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런닝머신 위...
10분이 채 안됐는데도 입에서 단내가 나는 건
어쩌면 엊저녁 술이 조금 과했기 때문이 아닐까?
주말도 없이 쏟아진 일속에서도
군소리 없이 따라준 직원들이 고마운데다
한 이틀 여유로운 일정에 오는 술을 뿌리치지 못했나보다.
속도를 12마일로 올려본다.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방차 사이렌소리...
어!
가스레인지에 찌개를 올려놓은 것 같은데?
한걸음에 라커룸으로 뛰어올라 헨폰부터 때려본다.
"아빠! 나 죽이려고 했지?"
설마하는 내 귓가를 때리는 퉁명스런 목소리...
아까의 그 소방차는 우리 집을 향하는 게 맞았다.
현관으로 새나오는 연기를 본 옆집의 신고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요사이 아침을 건너뛰는 내가
애라도 끼니 거를까 찌개를 덥혀주려다 깜빡한건데
그렇게 심한 말을 하다니...
이 자슥 부자지간을 끊어버려...?
그래도 참는 건
난 내 자식을 믿어야하기 때문이다.
내 자신을 믿기 위해서라도...
"아빠! 미안해요."
"아깐 놀란 탓에 제가 함부로 말했나봐요."
사무실 도착전에 걸려온 헨폰이 그 믿음을 증명해줬다.
"역시 난 애들을 高貴하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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