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92코스(대부도관광안내소 - 배곧한울공원)
여 행 일 : ‘26. 4. 18(토)
소 재 지 : 경기 안산시 대부북동 및 시흥시 정왕동·배곧동 일원
여행코스 : 대부도관광안내소→시화나래조력공원→오이도박물관→오이도 빨간등대→배곧한울공원(거리/시간 : 17km, 실제는 역방향으로 17.54km를 4시간 30분에)
함께한 사람들 : 청마산악회
특징 : ‘서해랑길’은 서쪽 바닷길을 말한다. 땅끝마을(전남 해남)에서 시작해 강화(인천)에 이르는 서해안의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등을 잇는 1,800km(109개 코스)의 걷기 여행길이다. 코리아둘레길(해파랑길·남파랑길·서해랑길·평화의길) 4면 중 가장 길며, 거치는 지자체만도 5개 광역에 기초가 26곳이나 되는 긴 여정이다.
▼ 08 : 17. 배곧한울공원 해수체험장(경기도 시흥시 배곧동)
평택시흥고속도로 남안산 IC에서 내려와 정왕대로(시흥·대부도방면)를 타고 6km쯤 달리면 ‘배곧한울공원’이 나온다. 서해랑길(시흥 93코스) 안내도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1km쯤 떨어진 ‘해수체험장(해질녘카페)’ 앞에 세워져 있다.

▼ 시화방조제 및 오이도의 둑길이 전부인 17km의 여정. 시화나래조력공원과 오이도해양단지가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시화나래조력공원 달전망대의 개장(오전 10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종점인 배곧한울공원에서부터 역방향으로 걸었다.

▼ 서해랑길은 해수체험장의 뒤쪽으로 나있다. 하지만 해수풀장 주변에 ‘천국의 계단’ 같은 사진 찍기 딱 좋은 조형물들이 여럿 설치되어 있으니 잠깐 둘러보고 난 다음 길을 나서는 게 좋겠다.

▼ 08 : 20. 해질녘카페 옥상으로 올라가면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잔디밭으로 단장된 옥상의 바닷가 방향으로 명품 산책로가 나있었기 때문이다.

▼ 발아래로 해수풀장이 펼쳐진다. 야자수와 그늘막이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풀장은 한울공원에서 가장 인기 좋은 곳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 바다 너머는 송도신도시와 인천 신항이다. 왼쪽에는 오이도항이 놓여있다.

▼ 옥상이 끝나갈 즈음, 이번에는 ‘덕섬’이 눈에 들어온다. 원래 이름은 ‘똥섬’. 갈매기를 비롯한 새들이 날아와 똥을 많이 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밀물 때 바닷물에 둘러싸인 섬이 마치 사람이 배설한 똥처럼 보인다는 데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그게 어감이 좋지 않아 요즘에는 ‘덕도’ 또는 ‘덕섬’으로 바꾸어 부른단다.

▼ 탐방로는 ‘반려견 놀이터’로 이어진다. 반려견도 견주도 모두가 신나게 즐기는 공간이나, 맹견과 질병견, 미등록견 등의 출입은 제한된다.

▼ 08 : 31. 4차선의 ‘오이도로’. 매립지에서 ‘오이도(烏耳島)’로 넘어온 모양이다. 조선시대에 ‘정왕산봉수대’가 설치되었을 정도로 전략적 요충지였던 ‘오이도’는 1922년 일제가 오이도 근처에 제방을 쌓아 염전을 만들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 이후 시화국가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매립공사가 진행되어 1988년에는 완전한 육지로 변했다.

▼ 서해랑길 이정표가 시점인 ‘대부도관광안내소’까지 15.2km가 남았다며 오른쪽으로 가란다. 하나 더. 이정표는 92코스를 15.8km로 적고 있었다. 하지만 코리아둘레길의 공식 홈페이지 ‘두루누비’에는 17km로 적혀 있다.

▼ 이후부터는 ‘오이도로’를 따라간다. 오이도의 해안선을 따라 반 바퀴쯤 돈다고 보면 되겠다.

▼ 이즈음 ‘경기만’을 내다볼 수 있다. 왼쪽은 덕섬. 오른쪽은 조금 전 지나왔던 해수체험장이다. 이 수로의 안쪽은 오이도와 육지를 잇는 ‘옥구도(玉鉤島) 매립지’이다.

▼ 08 : 34. ‘덕도(진입로)’를 지나 ‘오이도방조제’로 올라섰다. ‘오이도해양단지’를 ‘ㄷ’자 모양으로 감싸며 둑을 쌓아놓았는데, 올라서기 무섭게 바다가 훅 밀려든다. 이 길은 석양 무렵이 가장 황홀하다고 했다.

▼ 탐방로는 잘 꾸며져 있었다. 보행로와 자전거길을 따로 만들었는가 하면, 곳곳에 벤치를 놓아 쉬엄쉬엄 주변의 경관까지 감상하도록 했다. 옛 초소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옥상에 작은 전망대를 배치했다.

▼ 내륙으로 파고들어온 경기만 너머는 ‘인천시’이다. ‘송도 신도시’를 가운데 두고 ‘인천 신항’과 남동구(고잔동 등)가 좌우로 펼쳐진다.

▼ ‘늠내길’ 6코스를 걷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2021년 3월, 늠내길을 걸을 때만 해도 4개 코스였는데 그간 코스를 더 늘려놓은 모양이다. 경기유일의 내만갯골을 지닌 시흥은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늠내길은 인공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늠내’는 고구려시대의 ‘뻗어 나가는 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 08 : 45. 배다리선착장. ‘배다리’는 1994년 시화방조제가 들어서기 전, 오이도에 있던 8개 자연 어촌(안말·가운데살막·신포동·고주리·배다리·소래벌·칠호·뒷살막) 중 하나이다. 방조제로 섬이 연륙되면서 자연부락은 폐촌되고 선착장만 남았다.

▼ 도로 건너에는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이 있었다. ‘오이도 선사유적(국가사적 제441호)’은 중부 서해안의 대표적 패총이다. 공원에는 움집 체험이 가능한 야영마을, 발굴터, 사냥터, 폐총전시관 등이 조성되어 있다.

▼ 바다 위를 걷는 ‘오이도 황새바위길’은 선착장 바로 옆에서 열린다. 황새바위길은 바다로 뻗어나가는 150m 길이의 갯벌 탐방로이다. 부교(浮橋)로 이루어져 바닷물이 들고날 때마다 뜨고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 오이도 바다는 사랑을 고백하는 곳이란다.

▼ 오이도 황새바위길. 송도국제도시와의 사이 바다, 황새바위라는 작은 바위섬을 향해 부교가 뻗어나간다. 썰물 때면 갯벌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고, 밀물 때는 파도를 느끼며 물 위를 걸어볼 수도 있다.

▼ 황새바위. 섬의 생김새가 ‘황새’를 쏙 빼다 닮았다나?

▼ 길은 이제 ‘생명의 나무 전망대’를 향해 간다. ‘오이도 해양단지’를 왼쪽에 끼고 가는 모양새이다. ‘오이도’는 원래 육지에서 약 4km 떨어진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갯벌을 염전으로 만들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당시만 해도 안말 등 8개 자연부락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1988-2000년 섬의 서쪽 해안을 매립한 이주단지가 조성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오이도의 상업시설 및 주변 거리를 통칭하여 ‘오이도 포구 해양관광단지’라 부르기도 한다.

▼ 오이도 해양단지 지도. 오이도는 시흥 9경에 포함되는 시흥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다. 오이도 방조제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에는 황새바위길, 오이도 빨간등대, 생명의 나무 전망대, 함상전망대 같은 멋진 볼거리들이 널려있다.

▼ 08 : 51. ‘생명의 나무’ 전망대. 오이도의 역사는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갯벌 매립으로 삶의 흔적과 유구한 역사의 흐름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전망대는 옛 오이도가 가진 역사와 생명, 사람의 흔적을 되살리고 후대에 길이 알리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 ‘바람 부는 날엔 오이도에 가자’라는 공공디자인 분야 프로젝트가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2014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던 모양이다.

▼ 전망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요 조망 포인트마다 안내판을 세우고 눈에 들어오는 풍경들의 내력을 설명해준다.

▼ 전망대에서 ‘ㄱ’자로 방향을 꺾는다. 그러자 진행방향 저만큼에 오이도의 또 다른 명물 ‘빨강등대’가 놓여있다.

▼ 둑길 곳곳에는 시판(詩板)이 세워져 있었다. 덕분에 김소월을 비롯해 윤동주, 김영랑 등 이름만 들어도 한두 편의 시쯤은 떠올리게 되는 유명 시인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길의 이름까지 ’옛 시인의 산책길‘로 붙여놓았다.

▼ 오이도선착장. 오이도 지역은 원래 바닷일로 먹고살던 어촌이었다. 하지만 매립과 도시화를 거치면서 자연부락은 자연스레 소멸했고, 지금은 횟집과 칼국숫집 등 관광객을 위한 식당들로 즐비하다. 거기에 대줄 해산물이 저 선착장을 통해 들어온다고 보면 되겠다.

▼ 오이도에서도 ‘어촌체험휴양마을’을 운영하고 있단다. 가족,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각종 조개를 캐고, 맛도 보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갯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만 원만 내면 갯벌에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장화와 조개를 캐고 담을 호미, 바구니가 제공된다.

▼ 08 : 58. ‘빨강등대’. ‘어촌체험 관광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해양관광 기반시설이다. 어업과 관광을 접목시킴으로써 주민 소득을 높여보겠다며 21m 높이의 ‘전망대’를 만들었다. 이게 2006년도 10월에 방영된 MBC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오이도의 대표 상징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문이 닫혀있어 올라가보지는 못했다.

▼ 몇 걸음 더 걷자 ‘선셋 데크’가 잠시 쉬었다가란다. 안내판은 이름처럼 일몰이 고운 곳이지만 낮에도 조망이 끝내준다며 너스레를 떨고 있었다.

▼ 형이상학적인 조형물도 눈에 띈다. 강성훈 작가의 ‘WIND HUMAN’이란 작품인데 남녀의 형상으로 바람을 표현했단다.

▼ 09 : 07. 이번에는 ‘노을의 노래’ 전망대란다. 오이도 갯벌과 바다에 비춰지는 노을과 낙조는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단다. 조화로운 그 색이 아름다운 노래가 되어 메마른 우리네 감성을 깨워준다나?

▼ 이곳은 시화방조제가 가장 잘 바라보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참고로 시화방조제는 ‘시흥에서 화성까지 연결된 방조제’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 09 : 10. 복합 문화공간인 ‘오아시스 함상전망대’. 퇴역한 해양경찰 262함(해우리 12호)을 전망대로 리모델링해 2012년 12월 1일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었다. 문화공연과 전시회 등을 할 수 있는 광장 데크(길이 65m, 너비 15m)와 만남의 장소, 휴식 공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함상에서 바다를 배경 삼으면 인생사진도 얻을 수 있다는데 개장시간(오전 10시)이 되지 않아 올라가보지는 못했다.

▼ 09 : 14. 방조제가 끝나갈 즈음 탐방로가 ‘도로(오이도로)’로 내려간다. 하지만 ‘경기옛길‘의 지표들은 맞은편 상봉우리를 향하고 있었다. 뭔가 특별한 볼거리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 내 예감은 적중했다. 산등성이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조망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허공에 매달아놓은 듯한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 먼저 ’오이도 해양단지‘부터 눈에 담는다. 오이도는 전철을 이용해 갈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바다 휴양지다. 시간에 따라 밀물과 썰물이 변화를 주는 서해바다의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고, 줄지어 자리 잡은 맛집 탐방도 용이하다.

▼ 시화방조제도 한눈에 쏙 들어온다. 오이도는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모습이 장관이다. 만조에 물로 덮여 있던 바다는 물때가 지나면 그 속살을 드러낸다. 이때가 바로 오이도의 매력을 맛보기 가장 좋은 때다.

▼ 조금 더 시선을 옮기면 ‘오이도박물관’이 고개를 내민다.

▼ 그것만으로는 2%쯤 부족했나보다. ‘오이도 해변’을 발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도록 허공 전망대를 하나 더 매달아놓았다.

▼ 오이도박물관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 잠깐이지만 의자 하나까지도 예술적으로 만들어놓은 멋진 산길을 따라간다.

▼ 09 : 19. 도로(오이도로)는 더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었다. 휘휘 늘어진 가지마다 활짝 핀 벚꽃봉오리를 뭉텅이로 매달았다.

▼ ‘오이도’는 섬인 듯 섬이 아닌 이름만 섬(島)이다. 그에 발이라도 맞추려는 듯, ‘오이도해수욕장’도 있는 듯 없는 듯 알려지지 않은 아는 사람만 아는 한갓진 해변이다.

▼ 09 : 25. 오이도박물관(이정표 : 시점 11.9km/ 종점 3.9km). 사적 제441호로 지정된 오이도 선사유적을 관리·보존·정비하기 위해 세운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SBS 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주인공 국연수(김다미 분)가 최웅(최우식 분)에게 백허그하는 장면이 오이도 박물관으로 연결되는 도로 위 육교에서 촬영됐다.

▼ 안에는 오이도, 능곡동, 방산동 등의 시흥지역 출토 매장 문화재가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도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주어진 시간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걷기여행자에게는 개장까지 남은 30분이 버거웠기 때문이다.

▼ 오이도 일대는 천정이 확 트인 2층 버스를 타고 돌아볼 수도 있단다. 90년대 말의 런던 출장 때, 멋진 외모에 반해 짬을 내가면서까지 타봤던 ‘시티투어버스’가 이곳 시흥에도 있었다. 거북섬-오이도-배다리선착장을 연결하는데 5000원만 내면 하루 종일 전용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오이도의 참맛을 즐길 있다.

▼ 박물관 앞에 들어선 갯벌체험 관련시설. 이글루처럼 생긴 움막에 조개를 캘 때 사용되는 기구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 ‘오이도 기념공원(kakaomap 표기)’을 가로지르며 ‘대부황금로’로 진입한다. 6차선의 ‘대부황금로’를 가운데 두고 양옆에 보행로를 내놓았다.

▼ 09 : 33. 이후부터는 ‘시화방조제’를 따라간다.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와 시흥시를 잇는 시화방조제의 길이는 12.6km다. 1987년 착공한 이 방조제가 1994년 완공되면서 생긴 호수가 시화호다. 이 길을 걷다보면 오른쪽에 바다, 왼쪽에는 시화호가 펼쳐진다.

▼ 바다(경기만) 건너에는 ‘송도신도시’가 있다. 참! 이 일대, 그러니까 시흥시 일대의 내만은 ‘군자만(君子灣)’으로 불리어왔다는 것도 기억해 두자.

▼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해안선의 드나듦이 심한 ‘군자만’은 갯벌이 드넓게 발달해 있다. 어패류가 자라기에 딱 좋은 여건이라 하겠다. 물 빠진 갯벌에서 해산물을 채취하고 있는 주민들이 여럿 눈에 띄는 이유일 것이다.

▼ 뒤라도 돌아볼라치면 ‘오이도’가 성큼 다가온다. 해양단지 오른편에 있는 산은 봉수대가 있었다는 ‘정왕산(104m)’이다.

▼ 09 : 45. 시화호수1로 갈림길. ‘거북섬 수상레포츠 특구’ 들머리이기도 하다.

▼ 09 : 53. 거북섬으로 들어가는 또 다른 들머리 ‘거북섬로 갈림길’에는 수상레포츠특구를 홍보하는 전광판까지 세워놓았다. ‘거북섬’까지의 거리를 1km로 적은 이정표(시점 10km/ 종점 5.8km)도 눈에 띈다.

▼ 둑길(대부황금로)이 전형적인 방조제로 변했다. 시화호와 경기만을 좌우에 낀 방조제가 끝 간 데 없이 뻗어나간다. 한동안 수질오염으로 문제가 많았던 시화호는 조력발전소가 들어선 뒤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수질을 회복했다고 한다.

▼ 바다 건너 풍경도 변했다. 송도신도시에서 인천 신항으로 바뀌었다.

▼ 10 : 14. 시화방조제 중간선착장. 썰물 때도 선박의 입출입이 가능한 천혜의 항구이다. 하지만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어민들도 차량이 아니고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 선착장 앞(30m)에서 도로로 내려설 수밖에 없었다. 서해랑길에서도 안내판을 세워 차량으로 이동하거나 우회로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그런데 30m 밖에 되지 않는 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우회로도 보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예산까지 들여가며 안내판을 세웠으니 실효성 있는 내용을 담았으면 좋겠다.

▼ 선착장은 차량들로 빈틈이 없었다. 자신의 자리라며 배의 이름이 적힌 입간판을 세워놓은 걸 보면, 일반인들의 차량 진입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인 모양이다.

▼ 방조제의 특징답게 바람이 세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디론가 바람 따라가고 싶다면 이런 바람길을 따라 걸어볼 것을 권한다. 바람 따라 발길 따라 시원함이 함께하니 절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길이다.

▼ 10 : 38 – 10 : 43. 시화방조제는 길이가 12.6km나 된다. 한두 번쯤은 중간에 쉬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길에는 벤치 하나 놓여있지 않았다. 궁리 끝에 찾아 낸 곳은 ‘폐 초소’였다. 초소로 내려가는 시멘트계단이 의자 대용으로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 10 : 52. 시흥시(정왕동)에서 안산시(단원구 대부도동)로 넘어간다. 서해랑길에서도 이정표(시점 6km/ 종점 9.8km)를 세워 중요 포인트 중 하나임을 알려준다.

▼ 11 : 13. 길고 긴 방조제가 지겨워질 즈음 ‘시화나래조력공원’에 닿았다. 이곳은 원래 ‘작은 가리섬’이라는 조그만 무인도였다. 과거 시화호는 각종 오폐수가 쌓이면서 심한 악취를 풍기던 환경오염의 대명사였다. 이로 인해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화로 전환하면서 이곳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했고, 주변을 휴식과 관광을 포함하는 다목적 공원으로 꾸몄다.

▼ ‘시화나래조력공원’은 대부도 바닷물을 이용하여 만든 빛을 상징하는 공원이다. 서해바다의 물결과 신재생에너지의 순환을 주제로 조력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이용하여 친환경적으로 조성되었다. 공원은 크게 여가공간, 휴식공간, 편의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 시화방조제의 랜드마크인 ‘달전망대(Sihwa e-Luna Tower)’. 오른쪽은 ‘조력문화관’이다. 이름에 걸맞게 달을 겹쳐봤다.

▼ 먼저 ‘조력문화관’부터 들러본다. 1994년 시화방조제가 만들어지고, 이후 시화호가 다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K-water는 국내 최초로 조력발전소를 건설했다. 2011년 첫 에너지를 생산한 이후 시화호는 물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다. ‘시화조력문화관’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 문화관은 3개 층에 4개의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1층에는 1전시관(수원지의 하루), 2전시관(시화조력관)과 3전시관(수자원의 모든 것)은 2층에 모여 있다. 3층에도 4전시관(시화지구 역사관)이 있다고 했으나 동선을 찾지 못해 구경하지는 못했다.

▼ 내부는 물을 주제로 한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었다. 시화호의 역사와 조력발전을 비롯한 청정에너지 원리를 소개해준다. 참고로 조력발전은 달이 존재하는 한 무한히 계속되는 밀물과 썰물의 힘을 이용한다. 밀물과 썰물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하루에 두 번씩 일어나고 밀물의 힘을 이용하는 시화조력에서는 하루에 두 번씩 오염 없는 청정 전기를 생산하여 가정에 공급해준다.

▼ 에너지놀이방 같은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도 만들어놓았다.

▼ 무료로 운영되는 ‘달전망대’는 꼭 올라가봐야 하는 명소이다. 2대의 엘리베이터가 25층 높이(75m)까지 올려다주는 전망대는 방조제 일대의 전망을 360도 모든 방향으로 볼 수 있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스카이워크 구간도 있어 머리칼이 쭈뼛해지는 짜릿함까지 느껴볼 수 있다.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흥시 방향 방조제. 초입의 조력발전소는 썰물 때 시화호에서 배출되는 물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시설용량이 25만4000㎾로 인구 50만 명이 1년간 이용할 수 있는 양이다.

▼ 반대 쪽 방조제는 대부도를 향해 뻗어간다. 조력공원의 상황도 대충 살펴볼 수 있다. 도로를 가운데 두고 남쪽에 공원이 들어서 있다. 북쪽은 오롯이 주차장으로만 사용된다.

▼ 전망대에는 ‘카페 이루나’가 들어서 있었다.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니 연인과 함께 커피를 나누며 야경을 즐길 수도 있겠다. 낙조를 즐기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니 ‘썸 타는’ 커플이라면 마음을 고백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공간이지 않겠는가.

▼ 전망대에서 내려와 이번에는 공원을 둘러본다. 휴게소와 전망대를 중심으로 각종 시설을 아기자기하게 배치했다.

▼ 곳곳에 조형물들을 들어앉혔음은 물론이다. 아래의 ‘최고’라는 작품처럼 제목을 보고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최고로 인정받는 그날이 올 것입니다.’라는 부연설명까지 달았지만 아무리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 건너편에 있는 ‘큰 가리섬’은 조력공원이 위치한 ‘작은 가리섬’과 함께 ‘쌍섬’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갖고 있다. 석동과 보배는 서로 사랑해 부부가 됐으나 고기잡이 나갔던 석동이 풍랑속에 휩싸여 돌아오지 못하다가 용왕님의 도움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석동을 그리워하며 기다리던 보배는 이미 섬이 됐고, 이를 알게 된 석동도 섬이 돼 서로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는 사랑이야기다. 애타는 사랑을 바라보던 둥근 보름달님이 가리비들을 모아 다리를 놓아서 석동과 보배가 서로 만나게 했다는 전설에서 ‘가리섬’이 유래했다고 한다.

▼ 공원에는 웬만한 행사쯤은 넉넉히 치룰 만한 광장도 조성되어 있었다.

▼ 토끼와 달을 소재로 한 조형물도 눈에 띈다. 조력발전은 달을 닮았단다. 지구에서 달의 뒷면을 볼 수 없어도 달은 그곳에 존재하며 우리를 비추듯, 조력 역시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발전을 통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기 때문이란다.

▼ ‘빛의 오벨리스크’는 조형작가 이성완의 작품이다. 색유리 수십만 개를 모자이크로 장식했는데, 첨탑 부분이 태양 빛에 반사되면서 신비롭기까지 하다.

▼ 시화나래휴게소는 국내 최초로 바다 한가운데 지어진 휴게소다. 푸드 코트, 카페, 편의점 등이 입주해 있다.

▼ 11 : 57. ‘대부황금로’로 빠져나가면서 서해랑길을 이어간다.

▼ 길고 긴 방조제는 탁 트인 바다전망과 길게 뻗은 도로로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하지만 걷기여행자들에게는 그게 흠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자동차의 굉음에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경적음이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 안내판은 이 일대가 낚시 금지구역임을 알려준다. 위반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겁까지 팍팍 준다.

▼ 하지만 이곳은 우럭, 노래미 등이 잘 잡히는 낚시명소로 꼽힌다. 경고판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저 많은 강태공들이 그 증거이다.

▼ 시화나래조력공원에 차를 대놓고 낚시를 하고 있는 듯. 너나없이 수레를 닮은 캐리어를 갖고 있었다.

▼ 길은 이제 방아머리 선착장을 마주보며 걷는다. ‘방아머리’는 ‘서의산’으로부터 길게 뻗어 나가는 곶(串)이 디딜방아의 방아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문으로는 ‘방아 찧을 용(舂)’자를 써서 용두포(舂頭浦)라고 한다.

▼ 여객선이 보이는 것이 ‘방아머리선착장’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그 뒤로 어렴풋이 나타나는 섬은 무의도와 팔미도일 것이다. 자월도와 덕적도, 승봉도, 이작도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저 섬들을 드나드는 여객선들이 방아머리선착장에 기항한다니 출항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 모양이다.

▼ 12 : 33. 시화방조제 배수갑문 직전에서 도로로 내려선다. 하지만 둑길을 조금 더 타보기로 했다. 뭔가 볼거리가 있을까 해서이다.

▼ 그런 내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방아머리선착장’을 눈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작도와 자월도, 승봉도, 덕적도 등 서해의 작은 섬들을 답사하면서 여러 차례 들렀던 포구이기도 하다.

▼ 수로 오른쪽에는 ‘해양환경폭로시험장’이 있었다. SOC구조물, 원전플랜트 등에 사용되는 각종 기자재의 내구성(耐久性), 내후성(耐朽性), 내식성(耐蝕性) 등을 실제 해양환경에서 평가·시험하는 곳이다.

▼ 12 : 40. 배수갑문을 지나 대부도에 다다르면 양쪽으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은 ‘방아머리선착장’. 오가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주말이면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바다를 건너온 차들로 북적거린다.

▼ 서해랑길은 계속해서 ‘대부황금로’를 따라간다. ‘경기해양안전체험관(대부도공원 내)’을 바라보며 간다고 보면 되겠다.

▼ ‘재생에너지 스마트팜’이란다. 재생에너지와 첨단 기술로 농산물 재배를 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렇게 생산된 농산물이 다시 주민 건강과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이다.

▼ 12 : 48. 대부도관광단지에 이르면서 트레킹이 종료된다. 서해랑길(안산 92코스) 안내도는 관광안내소 앞 도로변에 세워져 있다. 오늘은 17.54km를 4시간 30분에 걸었다. 시화나래조력공원 등 볼거리가 많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 오늘도 집사람과 함께 걸었습니다. ‘반 고흐’는 ‘부부란 둘이 서로 반씩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서 전체가 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내 남편, 내 아내. 어쩌면 너무도 가까이 있어서 얼마나 눈부신 사람인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다시 한 번 돌아봐야겠습니다. 모든 순간을 함께해 온 당신은 내가 선택한 사람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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