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칠봉(1165m)
삼봉약수에 있는 가칠봉(1,240m)에서 직선거리로 약 14km 북쪽에 위치...
북쪽으로 주능선을 따라가면 곰배령을 지나 작은 점봉산으로 이어지고
이어서 점봉산으로 연결되어 한계령으로 뻗어 나가면서 설악의 품으로 들어간다
가칠봉 산자락 주민들이 약초와 나물을 캐는 생업을 이어가고 있으므로
행정당국(군청)에서는 99년 5월부터 곰배령, 가칠봉 일대를 입산 금지시키고 있다
사실 가칠봉 보다는 같은 능선에 있는 곰배령으로 더 유명하다.
곰배령 일대의 넓은 초원지대는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야생화가 피는 야생화 천국이다
산행일 : '08. 6. 7(토)
산행코스 : 갈터-상치전-가칠봉-호랑이코빼기-곰배령-강선리(산행시간 : 5시간)
특징 : 밋밋한 육산으로 인적이 끊긴 심심산골 오지이다
사람의 손길을 덜탄 탓에 상치전서 가칠봉 오르는 길목에는 참나물과 참취가 지천이다
산행 들머리인 상치전에서 가칠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흔적이 희미해서 길을 잃기 쉽다
그러나, 사람의 손때를 덜탄 탓에 산나물이 지천이다..
요즘 터득한 것 중의 하나... "참나무 숲의 음지쪽 비탈길에 산나물이 자생한다 "
가칠봉 정상
표지석하나 없는 넓다란 공터에 삼각점만이 외로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가칠봉부터 곰배령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엔 대부분 참나무들이 들어차 있다.
그러다, 곰배령에 가까워질수록 큰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산은 통째로 봄볕을 받게 된다
쨍쨍 햇살아래서도 연초록 신록의 미소들이 피어나고, 이마엔 땀방울 하나 열려있다.
사람을 포함은 모든 생물들, 삶과 죽음은 백지장 한장 차이... 무상입니다.
능선의 봄볕 속에서 화사한 자태를 자랑하는 야생화들...
처음엔 소규모로 보이더니만 점점 엄청난 군락을 이룬 봄의 야생화천국으로 변해갔다
길을 잃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야생화를 별로 모르는 나도 꽃밭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대·소변을 미련없이 버리듯, 번뇌·망상도 미련없이 버리자.’
언젠가 들렀던 선암사 뒤깐에 붙어있던 종이쪽지가 새삼스럽게 떠오름은 왜일까?
내 잠시나마 머무는 이곳이 비록 연꽃은 아닐망정 부처님 머물만한 천상화원이라서?
조그만 인연까지도 떨쳐버리지 못하는 중생인데도....
늦은 봄 산길 걷다보면 모든 번뇌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을까? 그 조차도 허망한 욕심...
곰배령(1164m)
나무가 울창하고 계곡이 깊어 생태보존이 가장 뛰어난 곳...
해발고도 1000m에 있는 고갯마루는 수천평에 걸친 광활한 초원지대이다.
봄에는 산나물이 풍성하게 돋아나고 철따라 작은 꽃들이 아름다운 화원을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초원 위로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야생화가 피어 있고,
야생화 사이로는 곰취, 참나물, 산당귀 등 산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다.
바로 옆으로 작은점봉산(1295m)과 호랑이코빼기(1219m)가, 멀리 설악산이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곰배령엔 야생화가 없었다
천상화원 구경한답시고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환경이 바뀌어 버린걸까?
몇년전에 두어번 들렀고, 들를 때마다 감탄하던 그 많던 야생화가 다 어디로 가버렸단말인가...
곰배령에서 강선리로 이어지는 강선리계곡에 위치한 와폭
부챗살 물결을 펼치며 휘돌아 떨어지는 흥겨운 물소리를 들으며
발 뒷축 고추 세우며 나도 몰래 쭈볏거리는 어깻짓은 차라리 춤사래가 된다
봄의 계곡은 온유하고, 흐르는 물도 거칠지 않고 물가 풀잎은 보드랍다.
앗 차거~ 손가락 끄트머리, 돌 틈에 고인 초록빛 물속엔 묵색 조약돌이 옹기종기....
어~ 송사리 몇마리 때를 잊은 채로 부지런을 떠드는 걸 보니 동네 경사라도 있나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선현들의 말씀이 옳다는걸 실제로 체험한 하루였다
그 하나가 천상화원으로 소문난 곰배령엔 야생화가 없었다 이며
또 하나는 나물이 많다고 이름까지도 채목이라고 불리는 곳에도 역시 나물은 없었다
지난번 청옥산에서 박대장의 고언을 따르다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우리 부부가 삶에서 채득한 지혜...
"가다가 보인 나물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나중에 보자는 이 무서울게 없으니까..."
덕분에 우리 부부는 제법 많은 참취를 채취할 수 있었다.. 흠~~~~ 향긋한 취의 내음!
신록에는 땅에서 솟구치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충만한 에너지가 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눈이 맑아지고 머리가 개운해지는 청정의 에너지...
그 기운을 제대로 받기 위해 난 또 산을 찾았다. 숲 속에 들어가기 위해서....
쏟아지는 청정의 에너지 속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손가...
'산이야기(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나라의 배꼽 부위에 위치한 봉화산('12.10.13) (0) | 2012.10.18 |
---|---|
비 때문에 놓쳐버린 구름다리 투어, 번암산('12.7.22) (0) | 2012.07.27 |
한반도 속의 한반도를 보기 위해 오른 상정바위산('12.6.23) (0) | 2012.06.27 |
하늘벽 캔버스에 무엇을 그릴까나? 동강가 백운산('12.6.16) (0) | 2012.06.20 |
이름이 둘이라서 헷갈리는 두타산(박지산, '12.5.26) (0) | 2012.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