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하시지 않고요"
아침운동을 수영으로 선택한 탓에 사우나에 들릅니다.
어느정도 땀을 흘려야만 어제 산악회원들과 마신 술의 독을 덜어낼 수 있으니까요.
엎드려 무언갈 줍고 있는 분이 보입니다. 바닥에 모래시계가 깨져있습니다.

 

"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줍고 있는 중이랍니다"
나무라듯이 넌지시 던진 말을 난 곧바로 후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올려다보며 웃는 그분의 웃음이 그렇게 해맑을 수가 없습니다.
그 웃음에 감염된 나, 곁에 쭈그리고 앉아 유리파편 줍는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느새, 깨뜨리고도 나 몰라라 그냥 사라진 이의 부끄러움은 잊혀진지 오래입니다.

 

입구에 구두가 안보이지만 늦게 닦았다고 닥달하지 않습니다.
사우나에 들기 전에 주문해둔 동태찌개도 오늘따라 더 맛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게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된 탓이 아닐런지요? 좋은 하루!

 

아차~ 오늘 차를 가져오지 않았네요. 부지런히 통근버스로 향합니다.
오른손에 들린 "Suzanne's Diary for Nicholas"의 마지막장을 넘길 계획입니다.
"사랑을 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다시 사랑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바친다"
오랜만에 만난 좋은 책이었습니다.

 

감명있게 읽었던 부분을 옮겨봅니다.

 

인생은 양손으로 다섯 개의 공을 던지고 받는 게임 같은 것이란다.

그 다섯 개의 공은 일, 가족, 건강, 친구, 자기 자신이야.

우리는 끊임없이 다섯 개의 공을 던지고 받아야 하는데,

그중에서 '일'이라는 공은 고무공이라서 땅에 떨어뜨려도 다시 튀어 오르지.

하지만 건강, 친구, 가족, 자기 자신이라는 나머지 네개의 공은 유리공이란다.

그래서 한번 떨어뜨리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흠집이 생기거나 금이 가거나,

아니면 완전히 깨져버리지.

그 다섯 개의 공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해야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는거야.

 

코카콜라의 사장이 신년사로 직원들에게 했던 말일 것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기에 평소에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그말을 따랐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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