봉은 또 하나의 예술품이다. 흙 한 주먹 없는 바위 위에서도 의연한 기개를 굽히지 않고 있는 소나무... 어느 것 하나 예사로운 형태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상에 올랐다. 저만치 능선이 발아래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그 아래 점처럼 보이는 게 사람사는 마을이고, 저 능선 뒤로 가로로 누운 게 동해의 수평선이다.

 

 

해발 690m인 2봉은 이 산에선 가장 아름답고, 조망이 가장 빼어나다. 넓게 퍼져 있는 암반 근처에 보호수로도 가치 있는 적송이 울창하여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하고 있다. 고사목과 노송들의 나열... 주문진읍 전경과 동해바다가 전망된다. 

 

 

 

2봉에 오르면, 일반적으로 정상에서 누리에 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영동지방의 산악을 볼 수 있기 때문.... 비개인 다음날 특유의 시계가 시원스레 열리고 있다.. 남쪽으로 노인봉, 북쪽으로 대청봉까지 보인다. 이제 봉우리를 거쳐 비경을 보고 갈일만 남아있다   

 

 

⇩  산길을 돌고돌아 능선에 서면 확 트인 시계를 통해 동해바다가 한눈에 다가온다. 동해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땀이 식어,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한기가 느껴진다. 한여름에 한기까지 느껴지는 동해바람을 쐬면서 능선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난 신선의 도에 익숙해져 있다.   

  

 

 

1봉

이정표가 있는 이곳이 바로 삼형제봉의 실질적 정상인 1봉(710m)인데, 첩첩히 쌓인 책(冊) 모양의 거대한 바위 위에 올다가 보면 마당바위처럼 넓은 공간이 있다. 정상표지석이 없어 아쉬웠다.  삼형제봉의 맏이봉으로, 이곳을 자세히 둘러보면 하늘을 찌를듯한 아름드리 적송과 굵직굵직한 화강암이 기묘한 조각공원을 이루고 있다.  아름다움 까지? 글쎄 아름답다고 칭찬하기에는 2%... 아니 20% 정도는 부족하다.

 

 

 

 

1봉에서 하산길을 서둘다 보면, 어느새 나무들은 참나무들로 바뀌어 있다.

삼형제봉의 바위는 흰색을 띠고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옛날 마고할미가 풍류암에서 풍류를 즐기고 있는 신선에게 팥죽과 술을 가져다주려고 이곳을 지나다가 실수로 펄펄 끓는 팥죽과 술을 엎질러 버렸단다. 그 뜨거운 죽에 데어 바위가 희게 되었고... 믿거나 말거나다 ^^-*  

 

 

 

삼형제봉 안내판

원래는 이곳이 원점회기 지점이지만 시멘트길이 싫어서 우린 이곳보다 한참 밑에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편 능선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덕분에 같은 길을 두 번 걷는 불행을 피할 수 있었다.  

 

 

 

수교동계곡

하얀 암반 위를 흐르는 맑은 물은 구태여 동심이 아닐지라도 물속에 뛰어들고 싶어진다. 산천경계가 수려한 강원도지역이 아니었다면 수많은 인파에 시달렸으련만, 아직은 한적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 주문진읍에 있는 삼형제 봉은 경치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비경이다. 지역의 산악인들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외지인에게는 숨겨져 왔던 산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단다.

 

 

 여기까지 와서 어찌 회 한접시 먹지 않고 돌아갈 수 있으리...

주문진으로 가면 싱싱한 수산물로 가득한 주문진항의 수산시장이 있다.(차량으로 15분거리) 점심은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매운탕... 식사후에 시장에 들러 오징어회 한 접시 시켜놓고 소주잔(2만원)을 기울이는 여유를 누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