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산(菊芝山, 626m)

 

 

 

산행일 : ‘11. 8. 14(일)

소재지 :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과 남면의 경계

산행코스 : 상촌마을→상촌계곡→순천박씨묘→문고개→정상→재재기재→뒤뜰마을(산행시간 : 2시간20분)

함께한 산악회 : 곰바우산악회

 

 

 

특징 : 국지산은 조선(朝鮮) 제6대 임금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 남쪽 약 5km에 솟은 야트막한 산이다. 전형적인 흙산(肉山)으로 산세(山勢)가 유순하고 부드러워 가족 산행지로 알맞은 산이다. 산행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 흠(欠)이지만, 그 짧음이 장점으로 작용해서 이른 봄에 시산제(始山祭) 장소로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육산의 특징대로 특별히 볼만한 구경거리는 보여주지 못한다.  

 

 

 

산행들머리는 영월읍 흥월리 상촌마을

중앙고속도로 제천 I.C를 빠져나와 38번 국도(國道/ 영월방향)를 따라 달리다가 영월 I.C에서 88번 지방도(地方道/ 봉화 춘양방향)로 옮긴 후, 평창강(?)을 건너 조금 더 달리다가 흥월초등학교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들어서면 산행 들머리인 흥월리 뒤뜰마을에 이르게 된다.

뒤뜰마을 버스정류장에서 흥월초등학교 방향으로 100m남짓 내려가면 오른편에 산행들머리인 상촌마을 입구가 보인다. 도로변 머리위에는 솟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상촌마을 입구에는 ‘가내골(국지산입구)’라고 적힌 예쁘장한 널빤지(木板)가 인위적으로 세워진 나무기둥에 매달려 있다.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農路)를 따라 상촌마을로 들어선다. 상촌마을은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는 집단(集團)으로 무리를 이룬 촌락(村落)이 아니다. 몇 채의 농가(農家)들이 띄엄띄엄 길가를 따라 늘어서 있다. 농로의 왼편에는 자그마한 개울이 흐르고 있다. 길가의 고추밭에는 이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농약을 살포하고 있는 농군의 일손은 바쁘기만 하다.

 

 

 

 

마지막 농가에서 시멘트포장 농로는 끊어지고, 뒤이어 비포장 농로가 시작된다. 작은 다리를 건너 산자락에 접근하면, 왼편에 등산로 표지판이 보이고, 그 뒤로 산길이 열린다. 사면(斜面)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한마디로 곱다. 흙길은 포근하기만 한데, 거기다가 등산로 주변까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걷기에 편하다. 사면을 따라 성큼성큼 10분 정도 올라가면 ‘순천 박씨지묘’란 비석이 서있는 무덤이 있는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무덤 뒤로 난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 약 30여분 정도를 걸으면, 등산로가 왼편으로 방향을 틀면서 갑자기 급사면(急斜面)으로 변한다. 별로 길지 않은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능선안부에 닿게 된다. 태화산과 국지산을 잇는 능선 상에 있는 문고개이다. 국지산 정상은 이곳에서 오른편 능선을 따라 진행해야 한다.

 

 

 

 

문고개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10여분을 걸으면 송전탑(送電塔)이 있었던 자리인 듯 시멘트 기단(基壇)이 보인다. 이곳에서 등산로는 갑자기 가파르게 변한다. 흙산임에도 곳곳에 나타나는 바위들을 기어오르기도 하고, 어느 때는 바위를 돌아가며 힘겹게 올라서면 전망대(展望臺)이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뛰어난 조망처(眺望處)이건만 구름으로 뒤덮인 산하(山河)는 그 자태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완택산과 계족산, 태화산과 소백산 등 첩첩이 쌓인 강원도의 고산(高山)들이 조망된다는데...

 

 

 

 

 

 

 

 

 

 

 

 

 

전망바위에서 다시 한 번 바윗길을 기어오르면 국지산 정상이다. 정상은 서너 평 됨직한 공터에 삼각점과 영월군청에서 세워놓은 정상표지석이 놓여있다. 정상은 주변이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 조망을 보여주지 못하므로 오래 머물 필요 없이 그냥 지나치면 된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20분이 지났다.

 

 

 

 

하산은 정상표지석 뒤로 난 등산로를 따라 재재기재 방향으로 내려선다. 북릉을 타고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한 번 능선을 치고 오르면, 북쪽의 한쪽 면이 절벽(絶壁)으로 이루어진 북봉(北峰)에 올라서게 된다. 절벽에서 무슨 사고(事故)라도 있었는지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로프로 막혀있다. 비좁은 정상을 그냥 지나친 사람들은 이곳 북봉 조금 못미처 있는 능선 안부에서 점심상을 차리면 된다. 안부는 20~30명이 둘러앉아도 될 만큼 널따랗다.

 

 

 

 

북봉에서의 하산(下山)은 북봉으로 오르지 못하도록 매어놓은 로프의 오른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내려서면 된다.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 까딱 잘못해서 미끄러질 경우에 부상이 우려될 정도로 가파르다. 등산로 양편에 두 줄로 로프를 매달아 놓아 등산객들이 내려서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등산로는 다시 고와진다. 완만(緩慢)한 경사에다 고운 흙길, 거기다 낙엽(落葉)까지 두텁게 쌓여 있어 걷는데 조금도 부담을 주지 않는다. 짙은 굴참나무 그늘 속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30분 정도 걷다보면 어느덧 재재기재에 닿게 된다. 비록 재재기재임을 알려주는 이정표는 없지만 아랫도리가 세 갈래로 나누어진 커다란 나무를 깃점으로 삼으면 될 것이다. 자작나무가 많아서 ‘자작이재’ 또는 재재기재라고 불린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자작나무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산행날머리는 뒤뜰마을

재재기재에서 오른쪽 방향의 지능선을 따라 10분 조금 넘게 내려오면 ‘사직신공지묘’ 라는 비석과 함께 문인석이 서있는 오래된 무덤이 나온다. 무덤을 지나 묵밭지대를 지나면 이내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농로를 만나게 된다. 산행날머리인 뒤뜰마을의 버스정류장까지는 농로를 따라 10분 이상 더 걸어가야만 한다.

 

 

 

 

 

 

뒤뜰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흥월초등학교까지는 300m 정도를 더 걸어가야 한다. 솟대가 줄지어선 도로를 따라 도착한 흥월초교는 폐교된 지 이미 오래되었고, 교정은 동강캠프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 이곳 흥월초등학교 터에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흥교사(興敎寺)라는 커다란 사찰이 있었단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弓裔)가 젊은 시절 세달사(世達寺)라는 절에서 중이 되었는데, ‘삼국사기열전’에 ‘세달사가 지금의 흥교사가 있는 곳이다’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면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 분명하다..(흥월초교 운동장에서 1984년 석가여래입상과 영월지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기와 등이 발견되었으며, 마을 곳곳에서 고려청자와 석탑 파편들이 발견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