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라오스(Laos)

 

여행일 : ‘17. 2. 28() - 3.4()

일 정 :

3.1() : 비엔티엔 사원관광(왓 씨사켓, 왓 팟 깨우), 불상공원(왓 씨엥쿠안). 탕원유원지 선상식. 소금마을 방문, 방비엥(썬셋 모터보트, 유러피안 거리)

3.2() : 방비엥(블루라군, 짚라인, 탐남동굴 튜빙, 쏭강 카약킹)

3.3() : 젓갈마을 방문, 비엔티엔(빠뚜싸이 독립기념탑, 왓 탓 루앙)

   

여행 첫날 오전 : 불상공원(佛像公園) ‘왓 씨엥쿠안(wat xieng khouane)’

   

특징 : 라오스 국민의 대부분은 불교를 믿는다. 때문에 라오스에 온 사람들이라면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불교사원을 찾는다. 나 역시 같은 길을 걸었다. 하지만 내가 꼽아놓고 있던 핫 플레이스(hot place)왓 씨엥 쿠안(wat xieng khouane)불상공원(佛像公園, buddha park)이었다. 불상과 힌두신이 섞인 다양한 불상 200여 개가 조성되어 있다는 정보가 내 호기심을 자극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50m 둘레에 높이가 12m나 되는 와불(臥佛)이 조성되어 있는가 하면, 천국과 지옥을 묘사한 동그란 사리탑 그리고 얼굴과 팔이 여러 개 달린 조각상 등 지금껏 듣도 보도 못했던 특이한 조형물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왓 시사켓에서 20분 남짓 달린 버스는 우리를 태국과 라우스의 국경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왓 씨엥 쿠안(wat xieng khouane)‘, 우리말로는 불상공원(佛像公園, buddha park)이라는 곳에다 내려놓는다. 불상과 힌두신이 섞인 다양한 불상 200여 개가 조성되어 있는 공원 형태의 사원(寺院)이다. 이 때문에 '(사원)'이란 명칭이 붙어있지만 부속건물은 없고 불상들만 있는 일종의 공원이다. 참고로 씨엥쿠완은 현지인들에게는 ()의 도시를 의미한단다.

 

 

 

이곳은 힌두와 불교의 원리를 형상화한 곳으로 괴기스럽고 우스꽝스럽게 조각된 석상들이 모여 있다. 1958루앙 푸 분레우아 술리앗이 조성하기 시작했는데, 이에 감동한 추종자들 10여명이 함께 뜻을 모았다고 한다. ’루앙 푸는 전문적으로 조소(彫塑)를 공부한 사람이 아닌데도 평생을 불상공원의 불상 조성에 바쳤다. 하지만 그는 1975년 라오스가 공산화되면서 종교탄압이 시작되자 라오스를 떠나 고향인 메콩강 건너편에 있는 태국의 농카이로 가서 이곳보다 몇 배나 더 큰 불상공원(왓 살라캐우쿠)을 다시 조성했다고 한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입구 중앙에 있는 조형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지옥과 천국을 형상화한 것이라는데, 둥그렇게 생긴 것이 영락없이 호박을 빼다 닮았다.

 

 

 

 

출입구는 괴수(怪獸)가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으로 나있다. 그리고 서서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천정의 높이가 낮다. 그래서 사람들은 엉금엉금 기어서 안으로 들어간다. 천국으로 들어서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안으로 들면 천국과 지옥, 그리고 이승을 묘사한 조형물들을 만들어 놓은 공간이 나온다. 이 바깥쪽을 빙빙 돌아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통로와 계단이 나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조형물이 배치되어 있는 안쪽 공간을 통해서도 위로 오를 수 있으니 참조한다. 그리고 오르내리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 바깥쪽 통로를 피할 수 있는 이 통로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내부 중앙은 둥근 기둥을 중심으로 같은 소재로 만든 조형물들이 빙 둘러서 배치되어 있다. 1층은 지옥을 나타내고 있으며, 2층은 이승(현생), 그리고 3층은 천국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가 컴컴한 탓에 조형물이 담고 있는 표정들을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가 않다.

 

 

 

 

 

 

 

 

 

 

꼭대기에는 나뭇가지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세워 놓았다. ’다음 생을 결정짓는 열매가 열리는 생명의 나무라고 한다.

 

 

 

꼭대기에서는 공원전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가 있다. 왼쪽에 보이는 게 불상공원에서 가장 큰 와불(臥佛, 길이 50m)이고, 그 앞쪽으로 다양한 불상 200여 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동남아의 신화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익살스럽게 생긴 것도 심심찮게 보이고, 개중에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연상시키는 것도 눈에 띈다. 공원 끝에는 도인으로 보이는 상()도 있다.

 

 

 

위로 올라와보니 자그만 구멍 하나가 눈에 띈다. 뭔가 볼거리가 있을 것 같아 무작정 들어가고 본다. 그런 모험은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 주었다. 아까 올라오면서 보았던 조형물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이승을 표현했다는 그 조형물들 말이다. 아무튼 정교한 맛은 조금 떨어지지만 작가의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만들어 놓은 듯한 조형물들을 가까이서 보는 맛은 누가 뭐래도 쏠쏠했다. 다만 통로가 좁은 탓에 덩치가 큰 사람들은 통과할 수가 없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일 것이다.

 

 

 

 

 

 

불상공원에서 가장 큰 와불은 길이가 50m나 된다. 그 크기가 하도 크다보니 쉽게 눈에 띄는데 발바닥이 특이하게 다가온다. 우리나라 불상에서 부처의 발을 본 기억이 없었기에 하는 말이다.

 

 

 

 

불상공원에 있는 200여 개의 불상(佛像)들은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한 개, 또는 한 단위가 특정 상황이나 장면을 묘사하고 있을 따름이다. 또한 불상이라고는 하나 날개 달린 인물이 묘사되어 있는가 하면, ’활을 겨누는 상()‘이나 도인풍의 상등이 다수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불교와 힌두교 외에도 다양한 신화가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조형물들 대부분이 검은 색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주재료가 시멘트라서 부식이 된 탓이란다.

 

 

 

 

 

 

 

 

 

일산(日傘)을 쓰고 있는 부처님의 뒤에는 뾰쪽하게 생긴 탑을 배치했다. 계단이 가파른데다가 비좁기까지 해서 오르기가 사납지만 일단은 오르고 볼 일이다. 또 다른 각도에서 불상공원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이곳에는 괴기스럽고 우스꽝스럽게 생긴 부처님들이 널려있다시피 하다. 얼굴과 팔이 여러 개 달린 조각상 등 지금껏 보지 못했던 특이한 조형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불상공원을 조성한 루앙 푸 분레우아 술리앗은 불상(佛像) 외에도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힌두교의 다양한 신들을 묘사하는 조각들을 세웠다. 불교와 힌두교가 재통합된 자신만의 종교를 실행하기 위해서란다.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니 가이드가 뭔가를 내민다. 바나나를 구운 것이란다. 고맙다는 표현까지 거른 채로 일단 입에 넣고 본다. 생전 처음 보는 음식을 눈으로만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인내력이 나에겐 없었기 때문이다. 바나나는 그런 내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달짝지근한 것이 내 입에 딱 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매콤한 파파야 샐러드나 구운 닭요리 등의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음식점도 있다고 한다. 다음 여행지로 떠나야하는 일정 때문에 맛볼 기회를 갖지는 못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