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중국 무릉원 명승풍경구 : 천자산(天子山)
여행일 : ‘13.11.3(일)
특징 : 무릉원의 서북쪽에 위치하며 개발(開發)이 늦게 된 곳이다. 당연히 자연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천자산자연보호구(天子山自然保護區)’의 총 면적은 65㎢이고 주 봉우리의 해발은 1,250m이다. 주 봉우리에 오르면 무릉원의 산봉우리와 계곡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천자산 관광의 백미(白眉)인 어필봉(御筆峰)전망대와 선녀산화(仙女散花)전망대가 주봉(主峰)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판단으로는 주봉에서의 조망(眺望)보다 차라리 하산할 때에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조망이 더 뛰어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눈요기는 2시간 정도 소요되는 트레킹을 강행해야만 만날 수가 있다. 천자산(天子山)은 이름을 얻게 된 설화(說話) 하나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명나라 홍무왕(洪武王) 시절 향왕천자(向王天子, 向大坤)가 큰 뜻을 품고 명(明) 나라에 항거하기 위해서 의병을 모아 이곳에서 훈련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이 이 산을 천자산(天子山)이라 하였다는 것이다.
▼ 양가계 관광이 끝나면 또 다시 셔틀버스(shuttle bus)를 타게 된다. 이번에는 천자산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면 또 다시 익숙한 풍경들이 관광객들을 맞는다. 길가를 점령하고 있는 상점(商店)들이다. 천자산의 상가는 다른 곳들에 비해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정상에 있는 상가임에도 불구하고 맥도널드 상점이 있을 정도이다. 기나긴 회랑(回廊)형의 상가를 통과하면 전망대로 들어가는 입구에 ‘하룡공원(賀龍公園)’이라고 쓰인 빗돌(碑石)이 서있다. 자세히 보면 1995년 3월에 강택민(江澤民) 총서기가 직접 쓴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이곳 말고도 금편계곡 입구에 세워진 장가계라는 거대한 빗돌 등 여러 곳에서 그가 쓴 빗돌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글씨를 무척 잘 썼었나 보다. 하룡공원은 천자산 자연보호구에 속해있는 공원으로 중국의 10대 원수 중 한 명인 하룡장군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다. 공원에는 하룡장군의 동상과 병기관(兵器館), 하룡 전시관 등이 함께 들어서 있다.
▼ 하룡공원을 지나면 곧이어 전망대(展望臺)가 나온다. 전망대는 좌우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오른편이 어필봉(御筆峰)이고, 왼편은 선녀산화(仙女散花)이다. 먼저 오른편의 어필봉 전망대로 향한다. 이곳도 역시 아까 원가계나 양가계에서 보았던 풍경과 별반 다른 게 없다. 수많은 바위봉우리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전망대가 암릉이 아니고 흙으로 된 분지(盆地)이기 때문에 바위들의 하단(下端)을 숲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조망(眺望)은 원가계나 양가계만 못하다. 그나마 위치가 조금이라도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좌대(座臺)가 설치되어 있고, 그 위에는 사진촬영을 업으로 삼고 있는 현지인들이 올라가 있다. 인물을 넣은 제대로 된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려면 현금을 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어필봉은 세 개의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높이가 일정치 않고 들쑥날쑥 하지만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바위봉우리들의 사이사이에는 푸른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 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봉우리 이름에 필(筆)자가 들어가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전쟁에서 진 후 하늘의 천제(天帝)를 향해 황제(皇帝)가 쓰던 붓을 던진 것이 땅에 꽂혀 만들어진 봉우리라고 하여 어필봉(御筆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어필봉은 무릉원의 수많은 봉우리 중에서도 걸출한 대표로 뽑힌다. 그러나 그러면 무얼 하겠는가. 차라리 시장바닥이 낫다 싶을 정도로 혼잡하고 소란스러운 전망대는 오래 머무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 인파에 밀려나 이번에는 반대편에 있는 선녀산화(仙女散花) 전망대로 자리를 옮긴다. 선녀산화전망대는 어필봉전망대에서 불과 50m도 떨어져있지 않다. 그러나 보여주는 풍경(風景)은 확연히 다르다. 두 전망대가 보여주는 계곡이 서로 다른 계곡(溪谷)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두 전망대가 있는 능선을 가운데에 두고 양편에 계곡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선녀헌화전망대에 서면 먼저 병풍(屛風)처럼 늘어선 바위절벽이 눈에 들어온다. 그 병풍의 앞에는 하나하나가 제각기 다른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바위봉우리들이 줄을 지어 늘어서 있다. 그 바위봉우리들 중 하나의 생김새가 선녀(仙女)가 꽃바구니를 들고 세상에 꽃을 뿌리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선녀산화(仙女散花)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곳은 어필봉보다는 사람이 덜 붐빈 덕분에 사진촬영이 가능했다.
▼ 어필봉(御筆峰)과 선녀산화(仙女散花) 구경이 끝나면 하산이 시작된다. 십리화랑의 끝부분까지 걸어 내려가는 것이다. ‘다섯 번 올랐다가 다섯 번 내려가야 하니 쉽지 않은 코스입니다.’ 세 시간 정도 걸리는 트레킹이니 체력이 약한 사람들은 케이블카를 이용하라는 가이드의 안내가 마치 겁을 주려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산악회’에서 주관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케이블카로 향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보다. 천자각(天子閣) 뒤로 내려가면서 트레킹이 시작된다.
▼ 트레킹은 십리화랑이 있는 삭계곡(索溪峪 : 색계욕)까지 이어진다. 산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돌계단뿐이다. 가이드의 ‘다섯 번 올라가고 다섯 번 내려간다.’는 코스 안내는 처음부터 아귀가 맞지 않는다. 말대로라면 마지막에는 다시 산봉우리 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산길은 짧게 올라섰다가 길게 내려서기를 반복하면서 서서히 고도(高度)를 떨어뜨려 간다. 산길 주변은 온통 원시(原始)의 숲, 아마 천자산자연보호구의 개발이 다른 보호구에 비해 늦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 원시의 숲이 가끔 열리면서 눈요기를 시켜준다. 주봉에서 보던 경관(景觀)들이 더 가까이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 곳곳에서 새로운 풍광(風光)이 펼쳐진다. 야! 와! 정말! 그저 감탄사만 쏟아낼 따름이다. 그렇다. 이런 광경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일 것이다. 차라리 가슴에 차곡차곡 담아두는 방법이 제일 나을 것이다. 그런 연후에 생각날 때마나 하나씩 꺼내보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바위봉우리들은 눈에 띄는 봉우리 마다 그 하나하나가 기기묘묘(奇奇妙妙)한 형상을 하고 서있다. 억겁(億劫)의 세월동안 수많은 풍상을 겪으면서 만들어낸 자국이리라. 감히 입으로는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신비하게 생긴 바위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이게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아닐까 싶다.
▼ 세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가이드의 말과는 달리 하산 트레킹은 두 시간쯤이면 끝을 맺는다. 트레킹의 끝은 천자산과 삭계욕보호구의 경계선에 있는 십리화랑(十里畵廊)이다. 십리화랑은 걸으면서 감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모노레일(monorail)을 타고가면서 구경을 한다. 따라서 그 경계선에 모노레일 탑승장(搭乘場)이 있다. 후미그룹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다가 청도맥주를 목을 축이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눈에 띄는 ‘하나투어여행사’의 전용(專用)휴게소가 어쩐지 익숙하다. 이국(異國)에서 만난 국내여행사의 전용휴게소 무엇이 익숙할까마는 그런데는 이유가 있다. 공무(公務) 때문에 해외출장이 잦은 편인 나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하나투어를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하나투어는 내 조국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래서 이국에서 만난 한국여행사의 전용휴게소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생각되었던 것이다. 특히 올 봄에 ‘시장개척단(市場開拓團)’을 인솔하고 터키에 들렀을 때 그곳에서 만난 하나투어 전용버스는 차량의 겉면이 온통 하나투어를 알리는 광고로 디자인 되어 있었다.
▼ 십리화랑(十里畵廊)은 길이 5.8Km의 폭이 좁고 긴 협곡(峽谷)인데, 글자 그대로 그림 같은 풍경이 십리에 걸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가다 보면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금방 실감이 난다. 수석(壽石)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온갖 바위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암괴봉(奇巖怪峰)들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았는데, 십리화랑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그 느낌은 위에서 내려다볼 때와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십리화랑’은 약초 캐는 노인바위를 비롯해 손가락바위, 강아지바위, 가족사진바위, 세자매바위 등 기암괴봉들이 늘어서 있는데 눈으로 식별해내기는 쉽지가 않았다. 누군가 유산완산수간동(游山玩山水看洞)이라고 했다. 유유자적(悠悠自適)으로 산을 노닐면서 산수를 희롱하라는 뜻인데, 십리화랑 구경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서서히 걸으며 감상해야만 제대로 십리화랑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참고로 삭계욕자연보호구(索溪峪自然保護區)에는 보봉호와 삭계호, 그리고 십리화랑, 황룡동, 원앙계, 장백협 등 200여 곳의 관광지들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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