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산(金堂山, 303.5m)

 

산행일 : ‘18. 2. 10()

소재지 : 광주시 서구 풍암동과 남구 송하동·주월동·진월동의 경계

산행코스 : 풍암저수지황새봉(186.4m)황새정삼흥정금당산옥녀봉(233m)원광대 한방병원(산행시간 : 1시간 40)

 

함께한 사람들 : 온라인 산악회


특징 : 광주광역시 서구의 풍암지구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금당산(金堂山)은 북쪽에 옥녀봉과 서쪽으로는 황새봉을 거느리고 있다. 무등산에서 분적산을 거쳐 북서쪽으로 내려선 분적지맥이 진월동을 지나면서 솟아오른 산으로 남구(진월동)와 서구(풍암동)의 경계를 이룬다.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선지 산 전체를 아예 산상공원(山上公園)으로 가꾸어 놓았다. 산길은 넓고 또렷하며 길이 나뉘기라도 할라치면 빼놓지 않고 이정표를 세웠다. 거기다 조그만 공터라도 생길라치면 어김없이 운동기구나 벤치 등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들을 배치했다. 전망 좋은 곳에는 정자(亭子)까지 지어놓았음은 물론이다. 또한 주변의 아파트 단지를 따라 많은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어 작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족끼리 산책삼아 오르기에 딱 좋지 않나 싶다.

 

산행들머리는 풍암저수지(광주시 서구 풍암동)

호남고속도로 문흥 JC에서 2순환도로로 갈아타고 달라다가 풍암교(서구 풍암동)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하여 회재로로 옮겨 타면 잠시 후 풍암저수지에 이르게 된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이다. 관개용 저수지로 축조된 풍암저수지는 제방 길이 190m에 높이는 6.1m이다. 만수면적이 133,000m²에 이를 정도로 넓은데, 풍암택지개발 이후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예쁘장한 담장으로 단장된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들머리에는 이곳이 빛고을 산들길임을 알리는 팻말 외에도 빛고을 산들길 안내도와 풍암동을 소개해놓은 안내판, 그리고 금당산 산책로 안내도등이 세워져 있다. 시간에 쫒기지만 않는다면 한번쯤 살펴보고 산행을 나설 일이다. 그중 금당산 산책로를 그려놓은 안내판은 꼭 살펴봐야 한다. 옥녀봉에서 하산지점인 원광대한방병원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막혀있다는 것을 표기해놓았기 때문이다. 무작정 진행하다가 자칫 되돌아 나와야만 하는 불상사를 겪을 수도 있으니 유념하는 게 좋겠다.




빛고을 산들길 안내도도 한번쯤은 살펴보자. 광주광역시에서 심혈을 기울여 조성해놓은 둘레길이니 말이다. ‘빛고을 산들길은 광주시 북구 용산교에서 삼각산, 군왕봉, 동구 잣고개, 남구 분적산, 서구 금당산, 광산구 어등산, 백우산, 진곡, 비아를 거쳐 다시 용산교로 이어지는 81.5km에 이르는 둘레길이다. 참고로 '빛고을 산들길'이라는 이름에는 광주를 뜻하는 빛고을을 중심으로 산과 들이 연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다는 의미의 산들, 산들바람을 가볍게 느끼면서 산들산들걷는다는 의미를 함께 포함하고 있단다.



몇 걸음 더 들어가니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산자락에다 만든 인공폭포를 기본으로 깔고, 그 옆에 놓인 데크계단 아래에는 먼지 털이용 에어 컴프레서(air compressor)’를 설치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 앞에는 물웅덩이를 만들고 플라스틱 솔도 비치해 놓았다. 산행 중에 들러붙은 흙먼지는 물론이고, 신발까지 깨끗이 닦고 돌아가라는 배려일 것이다. 그동안 다녀본 수많은 산 중에서 가장 고객 위주로 시설을 꾸몄지 않나 싶다. 관할 행정관청이 서구청 관계자분들에게 글로서나마 감사를 드려본다.




반대방향, 그러니까 풍암저수지 쪽에는 4각의 정자를 배치하고, 그 뒤에다 전망데크를 만들어 놓았다. 풍암저수지를 조망해보라는 배려일 것이다. 하지만 일부러 올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웃자란 잡목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화의 아랫도리를 절반이나 잘라먹어버리기 때문이다.



인공폭포의 오른편, 데크로 만든 계단을 오르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것이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하긴 주민들의 의견까지 수렴해가며 만든 시설이니 오죽하겠는가. 며칠 전, 산행준비를 하다가 이곳 금당산을 소개 해놓은 글을 발견했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발견한 글이었는데, 금당산 입구의 급경사 지역에 놓인 계단이 철과 플라스틱 소재로 되어있어 볼썽사납다고 했었다. 그런 계단이 이렇게 말끔하게 뒤바뀌어 있는 것이다.




제법 긴 데크계단을 오르자 풍암정(楓巖亭)이 나온다. 발아래에 펼쳐지는 풍암저수지에서 따온 이름이 아닐까 싶다. 하긴 풍암(楓巖)’이라는 지명이 본디 금당산의 가을단풍이 아름답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니 본래의 자기 이름을 되찾았다고 봐도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특별히 염두에 두어야 할 정자는 아니다. ! 낯선 풍경이 있기는 하다. 건물의 외부에 걸려있는 게 보통인 현판(懸板)이 정자의 내부에 걸려있었다.



하지만 조망만은 빼어나다. 발아래에는 서구(광주광역시)에서 뽑은 팔경(八景)’ 삼경(三景)’이라는 풍암저수지가 널따랗게 펼쳐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저수지 뒤에서는 월드컵 경기장이 나도 여기 있다며 고개를 내민다.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나무랄 이가 없을 정도로 예쁘게 지어진 건축물이다. 참고로 풍암저수지는 1956년 농업용으로 축조되었으나 풍암택지 개발로 내방객이 증가하자 1999년 국토공원화 시범 사업으로 전통 정자와 목교(木橋), 인공폭포, 음수대(飮水臺) 등을 설치하여 물과 전통이 어우러지는 광주의 상징적 쉼터로 개발된바 있다. 수생식물과 어류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주변 대부분이 오래된 송림(松林)이라서 물이 맑고 수심이 깊어 투영되는 둘레의 산들이 매우 선명하고 아름답다고 소문나있다.



다시 산행에 나선다.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는데 조그만 공터라도 생겼다 싶으면 어김없이 벤치 등의 편의시설 들을 들어앉혔다. 체육시설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산이 도심(都心)에 있다 보니 아예 공원으로 가꾸어 놓았나 보다.




조그만 가파르다 싶으면 어김없이 계단을 놓았다. 특이한 건 계단의 중간쯤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두었다는 점이다. 의자를 놓아 쉼터를 겸하도록 했다. 오르는 도중에 쉬어야 할 정도로 길지도 않는데 말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18분쯤 되었을까 길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코팅지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종종 산행을 함께 하고 있는 서래야 박건석선생이 걸어놓은 것으로 황새봉 186.4m)’이라고 적혀있다. 원래부터 이런 이름의 봉우리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가 새로 작명(作名)한 것인지는 몰라도 그게 무슨 대수이겠는가. 그저 전국의 산을 다 올라보겠다는 그의 집념이 놀라울 뿐이다. 아니 새로운 봉우리를 오를 때마다 이런 정상표시 코팅지를 매달아 놓는 그의 열정이 부럽다.



산길은 한없이 곱다. 보드라운 흙길은 폭신폭신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고, 경사도 완만해서 평지나 다름없다. 그보다 더 좋은 건 길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집사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으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다.



한껏 여유를 부리면서 걷다보면 삼거리(이정표 : 황새정0.7Km/ 운리마을0.6Km/ 풍암호수0.7Km)’가 나온다. 오른편은 운리(雲裡)’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이다. 마을 전체가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구름 속에 있는 것 같다는 마을이다. 이곳에도 역시 벤치 몇 개를 놓아두었다. 올라오느라 고생했으니 잠시 쉬어가라는 배려일 것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28분쯤 지나자 오른편으로 조망이 트이는 암릉이 나타난다. 남서쪽 제2순환도로 송암 TG’ 너머로 화방산이 솟아있고, 그 아래에는 송원중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동남쪽 방향의 노대동 아파트 너머로 보이는 산들은 아마 분적산에서 송광산으로 연결되는 능선일 것이다.




어설프긴 하지만 이곳에서 처음으로 바윗길을 걷게 된다. 능선의 한 중앙을 따라 암릉이 깔려있지만 워낙 반반한데다 경사까지 완만하다보니 바윗길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아무튼 얼마 전 대도심 내의 야산을 지질학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란 연구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었다. 금당산에 대한 지질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조선대(지구과학교육과) 안건상 교수의 논문이었는데, 그는 이곳 금당산을 학생들을 위한 지질학습장으로 개발할 것을 주장했었다. 논문에는 지형 요소로 빙하기에 형성된 U자형의 형태, 다양한 크기와 방향의 절리, 화산암 지대에서 단애와 너덜지대(애추) 등이 관찰되고, 여러 지역에서 토양이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고 했다. 지금 걷고 있는 이런 암반(巖盤), 여느 다른 암반들과 하등에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도 그런 특징들이 숨어 있었나 보다.



그렇게 3분쯤 오르자 반듯하게 잘 지어진 팔각정(八角亭)이 나타난다. ‘황새정이란다. 5년쯤 전인가 황새봉의 정자를 새로 지었다는 언론보도를 본 것 같은데, 이 정자를 두고 한 말이었던가 보다. 당시 기사에서는 2012년의 태풍 볼라벤때 정자가 쓰려졌다고 했다. 1년이 채 안되어 복구가 완료되었다기에 과연 광역자치단체답다고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119산악구급함까지 갖춘 이곳에서 산길은 두 갈래(이정표 : 삼흥정0.6Km/ 신암정0.3Km/ 풍암호수1.4Km)로 나뉜다. 그런데 이정표에 표기되어 있는 두 행선지가 모두 정자이다. 삼거리인 이곳도 역시 황새정’, 오늘 길에는 풍암정도 만났었다. 아무래도 금당산에는 꽤나 많은 정자들을 지어놓았나 보다.



황새정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화방산을 중심에 둔 남서쪽 방향의 조망(眺望)이 터지는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화방산과 송암톨게이트가 보이는가 하면 가야할 능선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오는 곳이다. 이어서 가파르게 아래로 떨어졌다 싶으면 산길을 다시 오르막으로 변한다. 아까와는 다르게 제법 가파른 오르내림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버거울 정도는 아니니까 말이다.



조금이라도 가파른 곳에는 어김없이 계단을 놓았다. 계산의 생김새도 각양각색이다. 데크계단이 보인가 싶더니, 이번에는 침목계단이 나타난다. 통나무로 만든 계단 두 가지로 나뉜다. 옆으로 뉘였는가 하면 어떤 곳에는 짧게 잘라 세워놓았다. 또 다른 곳, 특히 바윗길에는 발 디딤판 모양의 계단을 철제로 만들었다.




황새정에서 10분쯤 더 걸으면 바윗길이 나타난다. 비록 바닥에 깔려있긴 하지만 온전한 바윗길로 분류할 수도 있겠다. 그래선지 길가 양 옆에다 밧줄난간까지 둘러놓았다. 이 부근은 조망(眺望)이 좋은 편이다. 바윗길인데다 길가에 늘어선 소나무들도 심심찮게 시야를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송암공업단지와 화방산 등 아까 보았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다만 아까보다 그 넓이가 늘어나있다. 그만큼 고도(高度)를 높였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렇게 5분쯤 더 걷자 송하동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정상0.4Km/ 송하동0.7Km/ 풍암호수1.8Km)와 국가지점표지판 외에도 벤치 두어 개를 놓아 쉼터를 겸하도록 했다.



이어서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멋들어진 소나무들이 빼곡한 예쁜 길이다. 그리고 푹 꺼진 안부에서 삼흥정이란 정자를 낀 널찍한 쉼터를 만난다. 여러 종류의 체육시설까지 갖추었으니 다목적 쉼터라고 하는 게 옳겠다. 아무튼 이곳에서는 중흥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뉜다. 왼쪽방향이다.




산길은 다시 오름짓을 시작한다. 그것도 꽤나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거기다 제법 길기까지 하다. 하지만 계단을 잘 만들어놓았으니 속도만 조금 떨어뜨린다면 별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13분쯤 진행하면 일부러 쌓아올린 것 같이 생긴 헬기장에 올라선다. 10평 남짓쯤 되는 공터로 이루어졌는데 이정표(옥녀봉1.2Km, 태현사 0.7Km/ 옥천사0.7Km, 분적산 정상 5.2Km/ 풍암호수2.2Km)빛고을 산들길 안내도외에도 우리나라가 월드컵 4의 기적을 이룩한 게 금당산 덕분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적은 안내판을 세워놓았다. 남자들이 실력을 겨루는 양기(陽氣)가 강한 월드컵 경기장을 음기(陰氣)의 기운이 강한 금당산의 옥녀봉 근처에다 지음으로써 음양의 조화로 4강 진출이 가능했었다는 것이다.



헬기장에서의 조망은 빼어나다. 오른편으로는 진월지구의 아파트들이 숲을 이룬다. 그 뒤에 보이는 산은 아마 제석산일 것이다.



왼편의 조망도 괜찮다. 풍암지구 아파트 숲의 오른편으로 보이는 예쁘장한 건물은 월드컵 축구경기장이다. 2002년에 열렸던 ·일 월드컵축구대회때 건설했는데, 연면적 71630에 지상 5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용인원은 4245명이며, 2137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시설을 갖추고 있다. 월드컵대회 이후 다목적 종합경기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여 2004400m 8레인의 육상트랙이 완공되었다. 미디어센터, 선수대기실, 통신 및 의료시설과 탁구장·태권도장·유도장·볼링장·배드민턴장·헬스클럽·공연장·유스호스텔 등 각종 부대시설도 갖추고 있단다. 저 경기장에서는 스페인-슬로베니아(62), 중국-코스타리카(64)의 조별 리그전이 열렸고, 한국-스페인(622)8강전이 열렸었다. 당시 거스 히딩크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세계적인 강호 스페인을 누르고 월드컵 4강에 올랐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거스 히딩크 스타디움(Guus Hiddink Stadium)'이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현재는 광주FC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상표지석이 있는 암봉으로 향한다. 짧게 아래로 내려서니 체육시설이 있는 곳에서 막걸리와 음료수를 팔고 있다.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하긴 영하의 추위 속에서 시원한 것을 찾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잠시 후 정상의 바로 아래에서 삼거리를 만났다. 이정표는 세워져 있지 않지만 왼편은 옥녀봉으로 가는 길이다. 금당산 정상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이곳으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는 얘기이다.



몇 걸음 걷지 않아 금당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은 두 개의 단()으로 나누어진 암봉(岩峰)이다. 그래선지 정상표지석도 두 개나 된다. 가장 높은 곳에 세워놓은 오래 묵어 보이는 것 말고도, 아랫단에다 커다란 정상석 하나를 더 세운 것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정확히 1시간이 걸렸다. 참고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금당산신사(金堂山神祠)가 현 남쪽 10리에 있다.’는 기록이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금당산쇠 금()’집 당()’ 자를 쓰는데 이는 본래 불교에서 나온 말로 부처님을 모시는 건물인 사찰의 전각을 말한다. 금색 옷을 입고계신 분이 주석하고 있는 건물을 금당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로보아 빛고을 광주가 아미타부처님이 상주하고 계시는 극락정토이고, 서구의 진산인 금당산이 부처님 집, 즉 금당(金堂)이 된다는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정상에서의 조망도 빼어난 편이다. 오른쪽으로는 진월지구과 노대지구의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그 뒤에는 제석산은 물론이고, 분적산에서 송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나타난다. 그러나 짙게 낀 연무(煙霧)로 인해 거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희미해져 있다.



국기게양대 뒤쪽에 정자가 보이기에 따라가 보니 무인산불감시탑으로 보이는 철제 구조물 옆에 금당정(金塘亭)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그런데 정자의 이름 중 자가 집 당()’이 아니라 둑 당()’ 자로 되어있는 게 아닌가. 그 이유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아무튼 이 정자는 광주시가지 너머로 무등산이 조망된다는 곳이다. 하지만 연무로 인해 호남의 명산이라는 무등산은 가늠조차 할 수가 없다.




아까 얘기했던 삼거리로 되돌아가 이번에는 왼편 길로 향한다. 물론 옥녀봉 방향이다. 하산을 시작하자마자 만나는 가파르면서도 긴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태현사로 내려가는 길이 나뉘는 삼거리이다. 거리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이정표(옥녀봉/ 태현사/ 헬기장) 외에도 벤치를 놓아 쉼터를 겸하도록 했다. 참고로 금당산은 옥녀봉과 함께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에서 여성을 지칭하며, 음기(陰氣)가 드세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음기를 누르기 위해 지은 절이 옥천사(玉泉寺)라는 설도 있으니 참조한다.



잠시 반반해지는가 싶던 산길이 다시 오르막으로 변한다. 그리고 방금 올랐었던 금당산이 어렴풋이 조망되는 무명봉에 올라선다. 이어서 소나무가 울창한 내리막길을 잠시 내려서면 이번에는 좌우로 길이 나뉘는 십자안부에 이른다. 이곳도 역시 이정표(옥녀봉/ 풍암지구/ 광주선명학교/ 헬기장)외에 벤치를 놓아 쉼터를 겸하도록 했다.




안부를 지난 산길은 다시 오름짓을 시작한다. 그것도 긴 오르막길이다. 이어서 팔각의 정자가 지어져 있는 열 평쯤 됨직한 공터에 올라선다. 누군가 일부러 쌓아올린 것 같이 봉긋하게 솟아오른 형상이다. 그래선지 옥녀봉대(玉女峰臺)‘라는 이름표까지 붙여 놓았다. 금당산 정상에서 이곳까지는 15분이 걸렸다.



몇 걸음 더 걸으면 체육시설이 나오고,



이어서 잠시 후에는 주월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뉘는 삼거리이다. 그런데 이정표(헬기장/ 주월동 현대APT, 원광대학 한방병원)에 옥녀봉 방향이 텅 비어있다. 가지 말라는 모양이다. 아무튼 옥녀봉을 둘러본 후에는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나와야만 한다. 직진해서 원광대 한방병원으로 내려가는 ‘500m’짜리 코스가 있긴 하지만 현재는 폐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 멋진 전망대(展望臺)까지 만날 수 있는 코스이지만 사유지(私有地)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69월부터 폐쇄되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길을 막아버린 주인만 탓할 일은 아닐 것 같다. 지주(地主)의 허락도 없이 쉼터와 계단, 전망대 등을 무단으로 설치해놓은 지방자치단체의 잘못이 더욱 커 보이기 때문이다. 공익(公益)을 위한답시고 사익(私益)을 해치는 행위는 개발독제시대(開發獨裁時代)에나 가능했던 일이 아니겠는가.



삼거리를 지났다 싶으면 저만큼에 밋밋한 모양의 옥녀봉(玉女峰 233m) 정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여성의 둔부같이 완만한 모양의 산이라고 해서 옥녀봉이란 이름이 붙었단다. 그나저나 대여섯 평쯤 되어 보이는 공터는 텅 비어있다. 정상표지석이나 그 흔한 이정표 하나 보이지 않는 다는 얘기이다. 가끔 보이는 산꾼들의 정상표지판도 보이지 않는다. 주변의 나무들 때문에 조망 또한 시원치가 않다.



조금 전에 거론했던 삼거리로 되돌아와 하산을 시작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하지만 버거울 정도는 아니니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거기다 그 가파름이 심하다 싶은 곳에는 어김없이 밧줄난간을 만들어 놓았다. 그저 쉬엄쉬엄 내려오기만 하면 된다.



산행날머리는 원광대 한방병원 앞(남구 주월동 543-8)

그렇게 10분 조금 넘게 내려서면 금당중학교 갈림길‘(원광대 한방병원/ 금당중학교/ 옥녀봉0.5Km)이 나오고, 이어서 갑자기 반반해진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진행하면 원광대 한방병원이 나타나면서 오늘 산행이 종료된다. 오늘 산행은 총 1시간40분이 걸렸다. 주어진 시간 안에 식당까지 들르려고 서두르다보니 오늘 산행은 중간에 쉬지를 않았다. 오롯이 걷는 데만 소요된 시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