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문화촌
여행일 : ‘16. 8. 20(토)
소재지 :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함께한 사람들 : 가족나들이
특징 : 남양주시의 주금산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몽골문화촌‘은 1998년 남양주시와 몽골 울란바토르시가 체결한 우호협력 조약에 따라 만들어진 곳으로 몽골의 전통문화와 예술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내에는 몽골의 전통의상과 악기, 생활용품 등 몽골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800여 점에 걸친 다양한 전시품들을 관람할 수 있으며, 또한 별도로 마련된 두 개의 공연장에서는 몽골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몽골 문화예술단원‘들이 상주하며 공연을 펼치고 있는데 몽골 전통노래와 춤은 물론 악기연주, 기예, 줄서커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몽골문화촌은 '몽골보다 더 몽골스럽다.'고 소개되기도 한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가보아도 이곳처럼 한 곳에서 몽골의 맛을 체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튼 2만여 평의 대지 위에 민속전시관과 역사관, 생태관, 체험관, 5개의 게르 전시실, 민속공연장, 마상공연장, 승마체험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관람객을 맞는데, 민속전시관에는 몽골의 생활과 문화 예술, 그리고 종교를, 역사관에는 우리와 몽골의 역사를 비교하며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몽골역사를, 생태관에는 몽골의 동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체험관에서는 간단한 몽골말 익히기, 나담축제를 비롯한 놀이문화와 악기, 의상, ’종이 게르(Ger)‘ 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다섯 쌍둥이 소형 게르에는 학교, 음식, 말 등 몽골인의 삶에 대한 이해를 돕는 특별전시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그 밖에 실외에서는 편자던지기나 활쏘기 체험도 가능하다.
▼ 찾아오는 방법 : 서울양양고속도로(서울-춘천) 화도 I.C에서 내려와 창현교차로(남양주시 화도읍 창현리)에서 우회전한 후 387번 지방도를 타고 일동(포천시)방면으로 들어가면 수동면(남양주시)의 소재지인 입석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몽골문화촌이 소재하고 있는 ’수동국민관광지‘이다. 주차는 매표소 앞에 마련된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승용차 1대 당 2,000원의 주차요금은 감수해야만 한다. 공연관람을 하지 않을 경우 요금은 4,000원으로 늘어나니 주의한다.
▼ ’몽골문화촌‘은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주차장을 기준으로 왼편은 ’민속예술공연장‘과 ’마상공연장‘ 등의 즐길거리가 들어있고, 반대편인 오른편에는 몽골의 문화를 배우거나 또는 직접 체험까지 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몽골민속전시관‘을 중심으로 ’몽골역사관,과 ‘생태관’, ‘문화체험관’, ‘전통 게르(Ger)’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 왔더라면 억지로라도 오른편까지 들러봤겠지만 우린 사양하기로 한다. ‘몽골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미리 예약을 해놓은 ‘몽골전통음식’을 제 때에 먹으려면 중간의 대기시간까지 합칠 경우 2시간30분이나 걸리는 공연을 보기에도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 먼저 들어간 곳은 ‘민속예술공연장’이다. 공연장은 몽골 유목민의 전통가옥인 게르‘(Ger)' 형식으로 지어져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길에 벽면에 걸린 몇 점의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몽골의 산하(山河)를 촬영한 것들인데 공연을 보기 전에 미리 몽골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보라는 의미인가 보다. 참고로 공연은 하루에 각각 2회씩, 총 4회(정확한 시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가 실시된다. 민속공연과 마상공연은 별도의 공연장에서 관람하게 되는데 연이어 관람할 수도 있으나 중간에 30분 정도를 대기해야만 한다.
▼ 몽골의 전통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나와 춤을 추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여자들의 의상은 하나같이 화려하기 짝이 없고, 반면에 남자들의 의상은 모두 날렵한 경장(輕裝) 차림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유목민들의 두드러진 특징이 아닐까 싶다. 숙명적으로 말을 타야만 했던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의 활동성은 거의 없었을 것 같다는 얘기이다.
▼ 이제껏 한 번도 구경해본 적이 없는 독특한 공연이 펼쳐진다. ‘허미(Хөөмий, Khoomii)’라 불리는 몽골 전통의 노래라고 한다. 허미는 한 사람이 동시에 2개 음역 이상의 다른 음정의 소리를 내는 독특한 발성(發聲)과 목의 울림을 극대화시켜 파동을 일으키는 발성을 특징으로 하는 창법이다. 기본이 되는 굵직한 저음(低音)과 청명한 고음(高音)이 잘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이 창법을 체득하기가 하도 어려워서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한다. 수련을 거친다고 해도 ‘1천 분의 1’ 정도나 체득하게 된다니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런 점이 인정을 받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 ‘마두금(馬頭琴)’, ‘야타크(몽골 가야금)’, ‘피리’ 등의 전통악기 연주도 빼놓을 수 없다. 마두금은 몽골의 민속 현악기로 우리나라의 해금과 같은 2현의 찰현악기(擦絃樂器 : 활로 현을 마찰하여 소리를 내는 현악기)이다. 몸통 위쪽 끝에 말 머리 장식이 있다고 해서 ‘마두금’이라고 부르는데 호궁(胡弓)의 일종이다. 몸통은 사각형, 육각형, 팔각형의 모양인데 양가죽이나 말가죽으로 싸여 있으며, 여기에 약 1m 길이의 대를 세우고, 대의 위쪽 끝에 보통 2개의 줄감개가 달려 있다. 몸통 아랫부분부터 줄감개까지 말총이나 명주실로 만든 두 개의 긴 현이 연결되어 있으며, 연주할 때는 왼손으로 현을 누르고 오른손으로 활을 당겨 말총을 현에 마찰시켜 소리를 낸다. 현의 긴장도(느슨함과 조임의 정도)에 따라 음높이가 정해진다. 독주와 합주 및 노래의 반주에 쓰이며, 국가적 축제나 결혼식 등 모든 행사에서 흔히 사용되는 악기이다. 키르기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에서는 피들(목이 있는 현악기의 총칭)인 마두금의 머리 부분에 금속고리를 달기도 하고 움푹 팬 곳에는 혼백의 모습이 비치도록 거울을 달기도 한다.
▼ 이 외에도 다채롭고 화려한 공연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신선한 느낌을 자아내는 공연은 일단은 이국적이다. 악기소리와 춤이 잘 어우러지면서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호사시킨다. 다채로운 색감의 비단옷을 입고 원색의 화장을 한 여성단원의 몸짓과 신비로운 음색의 악기연주들이 조화를 잘 이룬다는 얘기이다. 그러한 조화가 공연이 이루어지는 매 순간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돋보이게 만들어준다.
▼ 아크로바트(acrobatics)도 빼놓을 수 없다.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아름다움으로까지 승화시키는 동작들은 그 하나하나가 인간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극한(極限)의 표현들이 아닐까 싶다. 중국에서 보았던 공연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았지만 국내에서는 결코 본 적이 없는 고난도의 기예(技藝)였다.
▼ 공연의 피날레(finale)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전통의상 쇼까지 감상하고 나면 관람객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몽골 예술의 ‘종합선물세트’를 양손 가득히 들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 공연이 끝나면 사진촬영의 기회가 주어진다. 공연에 참여했던 연기자들이 복도까지 나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는 것이다. 민속의상을 입은 이방인(異邦人)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니 오래오래 기억될 게 틀림없다.
▼ 민속공연이 끝나면 다음은 마상공연이 기다린다. 하지만 금방 이어지지는 않는다. 30분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다. 참 어중간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지루하기 딱 좋을 정도로 길지만 그렇다고 밖으로 나갔다오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공연장의 오른편에 지어진 약간 작은 게르(Ger)에 들어가면 된다. 몇 가지 전시물들 외에도 음료대와 식탁을 놓아 쉼터의 역할을 겸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 게르(Ger)의 안에는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빙 둘러 게시되어 있다. 몽골의 산하를 촬영한 사진들과 함께 몽골 전체가 그려진 지도(地圖)도 보인다. 또한 몽골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책과 노트, 필기도구 등의 학용품도 보인다. 대부분이 어린이들을 위한 전시물 일색이다.
▼ 그게 마음에 걸렸던지 어른들의 시선을 끄는 전시물도 진열해 놓았다. 액자와 인형, 자수(刺繡) 등으로 몇 종류 되지는 않지만 서재에 놓아두면 어울릴 만한 것들도 보인다. 참 옆에 전통 의상 두어 점을 걸어 놓았는데 이것도 어른들을 위한 전시물로 보아도 되겠다.
▼ 얼핏 시간이 되었다싶으면 마상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민속공연장’을 마주볼 때 그 왼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 또한 게르의 모양으로 지어져 있다. 하지만 내부는 확연히 다르다. 밀폐되어 있던 민속공연장과는 달리 이곳은 곳곳에 틈새가 나있는 것이다. 말이 뛰어다니는 공연의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튼 오늘 같이 무더운 여름날에는 앉아있는 자체가 고역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긴장의 연속인 마상공연이 시작되고 나면 이까짓 더위 정도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사라져버릴 테니까 말이다.
▼ 마상공연의 입장료는 8,000원, 조금 전에 보았던 예술공연이 6,000원 이었으니 2,000원이나 더 비싼 셈이다. 그만큼 펼치는 기술들이 더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두 가지의 공연을 함께 관람할 경우에는 12,000원짜리 통합권을 구입하면 되니 참조한다.
▼ 공연은 마상공연과 고공 서커스, 채찍쇼 등으로 진행된다. 광활한 대륙의 기상을 이어받은 몽골인들이 펼치는 마상공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과 박수갈채를 쏟아내게 만든다. 빠르게 내달리는 말과 공연단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아슬아슬한 묘기를 펼치는 마상 기술을 비롯하여 말을 타고 마두금을 연주하는 등 말과 함께 할 수 있는 온갖 묘기들을 펼쳐낸다.
▼ 붉은 대형 천의 물결과 함께 펼쳐지는 아름다우면서 스릴 만점인 고공(高空) 서커스도 눈길을 끈다. 특히 남성 관객들의 눈길은 반짝거릴 정도이다. 비키니 차림의 여자 기수(騎手)가 줄에 매달려 온갖 묘기를 펼치는데 좋아하지 않을 남성이 어디 있겠는가. 혹시라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 마상공연의 중간에는 광대들의 재롱잔치도 들어 있다. 익살스런 묘기들 하나하나가 펼쳐질 때마다 관객들의 웃음이 저절로 뒤따른다. 그만큼 재미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올해부터 마상공연에 코믹(comic)을 가미한다고 하더니 이를 두고 했던 말인가 보다.
▼ 마상공연은 말과 인간이 일심동체가 되어 펼쳐내는 아슬아슬한 묘기(妙技)들의 연속이다. 그 둘이 만들어내는 묘기들 하나하나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최고의 수준까지 능력을 끌어올린 사람들이 아니면 결코 펼치지 못할 묘기들로 보인다. 그런 내 추측이 딱 들어맞았다. 몽골에서 선발되어 오는 공연단원들은 몽골 내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수준 높은 공연자들이란다.
▼ 마상공연은 말을 오르내리는 것은 기본이고 말을 타면서 줄넘기를 하거나 활을 쏘는 묘기 등 말과 일심동체가 되지 않고서는 결코 펼칠 수 없는 묘기들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관객들이 감탄과 환호함은 물론이다. 심지어는 오뉴월의 무더위까지도 깜빡 잊어버릴 정도이다.
▼ 특히, 공연 마지막에 우리나라 태극기와 몽골 국기를 힘차게 흔드는 장면은 양국의 상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염원하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 모처럼의 가족나들이다. 한 끼의 먹거리일지라도 의미를 두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래서 ‘옛고향’이라는 상호의 ‘몽골 전통음식점’을 찾았다. 선택한 메뉴는 ‘칭기즈칸 정식’, 1인당 3만 원이니 외국의 정통음식인 점을 감안할 때 가격도 적당한 편이다. 처음으로 나온 음식은 우리나라의 소꼬리찜과 비슷한 ‘양고기 수육’, 이어서 ‘양갈비구이’가 뒤따른다. 고기는 여기까지다. 그리고 ‘골라쉬다’라는 음식이 나온다. 카레와 토마토가 섞인 듯한 소스에 감자와 당근을 넣은 스튜(stew)와 밥, 야채 등이 함께 놓여있다. 비벼 먹어도 좋고, 그렇다고 따로 먹어도 뭐랄 사람은 없으니 입맛대로 할 일이다. 다음으로는 커다란 몽골 전통의 군만두와 칼국수, 그리고 몽골식 호떡도 나온다. 나에게는 술안주로 안성맞춤이었다. 저번 내몽고 근처에 들렀을 때 챙겨온 ‘태무친’이라는 고량주와 궁합이 잘 맞았음은 물론이다. 하긴 술의 이름인 ‘테무친’이나 음식이름인 ‘칭기즈칸(Genghis Khan)’이 동일 인물일진데 어찌 궁합이 맞지 않겠는가.
▼ 이곳 수동면의 입석리와 수산리, 비금리 일대는 그 지명이 말해주듯 한 폭의 그림처럼 그 경관(景觀)이 빼어난 곳이다. 이 일대는 주금산과 서리산, 축령산 등에 둘러싸여있어 어디를 가나 시원한 물줄기가 흐른다. '물골안'이란 또 다른 이름을 갖게 된 이유이다. 그런 점을 인정받아 1983년에 ‘국민관광지’로 조성되었으며, 울창한 숲과 깨끗한 계곡이 어우러진 경관을 찾아 여름철이면 수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든다. 그러니 냇가가 주변 음식점들의 차지가 되어버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음식점을 이용하지 않고 냇가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는 얘기이다. 우리도 역시 거금 1인당 3만 원짜리 코스요리를 주문하고 나서야 가장 좋은 위치의 평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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