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라오스(Laos)

 

여행일 : ‘17. 2. 28() - 3.4()

일 정 :

3.1() : 비엔티엔 사원관광(왓 씨사켓, 왓 팟 깨우), 불상공원(왓 씨엥쿠안). 탕원유원지 선상식. 소금마을 방문, 방비엥(썬셋 모터보트, 유러피안 거리)

3.2() : 방비엥(블루라군, 짚라인, 탐남동굴 튜빙, 쏭강 카약킹)

3.3() : 젓갈마을 방문, 비엔티엔(빠뚜싸이 독립기념탑, 왓 탓 루앙)

 

여행 둘째 날 오후 : 탐남동굴 튜빙(Tubing)과 쏭강 카야킹(Kayaking)

 

특징 : 비엔티안에서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자연도시 방비엥의 특징에 대해서는 선셋 모터보트편에서 얘기한바 있다. 그리고 방비엥에서의 모든 일정은 즐기는 코스로 짜여있다는 것도 거론했었다. 롱테일보트(Long Tail Boat)나 짚라인(Zipline), 버기카(Buggy Car), 튜빙, 열기구 등이 그것인데 이번에 타게 되는 카약킹(Kayaking)과 튜빙도 그중의 하나이다. 먼저 탐남동굴(ThamNam)‘에서 이루어지는 튜빙(Tubing)은 고무 튜브를 타고 동굴을 탐사하는 일정이고, 카야킹(Kayaking)21조로 팀을 나누어 카약을 타고 쏭강을 내려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늘 오후는 물속에서 노는 일정으로 짜여진 셈이다.

 

 

 

블루라군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트럭의 뒷칸에 몸을 싣는다. 탐낭동굴로 이동하기 위해서이다. 오늘 오후는 튜브를 타고 탐낭동굴을 탐사한 후, 카약을 저어 쏭강을 내려오는 일정으로 짜여 있다. 잘 달리던 차량이 작은 강가에서 멈추어버린다. 더 이상은 들어갈 수가 없단다. 이곳에서 탐낭동굴까지는 꽤나 먼 거리이지만 걸어가야만 한단다.

 

 

다리를 건너면서 오후 일정이 시작된다. 길이가 70m쯤 되는 현수교(懸垂橋)인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리가 출렁거린다. 껑충껑충 뛰어보는 사람들도 보인다. 앞뒤의 여성들을 놀래보려는 심산일 것이다. 그래봤자 놀라는 사람도 없었지만 말이다. 하긴 아무리 여자라고 해도 이정도 높이에서 겁먹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리를 건너면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뒤에는 거대한 바위절벽이 버티고 있다. 그 절벽의 아래에 땀쌍동굴(Tham Xang Cave)‘이 자리하고 있다. 탐쌍(Tham Xang)이란 동굴을 뜻하는 라오스어인 '(Tham)‘코끼리를 뜻하는 '(Xang)‘의 합성어(合成語)이다. 말 그대로 코끼리 동굴이라는 뜻이다. 이는 동굴내부에 코끼리의 모습을 조각해 놓은 것처럼 쏙 빼다 닮은 종유석이 있다는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동굴의 오른편에 사원(寺院)으로 보이는 건물이 지어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불상(佛像)을 모셔놓은 전각(殿閣)일 것이다.

 

 

절벽 아래에 이르니 그다지 깊지 않은 동굴이 나타난다. 입구의 높이가 3m가량 되고, 그 안은 30평 정도의 너른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왼편 벽 가까이에 뭔가가 매달려있다. 생김새로 보아 종()이려니 했더니 그게 아니란다. 월남전 때 미군이 사용했던 포탄인데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걸어놓은 것이란다.

 

 

동굴의 안은 부처님을 모시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중앙에는 좌불(坐佛)을 안치했다. 생김새나 얼굴 표정 등 소승불교의 대표적인 외형을 보여주는 불상이란다. 입술의 모양새 때문인지는 몰라도 약간은 흡족한 표정을 하고 있다.

 

 

오른편에는 누워있는 형상의 와불(臥佛)을 모셨다. 황금빛 나는 화려하기 짝이 없는 불상이다. 부처님 주위에는 합장을 하고 있는 좌상 몇 개를 배치했다. 부처님의 제자쯤 되는 모양이다. 아무튼 이런 불상들을 모셨기에 이곳 탐쌍동굴을 사원(Thamxang Xayyalam temple)으로 부르기도 하나보다.

 

 

머리를 들어보면 이 동굴의 이름을 낳게 한 종유석 하나가 동굴 벽면에 돌출되어 있다. 상아와 코, , 다리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발톱까지도 코끼리를 쏙 빼다 닮았다. 그것도 살아 움직이는 코끼리다. 어느 명장(名匠)이 과연 이렇게 생동감 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니다. ()이 아니면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다. 참고로 코끼리()는 라오스에서 성스럽게 여기는 동물이다. 그래서 코끼리 모양의 종유석이 있는 동굴내부에다 불전을 꾸미고 성스런 장소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 머리맡에 뱀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가이드가 전해준 말에 의하면 어느 날 뱀이 부처를 찾아와 구원을 요청했단다. 부처님이 이를 거절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가 폭우가 쏟아지자 부처님을 덮어 비를 맞지 않게 해주었단다. 그 뒤로 뱀은 부처님을 보호하는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원에 가면 이렇게 뱀을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많다는 것이다.

 

 

천정에 매달린 종유석 중에는 용()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는 것도 보인다. 불교에서는 용도 신성시하고 있으니 저것 또한 신이 빚어놓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 외에도 작은 불상들을 곳곳에 모셔놓았다. 이런 게 불교국가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조금이라도 신성한 느낌이 드는 곳에는 어김없이 부처님이 들어앉아 있다.

 

 

 

 

 

 

 

동굴을 빠져나와 탐남동굴로 향한다. 농로(農路)를 따라 걷게 되는데 10분을 훌쩍 넘기는 거리이니 꽤나 멀다고 봐야겠다. 거기다 따가운 뙤약볕에 노출까지 되기 때문에 걷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렇다고 불평만 하면 어쩌겠는가. ‘피하지 못할 바에는 즐기라고 했다.’ 길가에 펼쳐지는 풍경에라도 푹 빠져볼 일이다. 저 멀리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바위봉우리들이 어서 오라며 손짓을 하고, 길가 들녘에서는 소떼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걷다보면 길바닥에서 먼지가 풀썩풀썩 피어오른다. 최근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참고로 라오스는 열대 몬순기후대(monsoon climate)‘이다. 건기(乾期)와 우기(雨期)로 구분되는데, 지금이 2월 말이니 건기의 끝자락쯤으로 보면 되겠다.

 

 

 

왜 사람들이 방비엥, 방비엥 하는지 알 것도 같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병풍처럼 반긴다. 여행 책자를 보니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의 특성으로 인해 특이한 모양의 산과 수많은 동굴이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 생김새가 중국의 계림을 닮았다고 해서 작은 계림또는 라오스의 계림으로 불리기도 한단다.

 

 

탐남동굴 앞은 식당가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가이드는 이 속담을 충실히 따르고 싶었던 모양이다. 동굴 탐험을 시작하기 전에 점심부터 먹여주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 고장의 별미라는 찰밥꼬지구이그리고 바게트 빵등이 나온다. 이것들을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내 머리 속에서는 케밥(Kebab)’이라고 자꾸 우겨댄다. 아무래도 몇 년 전 이스탄불로 출장 갔을 때 먹어본 고등어 케밥이 인상이 깊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식당은 관광객들로 우글거린다. 그런데 서빙을 하고 있는 종업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한국인들 일색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관광지라는 증거일 것이다. 그렇다. 어느 글에선가 지난 2011년에 국내항공사인 진에어(JIN AIR)가 인천-비엔티안 직항 노선을 개설한 이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현재는 티웨이항공(T'way Air)’과 대한항공에다 라오스 국적기인 라오항공(Lao Airlines)’까지도 정기노선을 운행하고 있다면서 말이다.

 

 

 

 

식사가 끝났다면 이젠 동굴탐사에 나설 차례이다. 동굴은 식당가의 바로 옆에 있다. 이번에도 역시 안전장비를 착용해야만 한다. 튜브(tube)와 구명조끼, 그리고 헤드램프(headlamp)1인당 한 개씩 지급이 된다. 동굴의 천정이 낮아 머리가 부딪칠 염려가 많은데, 이왕이면 헬멧(helmet)까지 지급했더라면 좋았지 않았나 싶다. 아니 지급을 받은 팀들도 보이기는 했다.

 

 

 

 

탐남(Tham Nam)동굴(Tham)’(Nam)’이라는 두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합성어인데 전자는 동굴을 그리고 후자는 물을 뜻한다. 말 그대로 물에 잠겨있는 굴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동굴에 들어갈 때에는 응당 뭔가 물에 뜨는 것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튜브라고 보면 된다. 아무튼 물은 석회성분이 많아 약간 뽀얗게 보이지만 대체로 맑고 깨끗하다. 물장난을 치다가 조금 들이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 이곳의 물은 석회성분이 많다니 어떻게 해서든지 안 마시는 게 좋을 것이다.

 

 

탐남동굴의 탐사는 튜브를 타고 이루어진다. 동굴이 절반쯤 물에 잠겨있기 때문이다. 워터게이브(Water Cave)라는 또 다른 이름을 얻게 된 이유이다. 일단은 튜브에 드러눕고 본다. 앉는 게 편하겠지만 최대한으로 자세를 낮추어야 하니 별 수 없이 드러눕는 자세가 되는 것이다. 이때 머리에는 헤드램프를 쓰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는 줄을 잡고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안전사고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손을 아래로 내려 보면 바닥이 닿을 정도로 물이 얕기 때문이다. 그저 천정에 머리가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만 하면 된다.

 

 

 

 

동굴 안은 한줄기의 빛도 스며들지 않는다. 암흑세상이라는 얘기이다. 그동안 수많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굴들을 들어가 봤다. 그러나 이곳처럼 조명시설을 해놓지 않은 동굴은 처음이다. 아무리 관광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하지만 이건 좀 너무한 것 같다. 아무튼 동굴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다. 튜브에 드러누운 채로 손으로 밧줄을 잡아당기면서 전진한다. 그러다보니 헤드램프의 불빛은 전방(前方) 보다는 천정을 바라보는데 활용 된다. 그래봤자 볼 것도 별로 없었지만 말이다. 아니 중간쯤에서 잠깐 걸을 때 불빛을 사용하였으니 소용이 아주 없었다고는 못하겠다. 특히 좁은 공간을 기어들어갈 때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동굴탐사가 끝나면 이젠 카약킹(Kayaking)을 즐겨볼 차례이다. 아까 트럭에서 내렸던 강가로 되돌아와 또 다시 트럭을 타고 쏭강의 상류로 이동한다. 주변 풍경을 보니 어제 롱 테일 보트(Long Tail Boat)’를 즐겼던 곳이 아닐까 싶다.

 

 

 

카약킹은 카약 한 대에 두 명씩 승선하게 된다. 이때 구명조끼와 노()가 하나씩 개인장비로 주어진다. 그리고 둘이서 힘을 합쳐 노를 저어 강을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 뒤에 안전요원 한 명이 함께 동승했다는 것을 깜빡 잊을 뻔 했다.

 

 

물길은 편한 것만은 아니다. 가끔은 깊은 곳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물살이 센 곳도 지나간다. 하지만 안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카약의 뒷자리에 동승하고 있는 안전요원이 보살펴주기 때문이다. 거기다 노를 젓는 게 힘들어 보이기라도 할라치면 노까지 저어준다. 그런 상황에 마음이 놓여서인지 다를 물장난을 치느라 정신들이 없다. 상대편 카약에 가까이 다가간 다음 노를 이용해 물세례를 퍼붓는 것이다.

 

 

노를 저어 상류에서 하류로 남쏭강(Nam Song River)’을 지난다. 어제 롱테일 보트를 할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물놀이를 하는 유럽인들이 가끔 눈에 띈다. 반갑다고 손을 흔들어 주는 것이 참으로 여유로운 모습들이다. '행복의 나라'라 불리는 이곳 라오스는 국민 행복지수가 높기로 유명하다. 저 유럽인들은 그 행복지수에 감염이 되어 있는 게 아닐까? 그들의 손짓에 반응하고 있는 나 또한 감염된 지 이미 오래일 것이고 말이다.

 

 

쏭강의 풍경은 어제와 비슷하다. 아니 자신은 못하겠지만 어제와 같은 풍경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의 섶다리가 생각나는 다리들이 심심찮게 보이는가 하면 블루라군으로 들어갈 때 가슴 졸였던 그 현수교도 보인다.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진 봉우리들도 계속해서 나타난다. 고깔모자를 쓴 것 같은 독특한 모양새가 흡사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중국의 계림(桂林),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라오스의 소계림'이라는 애칭(愛稱)으로 부른다.

 

 

강변에는 위락시설들도 보인다. 하긴 여행객들로 넘치는 방비엥이니 어떻게 저런 곳을 그냥 놔둘 수가 있겠는가. 마치 우리나라의 가평을 연상시키듯 쏭강을 배경으로 많은 위락시설들이 늘어서있다.

 

 

물살이 센 곳과 약한 곳, 그리고 물이 깊은 곳과 얕은 곳을 교대로 지나간다. 눈앞에는 방비엥의 수많은 산군(山群)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카르스트 지형이 빚어낸 봉우리들의 자태가 자못 빼어나다. 그리고 그 봉우리들은 쏭강과 어우러지며 한 폭의 풍경화로 다시 태어난다. 그것도 잘 그린 그림이다.

 

 

 

 

 

 

 

그렇게 1시간 정도 물놀이를 즐기다보면 어느덧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의 옆에 도착하게 된다. 튜빙과 카약킹을 하면서 젖은 옷은 아직도 물기를 흠뻑 머금고 있다. 방으로 들어가 씻는 게 우선이겠지만 마음 급한 일부 사람들은 호텔의 야외 수영장으로 뛰어들고 본다. 물속에서 놀다 젖은 옷이니 더러울 게 없다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