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산문

집착

2004. 4. 6. 09:00

만일...
정말 만일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제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소유한 물건들을 돌아본다면.... 저승에까지 지니고 가고 싶은게 있을까요?

 

아마...
그 동안 내가 애지중지 모아왔든 그 모든 것들...
그리도 집착했던 그것들에서 나는 아무 의미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잠시 왔다가 가는 삶에서 허무를 느끼며, 살면서 부린 욕심을 탓하지나 않을까요?
그리곤 발에 차이고 손에 잡히는 그 많은 물건들에서 정 때어내며 힘들어하겠지요.

 

아마 난...
날 묶어놓았던 부질없는 삶의 짐들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고
먼 저승길 빈몸으로 홀가분하게 떠날 것 같습니다.

 

삶이란게 어차피 빈손으로 왔다가
잠시 머물다 가는 것 뿐인데 난 너무 많은 것을 움켜쥐려고 하는거나 아닐까요?

 

어느날 갑자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요즘
갑자기 집착하게된 화두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고 싶어집니다.
만나고... 나누고... 베풀며...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요?
그것마저도 집착이 아닐까 두렵습니다.

 

첫 출근한 아침부터 넘 무겁나요?
일요일 여행의 피로도 풀겸 어젠 하루종일 방콕을 즐겼지요.
클럽에 들러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곤 긴긴 하루해를 독서로 소일...
틈틈이 자둔 낮잠 탓인지 저녁의 잠자리는 그야말로 악몽이었지요.

 

그 결과가 이리도 어수선한 상념을 불러온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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