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91코스(독도바다낚시터 - 대부도관광안내소)
여 행 일 : ‘26. 4. 4(토)
소 재 지 : 경기 안산시 대부북동 일원
여행코스 : 독도바다낚시터→카페나루→해솔길캠핑장→돈지섬→구봉도낙조전망대→북망산→대부도관광안내소(거리/시간 : 15km, 실제는 카페나루부터 12.57km를 3시간 50분에)
함께한 사람들 : 청마산악회
특징 : ‘서해랑길’은 서쪽 바닷길을 말한다. 땅끝마을(전남 해남)에서 시작해 강화(인천)에 이르는 서해안의 해변길과 숲길, 마을길 등을 잇는 1,800km(109개 코스)의 걷기 여행길이다. 코리아둘레길(해파랑길·남파랑길·서해랑길·평화의길) 4면 중 가장 길며, 거치는 지자체만도 5개 광역에 기초가 26곳이나 되는 긴 여정이다.
▼ 09 : 40. 독도낚시터 입구(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시화 IC에서 301번 지방도를 타고 시화방조제를 건넌다. ‘구봉도입구 정류장’에서 빠져나와 영흥도방면으로 7km쯤 내려오면 독도낚시터에 이른다. 서해랑길(안산 91코스) 안내도는 낚시터 맞은편 ‘새방죽방조제’ 둑에 세워져 있다.

▼ 대부도의 서쪽 해안선을 따라 북진하는 15km의 여정. 이름(서해랑)처럼 해안길이 대부분이지만 나지막한 산을 4개나 넘는 고단한 길이기도 하다. 람사르습지인 ‘상동갯벌’, 낙조 명소 ‘구봉도’가 주요 볼거리로 꼽힌다.

▼ 09 : 50. 실제는 시점에서 2.5km쯤 떨어진 ‘카페나루’에서 시작했다.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초반을 빼는 대신 91코스의 백미로 꼽히는 ‘구봉도’에 집중해보자는 이석암 작가님의 제안이 있었다.

▼ 그렇다고 무작정 출발해버리는 우는 범하지 말자. 카페 뒷마당으로 가면 ‘천국의 계단’ 등 그럴 듯한 조형물들을 여럿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담장마저도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주인장의 미적 감각이 돋보인다.

▼ 카페는 드넓은 상동갯벌을 뜨락 삼았다. 면적이 4.53㎢에 이르는 상동갯벌은 서울 여의도보다 1.5배 이상 넓다. 멸종위기종 철새들이 거쳐 가는 장소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람사르 습지보호지역이 됐다.

▼ 09 : 56. ‘대부해안로’를 따라 북진하면서 트레킹을 시작한다. 잠시 후 생태이동통로가 지나가는 고개를 넘는다. 새옹지마(塞翁之馬)는 인간들만의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인간은 자신들의 손으로 없앴던 야생동물의 길들을 언제부턴가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 걷기 딱 좋은 길이 계속된다. 차도는 물론 자전거 길과도 별개로 보행로가 만들어져 있다. 잊을만하면 쉼터가 얼굴을 내미는 것이 서두르지 말고 쉬엄쉬엄 가라는 모양이다.

▼ 고개 하나를 더 넘자 91코스의 얼굴마담인 ‘구봉도’가 얼굴을 내민다.

▼ 10 : 16. 선두로 가던 몽중루 작가님이 ‘해솔길캠핑장’으로 들어가신다. 서해랑길은 80m쯤 더 진행하다 왼쪽 ‘연목이길’로 들어가야 하는데도 말이다. ‘두루누비’에서 내걸은 경유지이니 뭔가 볼거리가 있을 것이라나?

▼ 덕분에 눈이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남인도·스리랑카로 여행을 떠날 때만해도 겨울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주 만에 돌아온 고국의 산하는 울긋불긋 꽃 잔치가 한창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강산’이라고들 하는가 보다.

▼ 후문으로 빠져나오니 ‘서해랑길’이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행운, 푸른섬, 대부도글램탑 등 다양한 캠핑장들을 눈에 담으며 길을 이어간다.

▼ 10 : 25. 앗! 길이 막혔다. 다행이도 사람의 통행은 허락하고 있었다. 하나 더. 이곳은 ‘연목이골’로 불린다고 했다. ‘주를큰산’ 다음의 물목으로 물이 빠지면 연륙(連陸)이 되어 ‘연육물목’으로 부르다가 줄여서 ‘연목’이 되었다나?

▼ 10 : 26. 100m쯤 더 걷자 탐방로가 산속으로 파고든다. ‘돈지섬’으로 들어간다고 보면 되겠다. 초입에 대부해솔길 이정표(종현어촌체험마을 2.8km)가 세워져 있다. 참고로 ‘돈지섬’은 구봉염전(없어진지 오래됐다) 저수지 서쪽에 있는 새 둥지 모양의 작은 동산이다. 밀물 때 갯고랑으로 물이 들어오면 섬처럼 보여 ‘둥지섬’이라 하였는데 후대로 오면서 변음이 되어 ‘돈지섬’이 되었다.

▼ 산길은 초입부터 가팔랐다. 밧줄까지 매어놓았다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10 : 31.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해발 52m)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사방이 꽉 막힌 정상에는 쉼터가 조성되어 있었다. 참! 혹자는 이 봉우리를 ‘주를큰산’으로 부르기도 했다. ‘주를’이 굶주린 귀신을 의미한다니, 요 아래 어디쯤에 위험천만한 물길이라도 있었나보다.

▼ 10 : 36. 하산을 시작한다. 5분쯤 가파르게 내려섰을까 삼거리(돈지섬전망대↑ 0.5km/ 해안가←/ 1코스종점↓ 1.3km)가 반긴다. 또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길이 싫은 사람들은 해안가를 따라가면 된다.

▼ 서해랑길은 직진이다. 이정표에 적혀있는 ‘전망대’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어 정규 코스를 따르기로 했다.

▼ 2~3분쯤 걸었을까 쉼터가 잠시 쉬었다가란다.

▼ 어설프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시야가 열리고 있었다. 주도와 광도, 선재도를 올망졸망 거느린 본섬 ‘영흥도’가 놓여있다.

▼ 쉼터를 지나면서 길이 가팔라진다. 곧장 치고 오르지를 못하고 ‘갈 지(之)’자를 그리고 나서야 겨우겨우 고도를 높여간다.

▼ 10 : 45. 드디어 정상이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판독 불가능한 삼각점은 있었다) 나지막한 봉우리지만 ‘두멍큰산(78m)’으로 불리기도 한다. ‘두멍’은 물을 많이 담아 두고 쓰는 큰 가마나 독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요 아래 어디쯤에 물이 고이는 큰 웅덩이가 있었던 모양이다.

▼ 10 : 49. 조금 더 걸으니 ‘돈지섬 전망대’가 반긴다. 정자까지 지어놓았지만 잡목에 겹겹이 둘러싸여 있어 조망은 언감생심이었다.

▼ 조망 대신 ‘영흥T/L’ 준공기념비를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송하는 39.2km 길이의 전선로(영흥화력-대부도-시화호-시화변전소)이다.

▼ ‘영흥T/L’은 345kV 전선로이다. 345kV는 지역 간 간선 계통망을 구축하거나 도심지로 대전력을 공급할 때 설치한다. 민생을 위한 필수시설이지만 전선로 건설을 할 때는 곳곳에서 마찰을 빚기도 한다.

▼ 내려가는 길은 고속도로처럼 잘 닦여 있었다. 송전탑을 건설하면서 생긴 길을 업그레이드시켜 정비해오고 있는 모양이다. 아무튼 솔숲 사이로 들어오는 감미로운 햇살을 받으며 걷는 숲길은 행복 그 자체였다.

▼ 10 : 55. 그렇게 250m쯤 내려갔을까 왼쪽으로 갈려나가는 오솔길로 빠져나가란다. 초입의 소나무에 경기둘레길 표식이 매달려 있다.

▼ 100m 조금 못되는 오솔길 끝에는 ‘구봉 펜션단지’가 있었다. 크고 작은 펜션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 10 : 59. 조금 더 걸어 ‘구봉길’로 내려선다. 마을기업 입간판이 ‘종현 어촌체험마을’로 들어섰음을 알려준다. 조선시대,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잠시 이 마을에 머물 때였다. 임금은 신하에게 앞에 보이는 숲속에 우물이 있을 것 같으니 찾아보라고 했다. 과연 그곳에 조그만 우물이 있었고, 신하가 물통에 물을 가득 채워 바치니 임금이 단숨에 마신 후 이 우물을 왕지정(王指井)이라 칭하고 기념으로 쇠로 만든 종을 하사하였다. 그 이후 사람들은 이 마을을 종현동(鐘懸洞)이라 불렀다 한다.

▼ 서해랑길은 이제 ‘구봉도’를 향해간다. 2차선 도로 양옆으로 보행로가 따로 나있다. 하나 더. 91코스 순방향은 이곳에서 역방향과 동행한다. 구봉도를 둘러본 다음 이곳으로 되돌아온다는 얘기다.

▼ 이즈음 ‘대부도바다낚시터’가 눈에 들어온다. 장거리 출조(出釣)가 어려운 갯바위 낚시꾼들에게 특화된 곳으로, 굳이 먼 곳까지 가지 않더라도 돔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돔 전용장’을 만들어 놓았단다. 낚시터는 1997년 소금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값싼 중국산에 밀려 문을 닫은 염전들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구봉도는 10여 년 전만 해도 염부들의 품삯을 돈 대신 칡넝쿨로 엮은 동태를 주었다는 동태염전 등 여러 개의 염전이 있었다고 한다. ‘대부에서 돈자랑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경기가 좋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빛바랜 옛이야기로만 남아있을 따름이다.

▼ 11 : 02. ‘구봉길’이 ‘구봉타운길’로 바뀌는가 싶더니 공영주차장(152호) 앞에서 왼쪽으로 빠져나가란다.

▼ 탐방로는 카리브카페, 솔밭정 등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건물들 앞을 지나간다. 산자락을 빠져나오자 만난 ‘구봉 펜션단지’가 이곳까지 이어진다고 보면 되겠다.

▼ 구봉도 일대의 펜션이나 카페들은 하나같이 ‘노을’을 브랜드로 내걸고 있었다.

▼ 11 : 07. 길은 바닷가로 이어진다. ‘구봉도’로 들어섰다고 보면 되겠다. 봉우리 아홉 개로 된 구봉도(九峰島)는 원래 섬이었다. 대부도와의 사이 갯벌에 제방을 쌓고 구봉염전이 들어서면서 육지가 되었다. 배를 타고 나가 바다에서 보면 봉우리 아홉 개가 뚜렷이 보인다고 한다.

▼ 구봉도의 서쪽 해안선. 개미허리로 연결되는 ‘고깔섬’은 저 모퉁이를 돌아야 만날 수 있다.

▼ 대부도 방향. 저곳에 둑이 쌓이면서 ‘구봉도’는 육지로 변했다. 구봉도는 대부도 북단에 위치한 섬이다. 아니 섬이었다. 아직도 이름은 구봉도다.

▼ 11 : 12. 종현마을 시설단지. 종현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반농반어의 생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이다. 1994년 시화 방조제 공사로 연육교가 놓이고 대부도가 수도권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관광자원 개발과 상권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 간판 시설인 ‘회센터’. 마을 앞 갯벌에서는 갯벌체험도 즐길 수 있단다. 맛조개, 바지락, 소라, 낙지 등이 많이 나 제법 쏠쏠한 손맛을 볼 수 있다나? 조개는 적당이 물이 있고 미세한 기포가 올라오는 곳을 파면 된다. 십중팔구 조개류가 살고 있어 굳이 깊게 파지 않아도 조개를 캐낼 수 있다.

▼ 바닷가에는 괴목과 괴석을 배치해 관광객들에게 눈요깃거리로 제공한다.

▼ 관광객들로 넘치는 곳이니 포토 죤이 빠질 리 없다. 참! 바다를 향해 뻗어나가는 해상보도교도 볼거리라고 했다. 하지만 초입을 막아놓아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 가마솥두부도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다.

▼ 길은 이제 노둣길처럼 변해 섬 끝으로 간다. 선재도와 영흥도를 시야에 두며 걷는 멋진 구간이다. 그 길은 사람들로 넘실대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관에다 수도권 도심에서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까지 갖춘 덕분일 것이다.

▼ 뒤돌아본 풍경. 구봉도의 해변은 모래 대신 조개껍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이 차올라 새하얀 굴 껍데기가 소복하게 쌓인 해변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겹쳐질라치면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낼게 분명하다.

▼ 400m쯤 되는 해안길이 지루했던지 중간에 쉼터까지 만들어 놓았다. 주민이 지역 특산물을 펼쳐놓았으니 다목적 시설인 셈이다.

▼ 그것만으로는 2%쯤 부족했던 모양이다. ‘당신의 뱃살은 안녕하십니까?’ 60대 칸을 통과했으니 30년이나 헬스장에 갖다 바친 돈이 허사는 아니었나 보다.

▼ 혹시 독살? 갯벌에 둥그렇게 돌담을 쌓았다. 짧게 터놓은 입구에 그물만 두른다면 영락없는 독살이다. 맞다. 구봉이선돌 근처에 ‘선돌살(구봉이 돌살)’이 있다고 했다. 고기 잡는 살을 맬 때, 고기가 너무 많이 들어 살에 물이 빠지지 않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 11 : 26. 구봉이 어장을 지켜주고 있다는 ‘구봉이 선돌’ 앞에는 데크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조망 안내판을 세워 영흥도, 선재도 등 실물과 비교해가며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두 개의 선돌은 큰 것이 할아배바위, 작은 것은 할매바위라 부른다.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오매불망(寤寐不忘) 기다리다 지친 할머니가 바위가 되었고, 몇 년 후에 무사히 돌아온 할아버지가 바위로 변한 할머니를 보고 따라서 바위가 되었다는 애달픈 사연을 지녔다.

▼ 이제부터 길은 ‘고깔섬(또는 꼬깔섬)’을 마주보며 간다.

▼ 11 : 33 – 12 : 09. 그 끄트머리서 대부해솔길의 백미(白眉)로 일컬어지는 ‘개미허리 아치교’를 만났다. 구봉도와 건너편의 고깔섬을 잇는 다리다. 그런데도 거창한 이름까지 붙여가며 다들 호들갑을 떤다. 이유는 단 하나다. 편의성으로 대변되는 다리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켜놓았기 때문이다.

▼ 번개 장터라고나 할까? 물이 빠져나간 다리 아래는 먹거리 좌판이 펼쳐졌다. 뚜껑 없는 푸드 트럭에 근처 갯벌에서 잡아온 듯한 해산물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다. 그러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낙지 탕탕이와 삶은 참소라를 안주 삼아 얼큰해질 때까지 목을 축이다 갈 수 있었다.

▼ 12 : 09. 이젠 대부해솔길의 또 다른 명소 ‘낙조전망대’로 갈 차례이다. 이 구간은 노둣길도 없다. 파도가 부딪고 헤집어놓은 바닷가는 온통 바위투성이였다. 때문에 밀물 때는 통행이 제한된단다.

▼ 12 : 13. 하지만 ‘낙조전망대’로 연결되는 다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2026년 3월 31일부터 같은 해 6월 26일까지 상판 보수공사가 진행된단다.

▼ 낙조전망대는 바다를 향해 달려 나간 다리 끝에 매달려 있다. 노을과 햇빛을 형상화했다는, 그 화려함이 서해의 낙조만큼이나 아름다운 조형물(작품명 : 석양을 가슴에 담다)도 눈에 띈다. 이름처럼 석양에 지는 해가 조형물의 중앙에 걸렸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전해진다. 안산9경 중 3경으로 꼽혀있을 정도다.(사진은 2013년 촬영)

▼ 12 : 14. 이번에는 ‘고깔섬’으로 올라가본다. 만조 때 낙조전망대를 가려는 사람들을 위해 개미허리아치교까지 산길이 나있는데, 위로 오르면 낙조전망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한몫을 했다. 다리 조금 못미처에 섬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놓여있다.

▼ 12 : 19. 숨이 턱에 차서 올라온 섬의 몽댕이(이정표 : 개미허리아치교→ 0.3km/ 낙조전망대↓ 0.2km). 하지만 전망대 쪽은 군의 초소 때문에 철조망으로 막혀있었다.

▼ 그 아쉬움을 나태주 시인의 시로 달래본다.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면 나는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 길은 이제 ‘고깔섬’을 횡단하면서 간다. 생김새가 ‘고깔’처럼 생겼다는 작은 무인도, 거짓말 좀 보태 손바닥만 한 크기지만 출렁다리까지 놓여 있었다.

▼ 12 : 28. 이번에는 ‘개미허리 아치교’를 건넌다. 다리를 내려다보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 된다. 사람의 손으로 섬과 섬을 이어놓았지만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 북쪽 해안. 멀리 바다 건너 송도와 인천대교, 영종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는데 내 시력으로는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 반대편에서 내려다본 개미허리 아치교. 고깔섬 오른쪽으로 보이는 섬은 ‘변도’이다. 하나 더. 주민들은 두 섬의 사이 개미허리처럼 잘록한 이곳을 ‘험액이’로 부르고 있었다. 재앙이 일어나기 쉬운 후미진 곳이란다.

▼ 탐방로는 이제 구봉도의 주능선을 따라간다. 말갈기처럼 뾰쪽하게 솟아오른 능선을 따라 기다랗게 데크 길을 내놓았다. 길 위에 서면 양편으로 바다를 거느리며 걷는 뿌듯함이 더해진다.

▼ 12 : 40.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아니 구분하기도 애매한 작은 봉우리들이 늘어서있어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내려선 안부에서 길이 나뉜다. 오른쪽은 해안로(아까 지나갔던)로 내려간다. 참고로 구봉도는 아홉 개의 봉우리가 섬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육안(肉眼)으로 아홉 개의 봉우리를 구분할 수는 없다.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산길을 걸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 서해랑길은 계속해서 능선을 탄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주차장(1.3km) 방향이다.

▼ 12 : 47. 봉우리 하나를 더 넘자 이번에는 사거리(구봉약수터← 0.2km/ 종현어촌체험마을→ 0.7km/ 개미허리아치교↓ 0.8km)가 맞는다. 이정표에는 나와 있지 않으나 구봉이 정상으로 가는 길이 맞은편 능선을 따라 나있다.

▼ 12 : 49. 구봉약수터 갈림길. 왼쪽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구봉약수터’를 만날 수 있다. 약수터는 일제강점기에 인천항 축조에 쓸 돌을 채석하던 중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약수가 꿀맛인데, 2013년에 둘러봤기에 약수터까지 내려가는 것은 포기했다.

▼ 이후부터는 구봉산의 허리를 째고 간다. 굴곡진 계단길이 아름다운데다 가끔은 시야까지 열리는 기분 좋은 구간이다.

▼ 이즈음 푸른 바다가 열린다. 시화방조제와 송도신도시가 또렷하게 눈에 들어오는데, 특히 방조제에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산행을 하다보면 가끔 항공기가 머리 위를 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멀지않은 곳에 인천공항이 위치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만나는 돌 조각품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단란한 고슴도치 가족을 표현했나보다.

▼ 13 : 02. 낙조전망대 주차장에 있는 ‘대부해솔길’ 입구(이정표 : 낙조전망대 2.1km). 주차장에 세워놓은 수많은 자동차들을 보니 구봉도 해안가와 숲속산책로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숫자가 실감이 난다.

▼ 주차장 한켠에는 구봉도를 나타내는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낙조의 해를 품다’. 구봉도를 의미하는 아홉 개의 원형을 바탕으로 낙조와 노을, 태양의 이글거림을 형상화했단다.

▼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찍었노라! 인증 사진 찍기 딱 좋겠다.

▼ 조형물 너머는 ‘구봉솔숲해수욕장’이다. 해수욕과 갯벌 체험은 물론이고, 아름다운 낙조까지 감상할 수 있어 대부도의 명소로 꼽힌다. 내 눈에는 부드러운 모래와 조개껍데기가 섞여 있는 백사장이 더 돋보였다. 아이들이 모래놀이하기에 딱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 13 : 11. 구봉도 해안을 뒤로하고 ‘구봉타운길’을 따라 북망산으로 향한다.

▼ 13 : 15. 공영주차장(152호) 앞에서 아까 구봉도로 들어가면서 헤어졌던 서해랑길을 다시 만났다.

▼ 뒤돌아본 풍경. ‘구봉도’를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 들어갔다가 구봉산의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온 다음 이곳으로 왔다.

▼ 계속해서 ‘구봉타운길’을 따른다. ‘두멍큰산’을 빠져나오면서 만났던 ‘구봉펜션단지’를 지나서도 한참이나 더 간다.

▼ 13 : 22. ‘레드스카이펜션’ 앞에서 왼쪽으로 빠져나간다. 오른쪽(도로)은 ‘연목이길’로 변해 ‘돈지섬’으로 간다.

▼ 조개장어군&솔카페를 지난 길은 바닷가로 이어진다.

▼ 몇 걸음 더 걷자 해송 숲이 반긴다. 바닷가에 솔숲까지 울창하니 캠핑마니아들에게는 이만한 곳도 없겠다. 그래서일까? 숲에는 서너 개의 텐트가 쳐져있고, 고기 익는 냄새까지 솔솔 풍겨 나온다.

▼ 바닷가 모래언덕에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로이 서있다. 그런데 생김새가 보통이 아니다. ‘미인송’이란 이름 하나쯤은 너끈히 얻을 수도 있겠다.

▼ 13 : 28. 솔숲 끝에도 펜션단지가 들어서 있었다. 낙섬(구봉솔숲)을 마주보고 있으니 펜션으로서는 이보다 더 나은 입지가 없겠다.

▼ 13 : 30. 단지의 끝. 서해랑길은 ‘대부도 씨 아트 바다펜션’ 앞에서 ‘북망산’ 산등성이를 넘는다. 하지만 ‘북망산’이란 어감이 썩 내키지 않는데다 때마침 물까지 빠져있어 ‘서위 해변(‘느락뿌리해변’이라는 사람도 있었다)’을 따라가기로 했다.

▼ 해안은 활처럼 굽었다. 그런데 그 길이가 만만찮게 길다. 바닥 또한 녹녹치 않았다. 바위지대를 지나는가하면, 자갈과 모래밭을 끊임없이 걸어야하기 때문이다. 북망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버리고, 바닷길을 선택한 것이 실수가 아니었는지 살짝 걱정도 된다.

▼ 뒤돌아본 풍경. 가운데가 구봉도, 오른쪽은 낙섬(구봉솔숲)이다.

▼ 해안을 따라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자갈이 많이 섞인 모래사장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걷기가 편했다.

▼ 13 : 43. 활처럼 굽은 모래밭이 끝나면 ‘칼국수 식당촌’에 이른다. 대부도는 바지락 칼국수의 명소이다. 대부도 사람들이 집에서 끓여 먹던 것이 염부들의 점심으로 제공되었고, 이게 시화방조제 완공 이후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바지락칼국수의 명소로 굳어졌다고 한다.

▼ ‘서위해변’의 끝. 거센 파도에 부대끼다 못한 곶부리는 허리가 두 동강 나버렸다. 그걸 보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즐겁기만 하고.

▼ 13 : 49. 서위해변에서 ‘카페 루헤’ 전용주차장으로 올라가 ‘서위매봉길’을 따라간다. 이곳 ‘방아머리 두서마을’에서도 어촌 갯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듯 트랙터가 대기하고 있었다.

▼ 13 : 53. ‘대부황금로(301번 지방도)’로 올라섰다. 그렇다고 도로를 따라간다는 얘기는 아니다. 대부해솔길 이정표(해안가←/ 북망산전망대 1.7km)가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라고 지시한다.

▼ 이후부터는 ‘방아머리해수욕장’의 백사장을 걷게 된다. 백사장의 길이는 500m. 큰 규모는 아니지만 수도권 도심에서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사장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 해변은 보는 사람을 놀래키고 있었다. 드넓게 펼쳐지는 모래사장에 놀라고, 갯벌 멀리까지 나가 조개를 캐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놀란다.

▼ 글자 조형물은 ‘안산 대부도’라 적었다. ‘방아머리’라는 구수한 지명을 버젓이 놓아두고 말이다. 참고로 ‘방아머리’는 구봉염전 쪽에 있는 서의산으로부터 바다로 길게 뻗어 나간 끝 지점으로 디딜방아의 방아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871년 제작된 대부도 지도에는 ‘방아찧을 용(舂)’자가 들어간 용두포(舂頭浦)로 표기되어있다.

▼ 해수욕장 앞으로 카페와 식당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바다를 보며 식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딱 좋겠다.

▼ 14 : 08. 해수욕장 끄트머리에서 다시 ‘대부황금로’로 올라간다. 그러자 대부도관광안내소가 나타나면서 트래킹이 종료되었음을 알려준다.

▼ 서해랑길(안산 92코스) 안내도는 관광안내소 앞 도로변에 세워져 있다. 그나저나 오늘은 12.57km를 걷는데 3시간 50분이나 걸렸다. 산길이 의외로 많았던 데다 볼거리까지 널려있다시피 해 속도를 낼 수 없었던 모양이다.

'서해랑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좁은 바다 물목을 올라가며 인천·시흥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다. 서해랑길 93코스(배곧한울공원-남동체육관) (1) | 2026.05.04 |
|---|---|
| 달전망대 나래 아래, 시화호는 영락없는 바다이더라. 서해랑길 92코스(대부도관광안내소-배곧한울공원) (0) | 2026.04.23 |
| 보라, 그리고 상상하라. 바라는 대로 이루어(돼)지리라. 서해랑길 89코스(전곡항-고랫부리 입구) (0) | 2026.03.22 |
| 메마른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는 휴식처, 화성 바닷가를 걷다. 서해랑길 88코스(궁평항-전곡항) (2) | 2026.03.10 |
| 폭탄 떨어지던 훈련장에서 기리는 평화, 하지만 투쟁의 역사는 길고도 험했다. 서해랑길 87코스(이화리버스정류장-궁평항) (2) | 2026.02.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