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화면좋고~~~, 거기다 인켈에 연결시킨 음향이 더욱 끝내준다.
삼부자가 같이 비디오 보는게 한 반년만이나? 이유는 내가 비디오 보기 보다는 영화관에 가서 관람하는걸 좋아하기 때문이고, 오늘도 극장으로 가려고 했지만 동지를 못 구했기 때문..., 별 수 없이 애들에게 부탁해서 빌려온 비디오 테이프 틀어놓고 참외 몇개 깍아 먹으며 일본영화를 보고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는데 우여곡절이 많다.
"아들아! 요새 잘나가는 비디오가 무어냐? 하나 빌려다 줄래~~"
"왜요? 테이프 있어도 비디오 못 볼건데요. 지난해말에 비디오 고장나서 이용 안하고 있거든요"
"그럼 서비스센터에 연락해서 고치지 그랬냐?"
"한계에 이르렀으니 그만 새걸로 바꾸래요. 언젠가 아빠한테 말씀드린걸로 아는데요?"
내가 생각해도 내정신을 어디다 놓고 사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언젠가 가족회의에서 새걸로 바꿔 달라기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 바꾸자고 미루었던 기억이 난다. 하기야 86년에 일본에 교환교수로 가있던 친구로부터 선물 받은 거니까 참 오래도 사용했고, 이제 버릴 때도 되었다.
원래부터 우리집 내력이 한번 이야기하면 끝이지 두번 세번 리바이벌 하지 않는건 알지만 그래도 그렇지 그 동안 비디오 보고싶어서 어떻게 참았누??????
부랴부랴 회사에 전화에서 해당산업 담당자에게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니, 삼성전자 전무님을 자기보다 더 잘 알면서 뭘 묻고 난리냐고 대충 구입하란다. 그렇다고 비디오 하나 사려고 전화하기도 그렇고 조금이나마 절약하려 했더니만 안 따라주네?
두 애를 보디가드 삼아 난생 처음으로 강변역의 테크노마트로 가본다.
혼자가도 되겠지만 두애를 대리고 가는 이유는 가격 흥정의 진미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삼층 가전관에 들어서 아무 상점이나 들어가 본다. 비디오 카탈로그를 구경하면서 기능과 가격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우리집은 오디오에 비디오를 연결하여 듣기 때문에 4헤드는 안되고 6헤드 이상이어야 한다. 이짓을 최소한 3곳을 돌며 듣다보면 대충 기능과 가격이 연결된다.
다음 상점부터는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내가 주도권을 갖고 기능과 가격에 대해 묻는다. 그러고 나서는 이왕에 테크노 마트에 온김에 다른 상점의 가격도 한번 알아보고 구입을 결정하겠다고 하면 첫번째 상점 내지 두번째 상점에서 자기가 원하는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상점마다 꼭 받을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이고 가격은 대충 비슷하기 때문이다.
목표대로 처음 제시가격보다 20%를 할인해서 구입한 나는 기분이 좋았지만 우리 애들은 지겨운 눈초리다. 피자집에 들러 "내가 필요한 물건을 내가 원하는 가격에 구입하고 남는 돈으로 이렇게 피자 사먹는 기분도 괜찮지 않냐?"는 내말에 이집 저집 돌아다니며 흥정하는 아빠가 자기들에게는 익숙하지 않다나?
그래도 "앞으로 물건 구입할때 시도는 해보겠다"는 애들의 말은 한세상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나마 삶의 지혜가 될 것이니 오늘 거둔 수확(현장학습)이라면 수확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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