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게 맛을 알아?”


탤런트 신구가 TV광고에서 내뱉은 이 질문에 대해 확실하게 “안다”고 대답할 수 있는 계절 가을이 왔다. 그러나 동해안 영덕 강구 연안에서만 잡히는 영덕대게를 즐기려면 일반 서민들로서는 다소 부담스런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수입 자유화로 북한·러시아 등지로부터 대량으로 대게가 들어오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진짜 영덕 대게 대신 맛볼 수 있게 됐다.

 

■유빙(02-403-6400) 서울 송파구 가락동, 직접 수입한 게를 바다와 같은 섭씨 3도의 거대한 지하 수조에서 보관한다. 입구 양옆으로 늘어선 대형 수족관에서 꿈틀대는 게를 손님이 직접 고른다. 태평양에서 잡은 거대한 킹크랩, 북한산 털게, 러시아산 대게, 열대 바닷가에서 코코넛 열매의 속살을 파먹고 산다는 코코넛 크랩 등 다양하다. 1인당 600g쯤 먹는다고 보고 게의 크기와 마릿수를 결정하면 된다. 크고 살 많은 킹크랩이 가장 인기 있다. 유빙에서는 신선한 게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게살과 달큼한 게향을 즐기기 가장 좋다는 찜요리법만을 고수한다.

 

■왕돌잠(02-2112-2932)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 안, 게살로 만든 수프, 게살을 통째로 올린 샐러드, 게다리 구이 등 다양한 게요리가 곁들여진다. 왕돌잠은 서울 각지에 체인점들이 있다.

 

■가니야(02-3461-4558) 서울 양재동, 대게를 회로 맛볼 수 있다. 껍데기를 벗겨 얼음에 담갔다 내면 게살의 끝부분이 꼬들꼬들하게 말려 마치 꽃이 핀 것처럼 화려하다. 동해에서 잡은 멍게의 윗부분을 자르고 속에 소주를 부어 20분쯤 담가둔 멍게주(酒)도 별미다. 찝찔한 바다 냄새가 물씬하다.

 

■코오라(02-540-4244) 는 일본식 게 요리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요리사들을 매년 일본으로 연수 보낼 만큼 맛에 신경을 쓴다. 논현동 도산공원 맞은편에 있는 가게 외벽에 내걸린 커다란 게 모형이 인상적이다.

 

■무화잠(02-3443-7852)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영업한다. 킹크랩과 바닷가재도 있다. 지하철 7호선 논현역 2번 출구 부근에 있다.

 

꽃게는 암게가 알을 가득 품는 봄이 제철이라고 하지만, 알처럼 보이는 노란 영양덩어리와 살이 꽉 찬 가을 수게도 만만찮게 맛있다.

 

■맹순이 꽃게찜(02-2654-3410)양천구 신정동,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꽃게찜이다. 꽃게를 콩나물, 조랭이떡과 함께 마늘과 고춧가루로 무친 꽃게찜은 아귀찜처럼 얼큰하다. 서너 명이 함께 먹어도 배부를 만큼 푸짐하다.

 

■꽃게맨 꽃게걸 역삼점(02-3453-9198)성남 모란시장 부근에서 시작한 체인점, 아귀찜 식으로 쪄낸 꽃게범벅이 매콤하면서도 새콤해 인기다.

 

짭짤한 간장게장은 밥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비울 수 있다고 해서 일명 ‘밥도둑’이라 불리기도 한다.

 

■프로간장게장(02-543-4126) 강남구 신사동 먹자골목, 프로야구 선수들이 단골로 많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게장 맛이 프로급이다. 오뉴월 알이 꽉 찬 게를 대량으로 확보해 게장을 담가두기 때문에 일년 내내 알이 꽉 찬 게장을 맛볼 수 있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간이 절묘하다. 게알만 발라 계란 노른자, 김가루와 함께 비벼먹는 게알비빔밥도 별미다. 겨울에는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매생이에 굴을 넣고 걸쭉하게 끓인 메생이국도 인기다.

 

민물 참게에는 바닷게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진한 향과 맛의 여운이 있다.

 

■내고향집(031-921-9667) 경기도 일산 외곽, 민물참게장을 전문으로 한다. 짭짤한 간장이 밴 게딱지에 뜨거운 밥을 담아 쓱쓱 비벼 먹으면 한 그릇이 금세 사라진다. 민물새우, 버섯을 같이 넣고 수제비를 떠 넣어 시원하게 끓이는 메기매운탕도 시원하다.

 

■평양 할머니 밥상(031-977-0119) 일산 외곽, 알이 꽉 찬 간장게장이 짜지 않으면서도 제대로 간이 배어 있다. 포장 판매도 한다. 돼지 등뼈를 넣어 이북식으로 제대로 끓인 비지찌개, 구수한 된장찌개, 바삭바삭한 빈대떡도 맛있다.


 

ㅇ 한낮엔 햇살과 꽃그늘에, 밤엔 그윽한 꽃향기와 달빛, 음식맛에 모두 취할 수 있는 곳

 

▲슈슈 (차병원4거리에서 동호대교 쪽으로 내려오는 길 ☎ 545-1999)

초록야채로 이불을 덮은 참치샐러드에서부터 양파와 함께 누은 너비아니, 명란젓이 숨은 감자전 등 다채로운 퓨전요리가 가득. 경남 통영에서 매일 직송되는 싱싱한 해산물을 소재로 한 우럭찜, 뼈까지 먹을 수 있게 바삭하게 구운 가자미구이 등이 인기 메뉴. 와인값이 싸서 인근의 회사원이나 법조인도 단골이고 연예인들도 자주 찾는 곳. 샐러드부터 디저트까지 제공되는 점심세트메뉴는 2만5천원으로 주부들이 주고객. 퓨전요리인데 얼음과 함께 담겨나오는 동치미 등 김치맛도 일품이고 김치는 포장판매도 한다. 최근 단장한 야외정원은 하얀나무벽에 핑크, 빨강, 오렌지 등의 꽃을 장식하고 차양을 달아 햇볕 조절도 해준다. 이곳에 앉아 신선한 해물요리를 먹으면 마치 정원에서 느긋하고 푸짐한 식사를 하는 듯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헵시바(학동역 10번 출구 골목길 ☎ 511-3925)

'그녀안에 나의 기쁨이 있다’란 뜻의 헵시바. 봄철 이곳에 가면 기쁨과 행복이 느껴진다. 겉에선 그저 평범한 집처럼 보이지만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영국풍 정원과 장식 등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봄바람에 살짝 날리는 하얀빛 커튼이 드리워진 테라스가 멋지다. 2층으로 구성된 실내 역시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해산물 스파게티를 비롯, 모듬 바비큐, 지중해식 스팀과 파에야 등이 주요 메뉴이다. 정원에 은은한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밤에 보는 풍경이 더욱 근사하다.

 

▲안나비니(서울 청담동 골목 ☎ 3444-1275)

이탈리아의 시골 정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곳. 1층에는 말린 꽃, 파스타 국수 등을 팔고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갑자기 눈이 시원해지며 정원이 보인다. 루마니아 상추를 통째 내오는 샐러드, 마늘과 올리브소스의 스파게티 등을 먹으면 서울 도심 한복판임을 잊게 된다. 화려한 옷차림의 멋쟁이들이 많이 와서 그들의 패션감각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우(지하철2호선 압구정역 2번출구 도산공원 근처 ☎ 3444-8401)

커다랗고 높은 천장과 고대 로마의 건물터를 연상케 하는 돌기둥이 멋진 카페 모우. 여행과 꽃을 즐기는 헤어디자이너 이상일씨가 직접 꾸미고 운영하는 곳. 각 나라에서 수집한 이국적 소품과 제철 꽃장식 등 볼거리가 많다. 4월부터는 안보다 바깥 정원이 더욱 인기. 돌담에는 서울에선 보기 드문 동백이 아직도 꽃을 피우고 있고 밑엔 실내 연못이 있어 물이 졸졸 흐른다. 살짝 고개를 돌리면 도산공원의 푸른 나무도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각종 커피와 차,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도 네티즌 평가단들 사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도 신문로의 성곡미술관 카페, 삼청동 진선북카페, 인사동의 민가다헌, 동숭로의 로마의 휴일 등에서는 꽃향기와 함께 음식과 차를 즐길 수 있다.

우동을 정말 잘하는 집에 가면 우선 면발부터 다르다. 물컹한 국수도 아니고 쫄면처럼 쫄깃한 맛도 아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나는 그런 면을 만날 수 있다. 국물 맛도 다르다. '국물이 끝내줘요’라는 광고 문구가 빈말이 아니다. 국물 맛이 시원찮으면 아무리 좋은 면발이라도 소용이 없다. 어느 집이나 다시마, 가다랑어를 말려 얇게 깎은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 멸치 등을 끓여 국물을 만든다지만, 맛있는 우동집의 비결은 흉내낼 수 없는 무엇이 있는 듯하다.

 

■기타로
일본 사람들이 즐기는 소박한 음식(우동, 라면, 덮밥, 일본식 군만두, 보쌈, 주먹밥 등)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우동 종류만 10여가지. 그 중 카레우동은 걸쭉한 카레소스에 면을 비볐다고 하기엔 소스 양이 많고 말았다고 하기엔 소스 양이 적은데, 먹을수록 젓가락 움직임이 분주해진다. 보통 먹는 카레라이스와 다른 맛을 선사한다. 채반에 건져 올린 삶은 우동면을 쓰유(간장)에 적셔 먹는 자루우동도 맛있다. 여름철 메밀국수 대신 우동면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차가운 소스에 적신 면을 입에 넣는 순간 알싸한 청량감이 느껴지고 면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신사동 브로드웨이극장을 지나쳐 롯데리아 골목에 있다. ☎(02)514-4966/유부우동 5500원, 다시마우동 6500원, 튀김우동 8000원, 볶음우동 6000원, 카레우동 7000원, 자루우동 6000원/주변 유료 주차장 이용

 

■마쓰야
충무로 극동빌딩 주변의 음식점 중 우동으로 직장인들의 입맛을 확 끌어당기는 곳이다. 마쓰야의 우동은 우리 입맛에 맞게 다양하게 변화돼 있다. 육개장우동과 김치우동이 투톱이다. 전날 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쓰린 속을 안고 출근한 샐러리맨의 점심 메뉴로 이만한 것도 없을 듯. 사골국물에 쇠고기, 고사리, 숙주, 대파 등을 넣고 고춧가루, 고추기름, 생강, 간장으로 맛을 낸 육개장우동은 얼큰한 국물 맛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은 숙주와 푸짐하게 들어있는 고사리 맛이 어우러져 진한 육개장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김치와 베이컨, 숙주, 팽이버섯, 대파, 두부 등이 들어간 김치우동도 맛보지 않으면 섭섭할 듯. 우동에 밥도 조금 따라 나온다. ☎(02)2276-0555/육개장우동정식 7500원, 김치우동정식 7500원, 덴뿌라우동정식 9000원/근처 유료주차장 이용

 

■조금
인사동 초입에 자리잡은 식당. 일본식 솥밥과 우동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동은 단 한 종류뿐이다. 뜨거운 쇠솥에 담겨 나오는 우동은 일단 푸짐하다. 제일 먼저 우동 국물과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향기를 내뿜고 있는 버섯이 눈에 들어온다. 우동 국물을 머금은 새우튀김과 생선묵, 유부를 먹으면 뱃속까지 뜨끈해져 온다. 그리고 우동 면발을 후루룩 먹어 보자. 이곳 면발은 ‘투명하리만치 탄력이 있어 쫄깃하다’든가 하는 형용구는 어울리지 않는다. 씹지 않아도 그냥 스르륵 넘어갈 만큼 부드러운 국수가 너무 진하지 않은 뜨거운 국물과 잘 어울린다. 탄력이 지나친 면발과 진한 국물이 서로 각각 제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이편이 훨씬 먹기 좋은 듯. ☎(02)725-8400/조금우동 9800원/인사동 초입에 ‘조금’ 간판을 건 집이 나란히 두 군데인데, 이 중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에 있는 집에서만 우동을 판다. /주변 유료주차장 이용

 

■미타니야
동부이촌동에서 일본인 미타니씨가 직접 운영하는 집이다. 신용산초등학교 맞은편 삼익상가 지하에 있으며 계산대와 테이블 몇 개가 전부인 작은 가게. 그러나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우동도 시금치와 미역, 송송 썬 파만 넣어 말아 내는데, 우동 국물을 한 숟가락 떠넣으면 허름한 실내에 들어서면서 받은 실망이 눈 녹듯 사라진다. 실력 없는 요리사가 이것저것 넣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가쓰오부시와 다시마 맛이 국물에 잘 어우러지는 일본 우동 본래의 맛을 듬뿍 느낄 수 있다. 덮밥도 맛있다. 저녁에는 주인 미타니씨와 이야기를 주거니받거니 하며 술과 다양한 일본식 안주를 맛볼 수 있다. ☎(02)797-4060/미타니우동 5000원, 유부우동 6000원, 덴뿌라우동 9500원/주차 불가

 

■아리수
타워호텔에 있는 한식당. 한식당임에도 일식 우동으로 더 알려졌다. 원래는 따로 운영하던 일식당에서 만들던 메뉴였는데 일식당이 문을 닫게 되자 고객의 성화로 한식당에서 우동을 내놓게 됐다고 한다. 펄펄 끓여 나오는 커다란 돌솥에 쇠고기, 곤약, 새우, 표고버섯, 유부, 어묵, 쑥갓 등이 푸짐하게 들어있다. 들어가는 재료도 많고 양도 푸짐해 한 그릇 먹고나면 여느 코스 요리 먹은 것에 비할 바 없는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자연송이우동은 여기에 한수 위 호사를 부린 메뉴. 국물을 삼키고 나면 목구멍을 타고 다시 올라와 콧속까지 상쾌하게 만드는 송이버섯의 향이란! 호텔 음식점이라 봉사료와 세금을 따로 받는다. ☎(02)2236-3355/송이우동 2만2000원, 타워우동 1만5000원, 김치우동 1만4000원/주차가능

 

■야마다야
손님 눈앞에서 직접 면을 만드는 수타우동 전문점. ‘비빔밥은 전주’ 하듯 일본 우동의 대명사격인 가가와현 사누키 지방의 우동을 낸다. 사누키우동은 소금 위주로 간을 하고 간장은 보조 역할만 해 국물이 맑고 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가게 벽에는 ‘사누끼 대사관’이란 명패가 붙어 있는데, 이는 이 집 우동 맛을 가가와현이 인정했다는 뜻이다. 전골 냄비에 우동 국물을 끓이고 삼겹살과 돼지목살, 배추·참나물 등 채소, 새우·꽃게·조개·미역 등 해산물을 샤브샤브처럼 데치듯 익혀 소스에 찍어 먹는 우동스키를 권한다. 분당 구미동 동사무소 맞은편 굿모닝프라자 건물에 있다. ☎(031)713-5242/가케우동 5500원, 덴뿌라우동 6500원, 자루우동 6000원, 가마붓카케우동 6000원/우동스키 1만8000원(1인분 가격. 2인분부터 주문 가능)/주차 가능
 


 

소시지는 고기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고안한 식품이다. 우리 김장이 겨우내 채소를 저장해 먹는 목적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소시지의 기원은 기원전 1500년경 바빌로니아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기 찌꺼기, 피, 내장 등에 향신료를 섞어 돼지나 양의 내장을 가공하여 만든 껍질에 채워 만든다. 어떤 고기와 껍질을 쓰는지, 훈연을 했는지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소시지의 본산지라 할 유럽에서는 지역에 따라 독특한 맛과 모양의 소시지를 만들어 먹는다. 비엔나, 살라미, 윈너, 뉘른베르크 등 유명한 소시지 이름은 모두 도시 이름을 딴 것이다.

 

■ 메모리스

이태원에 있는 독일 소시지 전문점. 독일 맥주도 즐길 수 있다. 여러 가지 소시지를 맛보고 싶다면 서너 가지 종류의 소시지와 으깬 감자, 그리고 사우어크라우트가 곁들여지는 푸짐한 모듬 소시지(브라트버스트)를 권한다. 이곳에서 소시지를 양껏 먹어도 느끼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사우어크라우트 때문. 독일식 김치라 할 수 있는 양배추 절임인 사우어크라우트는 시큼새큼한 맛으로 소시지와 어울린다. 독일 겨자로 매운 맛, 순한 맛, 씹히는 질감이 있는 그레인 겨자도 갖춰 놓고 있으니 입맛대로 선택해 보자. 독일인 남편이 음식을 만들고, 한국인 아내가 서빙을 한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단 두 명이 손님을 맞다 보니 서비스가 좀 느리다. 소시지 외의 독일 요리도 즐길 수 있다. 돼지고기 자체의 맛을 듬뿍 담고 있는 아이스바인(돼지족발)이 추천 메뉴.
전화 (02)795-3544/주차 불가/브라트버스트 1만4500원, 아이스바인 2만2500원.

 

■ 가빈

평창동에 있는 가빈은 스코틀랜드인이 운영하는 스코틀랜드 소시지 판매점 겸 레스토랑이다. 원래는 소시지를 만들어 팔기만 했는데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소시지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따로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매일매일 시간대를 달리해 나오는 신선한 소시지를 기다리는 재미도 남다르다. 소시지에 으깬 감자나 감자튀김을 곁들여 내는 메뉴는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전통적인 스코틀랜드 소시지 외에 마늘 향이 진한 마늘 소시지, 김치를 넣어 만든 김치 소시지도 인기다. 소시지를 한입 깨물면 껍질 속의 뜨거운 육즙이 터지면서 진한 고기맛이 우러나온다. 모듬 소시지를 주문하면 기다란 나무 접시에 소시지 이름을 적은 깃발을 꽂아 내오는데 각기 다른 맛을 음미하며 먹는 재미도 각별하다.
전화 (02)396-0239/주차 가능/소시지와 으깬 감자 1만1000원, 소시지와 감자튀김 1만1000원, 모듬 소시지 1만2000원/2만3000원.

 

■ 엉클조

남산 힐튼호텔 정문 앞에 있는 집. 퇴근 길, 샐러리맨들이 생맥주 한잔에 요깃거리로 소시지를 즐기기에 딱 좋은 분위기다. 메뉴판에 소시지의 이름과 어떤 부위로 어떻게 만드는지 간단한 설명과 사진이 함께 곁들여져 있어 처음 찾는 사람도 당황하지 않고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소시지에 양파와 피망, 마늘을 넣어 바비큐 소스로 볶은 다음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나오는 바비큐 소시지가 대표적인 메뉴다. 점심시간에는 소시지와 밥, 야채 샐러드로 구성된 런치 스페셜 메뉴도 있다.
전화 (02)757-1750/주차 가능/바비큐 모듬 소시지 1만2000원/1만7000원, 더운 모듬 소시지 1만2000원/1만7000원.

 

■ 한스소세지

홍대 정문에서 신촌 방면으로 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다. 소시지를 주문하면 일단 아주 가늘게 채썬 양배추가 나온다. 여기에 토마토 맛이 기본인 붉은색 소스와 마요네즈 맛이 나는 흰색 소스,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 적당히 섞어 놓는다. 더운 모듬 소시지 나무 받침 위의 철판에는 네 가지 종류의 소시지와 으깬 감자가 올려져 있다. 그레이비소스를 듬뿍 뿌리고 뚜껑을 잠시 덮어두면 소스가 열기로 ‘츠츠~’ 하는 맛있는 소리가 요란하다. 으깬 감자의 부드러운 맛, 조금씩 다른 맛이 나는 쫀득쫀득한 소시지, 산뜻한 맛의 양배추 샐러드가 입 안에서 어울린다.
전화 (02)325-8100/주차 가능/바비큐 소시지 1만3000원/1만8000원, 더운 모듬 소시지 1만3000원/1만8000원.

 

■ 코바

논현동의 코바(KOBA)는 코리안 바비큐(Korean Barbecue)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우리 입맛에 맞는 바비큐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소시지는 숯불에 구워 먹는데 숯불구이 특유의 향이 소시지에 배어 더욱 입맛을 당긴다. 돼지고기에 우리 양념을 넣어 만든 소시지를 숯불에 구우면, 발간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굽는 소리에 눈과 귀가 먼저 즐겁고, 코 끝에 와 닿는 냄새로 코가 즐겁고, 쫀득쫀득 씹히는 맛에 입이 즐겁다. 여러 명이 갔다면 소시지만 먹는 것보다 소시지와 갈비구이가 함께 나오는 그릴갈비모듬이나 소시지와 돼지목살, 야채를 같이 구워 먹을 수 있는 그릴모듬을 권한다.
전화 (02)514-6114~5/주차 가능/생돈말이(이 집에서는 소시지를 이렇게 부른다) 1만2000원/2만2000원, 그릴갈비모듬 2만3000원/4만2000원.

 

■ 프레쉬니스 버거

긴 빵에 소시지를 끼워 먹는 핫도그가 맛있다. 따끈따끈 부드러운 빵 사이에 끼워진 소시지는 여러 사람이 맛을 검증하면서 자체적으로 만들었다는데, 빵과 함께 똑똑 끊어져 먹기에 아주 편하다. 듬뿍 올린 다진 양파가 매콤한 맛을 내면서 기름진 소시지 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핫도그 위에 체다, 고다, 모차렐라 치즈를 올려 살짝 구워 나오는 치즈 도그도 소시지와 치즈가 어우러져 고소한 맛이 난다. 미리미리 만들어 쌓아놓는 일반 햄버거 체인점과는 달리 주문하면 그때부터 빵과 패티를 구워서 만드는 햄버거도 신선해서 좋다. 명동에 있다.
전화 (02)752-6170/주차 불가/핫도그 3900원, 치즈도그 4800원, 햄버거 3200~4800원.


 

아름다운 시

새벽편지

2004. 3. 30. 09:16

 - 곽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 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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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깊은 그리움

2004. 3. 30. 09:13

ㅡ 최옥 ㅡ

 

이 문 열면.. 마음 문도 열려서
그대 목소리 들을 수 있을까
나 듣고 싶은 말.. 들을 수 있을까..
가만히 문앞에 나서 봅니다

 

빈 가슴 마중나온 이 바람
그대 얼굴에
그대 손에
그대 가슴에
닿았다 온 바람 아닐까
한참을 붙들고
그대향기를 찾아봅니다

 

이제 별은 하늘에 두고
바람은 다시 풀어주고
나는 그대품에
어린 사슴처럼
여린마음 묻어두고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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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

세월과 인생

2004. 3. 30. 09:08

                - 서진명(북한시인)

 

            세월이 빠르다고
            말하는 사람 많아도
            그 목소리에 비낀 마음
            서로 다르더라

           

            한결같이 긍지에 넘치더라
            한생의 목표를 향해
            뜨겁게 바삐 산 사람
            세월의 급류에
            산을 떠싣고 온 사람의 음성은...

           

            허나 세월의 물결에
            싣고온곳 적은 사람
            값없이 흘러보낸 세월을 두고
            한숨을 짓는 사람도
            우리들속에 없지 않거니

           

            물처럼 세월은 흘러가도
            물처럼 흘러보낼 수 없는 한생
            그 한생의 목표를 향해
            벗들이여
            너나 없이 심장에 불을 달자

           

            가버린 세월을 두고
            허구프게 웃는
            생활의 락오자
            헛살은 인생이
            우리들속에 더는 한사람도 없게......!

           

            세월은...
            지나간 뒤 자꾸만 더 아쉬워지는것인가봅니다.
            아직은 우리들에게 남겨진 세월이
            시처럼 그렇게...
            나중에 더는 후회하지 않을
            그런 삶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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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산문

봄날의 소고

2004. 3. 30. 09:01

어린시절 봄이되면 늘상 배가 고팠다
먹을 것이 없어 비참했던 보리고개, 얼른 모리가 익었으면...
참다 못해 보리서리라도 하다보면 입 언저리뿐 아니라 얼굴 전체가 먹물로 물들었다.

 

아이야 무슨 소린지 이해할까마는 그래도 들려주고 싶다.
"사기그릇에 고봉으로 가득담은 보리밥과
열무김치 하나로 끼니를 때워도 뿌듯햇던 때가 있었노라고...."

 

학교갔다 돌아오면 다들 들녁에 나간 빈자리만이 아이들을 반길뿐...
점심때 먹은 도시락은 기억에 없고 처마 밑에 매달린 대나무 광주리만 눈에 차 오를 뿐.
한걸음에 도착한 뒤안 옹달샘가...
바닥에 깔린 보리 알갱이 하나라도 놓칠새라 조심스레 물에 인다.

 

몽당 놋수저 움직임을 누가 볼새라
두입 걸러 한입 넣는 된장 입힌 풋고추의 얼얼함에 엉덩이 들썩거림은 차라리 추임새다.
그나마도 보리밥에도 정신없이 코박던 옆집아이는 갈비뼈 앙상한 가슴에 배만 남산만했다.

 

옆집 그 아이 벌써 며느리 본단다. 그 꼬마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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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 한주, 한북정맥에 또 다른 한주,
'산과 하늘(daum cafe)'과 함께 하나의 주말을 보내고,
마지막 남은 주말마저도 서울 근교의 산을 찾으니 주위에선 산에 미쳤다고 그러더군요.

 

홀로된 외로움을 달래려 찾기 시작한 산이 어느덧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젠 평생을 곁에 머물며 지켜주고 싶은 이가 생겼는데도 말입니다.
지난 주말에 난 한북정맥을 찾았습니다. 내사랑 조이님과 함께요.
산의 초입부터 비오듯 흐르는 땀. 어느새 봄은 땀과 함께 우리 곁에 와 있었습니다.

 

산의 초입에서 만난 진달래는 꽃망울 터뜨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더군요.
아스라한 세월의 끄트머리에서 추억 한점 끄집어내어 꽃술 한입 베어물어봅니다.
아~써! 아직은 이른 봄이었습니다.

한켠에는 복수초 한송이가 낙엽을 들추며 살포시 고개를 내미는군요. 나도 있다면서요.
그 샛노란 아름다움은 외로운 슬픔보다는 차라리 요염한 손님 맞이였습니다..

 

사방에 널린 생강나무는 노란 꽃술을 내밀며 마음껏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나무는 내가 여러사람을 웃길 수 있게 해준 고마운 나무였습니다.
전문가가 가르켜준지 채 십분도 되지 않아 내 입에서 자연스레 나온말은 당근나무...
당근이나 생강이나 김치에 들어가기는 마찬가지잖아요? 제 연상기억법의 오차였답니다.

 

산행중 다라이(얼마나 크지 알지요?)에다 나물 그득 넣어 만든 비빔밥은
둘이 먹다가 한 사람이 죽어도 모를 정도로 그 맛이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따뜻한 봄날, 꽃 속에 둘러 쌓여,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주 앉아 깔깔거리며 먹는 산밥...
이런 행복이 있어 산을 오르는게 아닐까요? 전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에도 산을 찾았습니다.

 

산행 끝내고 한강 둔치에서 뒷풀이까지...
족발 풀어 해치고 산행의 안전을 위해 참았던 쐬주...그렇게 난 취해갔습니다.
저녁내내 속 풀어주느라 고생하신 조이님... 아마 조이님댁 꿀단지 다 비워버렸을 것입니다.

 

아직도 쓰린 속을 부여안고 또 산을 찾아 나서는 나... 산에서 무엇을 찾으려함일까요.
그 답은 단 하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랍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내가, 만남이 있고, 대화가 있는 산을 찾지 않을 수 없는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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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사람이 그리운 나이

2004. 3. 26. 09:26

한 살 한 살 세월이 물들어 가고 있다

 

도무지 빛깔도 형체도 알 수 없는 색깔로 나를 물들이고
갈수록 내 안의 숨겨진 욕망의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바람의 유혹엔 더 없이 무력하기만 한데...
아마도 그건 잘 훈련 되어진 정숙함을 가장한 완전한 삶의 자세일 뿐일 것 같다

 

어떤 유혹에든 가장 약한 세대에 내가 놓여 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
더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빛 높게 떠 흘러가는 쪽빛 구름도
창가에 투명하게 비치는 햇살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끝의 라일락 향기도
그 모두가 다 내 품어야 할 유혹임을...

끝없는 내 마음의 반란임을...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같이 마시고 싶고...
늘 즐겨 듣던 음악도 그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을 만나고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을 만나고픈 나이에 내가 놓여있다.
사람들의 향기가 그리워 찾아든 '다음카페' , 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웃고 떠들며 같이 산을 올랐었지.

그만하면 흡족해야 할 터인데 왜 공허하기만 할까?
혹시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또 다른 좋은 사람들과 불편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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