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산문

연모

2004. 3. 25. 16:16

두손 호호불며 체육관으로 향하는 아침...
어슴프레 밝아오는 하늘에서 유난히 밝은 별 하나가 날 반겨줍니다.

 

저 별이 저리도 살갑게 다가오는건
저 별에서 이미 내 마음의 별로 앉으신 당신을 떠올리는 탓이 아닐런지요.

 

종종걸음 잠시 멈추고 
스러져가는 별빛에 내 마음을 띄워보냅니다.
그리곤 내 사랑, 내 진실, 내 소망을 당신께 가져다 전해주길 빌어본답니다.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글이 생각납니다.
우리사이 청실홍실로 엮일지라도
부부의 익숙함보다는 지금의 순수한 열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아침 출근길
누가 뭐라해도 좋습니다.
아니 나이를 얘기하며 흉을 봐도 좋습니다.
현관을 나서며 스무살 젊음만이 잠깐의 이별을 아쉬워하는게 아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근무시간에도
무심한 전화벨을 탓하기보단 먼저 사랑의 메시질 보내는 솔선수범을 실천하겠습니다.
자기를 개발하려는 당신의 직장생활은 그리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진 않을테니까요.

 

퇴근후 저를 맞아주는 당신
채 갈아입지 못한 당신 옷에, 저녁준비 때 배인 김치냄새까지 사랑하겠습니다.
아니 그 보다 더 지독한 내음이면 어떻습니까?
내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데.... 심지어는 당신의 결점까지도요.

 

지난주에 영화 봤는데, 또 연극 보러가자 조른다 해도 귀찮아하지 않겠습니다.
아니 당신이 조르기 전에 이미 당신의 손엔 음악회티켓 두장이 놓여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티켓을 찾아 컴과 친해질거고 어느새 난 인터넷 전문가가 되어있겠지요.

 

당신은 여자...
때론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릴 때도 있겠지요.
그것을 애교로 받아 드리고 당신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굴 쳐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당신이 편해지실 때 부드럽게 충고 드리는 일을 빠뜨려서는 안되겠지요?

 

내가 가진 모든걸 다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언어능력을 다 동원해서 내 사랑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건 미사여구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오직 하나 하고 싶은 말 "당신은 내 안식처입니다"
그래도 여유가 남는다면 "죽는 날 까지 아니 천생만생 당신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죽음이 우릴 갈라놓을지라도 수만생의 윤회속에서...
비록 모습이 바뀌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의 가슴저린 행복이 우리 사랑했음을 일깨워
또 한생의 연분을 이어줄 한자락의 끈이 되어주길 두손모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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