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변산 (508m)


위치 : 전북 부안군 변산면과 진서면의 경계


산행코스 : 봉래구곡→자연보호 헌장탑→선녀탕→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내소사(산행시간 : 점심시간 포함 4시간)

산행일 : ‘09. 9. 19(토)

함께한 산악회 :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산악회


특징 : 남여치에서 출발, 월명암을 거쳐 자연보호헌장탑에서 봉래구곡과 합류한 후, 이번에 답사한 코스와 같이 걷는 것이 바람직. 비록 산은 높지 않으나 아기자기한 암릉과 곰소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조망은 큰 산이 부럽지 않다.  

 

  

산행들머리는 봉래구곡 입구 

내변산은 높진 않지만 계곡이 깊다. 그래서 봉래구곡은 평소에 물이 많이 흐르고, 계곡에는 직소폭포와 같은 폭포와 수많은 소(沼)와 담(潭)이 많다.

 

 

들머리에서 우선 먹거리부터 배급...(김밥 두줄에 오이 하나, 허기를 채우기엔 충분하다)

내변산의 높이는 508m이고, 최고봉은 의상봉이다. 예로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이라 불렸으며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혀왔다. 서해와 인접해 있고 호남평야를 사이에 두고 호남정맥(湖南正脈) 줄기에서 떨어져 독립된 산군(山群)을 형성하고 있다.  

 

 

오늘도 김병곤 간수의 구령에 따라 준비운동부터...

내변산은 봉래구곡을 여러개의 봉우리 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의 산이다. 하나의 산이지만 안을 비웠기에 각 봉우리들이 전혀 다른 산으로 보인다. 마치 산에 암벽을 수놓은 듯한 내변산 특유의 병풍암석이 선경이다. 왜 이렇게 조그만 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였는지 수긍이 간다.  

 

 

 

봉래구곡을 들어서기 전에 단체사진부터...

봉래구곡은 담수호와 기암, 폭포가 한데 어우러진 계곡미가 멋진 곳이다. 평상시에는 물도 많은데... 

 

 

등산로 초입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산중호수까지 이어진 계곡을 따라 화려한 숲이 조성돼있다.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진 등산로에 핀 엉겅퀴, 못생긴 엉겅퀴꽃도 꽃은 꽃이라고 나비가 찾아들었다. 때는 바야흐로 가을의 초입,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소슬바람 따라 가늘게 출렁인다. 

 

 

 

 

 

인장바위

봉래계곡을 따라 걷다, 잠깐 뒤돌아보면 능선위에 삐죽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 인장바위가 보인다.  

 

 

 

등산로는 ‘봉래구곡’(蓬萊九曲)을 따라 이어진다.

직소폭포에서부터 시작해 구절양장 꺾이고 감돌아 넓은 반석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 마치 은반에 옥 구르듯 흘러 작은 소(沼)를 이루고, 머무는 듯 넘나든다.

 

 

 

자연보호헌장탑

대부분 등산객들이 산행 들머리로 삼는 남여치에서 출발하면 월명암을 거쳐 이곳으로 내려오게 된다.  

 

 

아치교를 건너 계곡 길을 조금 오르면 거짓말처럼 산속호수가 나타난다. 어떻게 산속 한복판에 호수가 생겼는지 모를 일이지만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절경이다.   수면 잠잠한 호수, 그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산, 봉우리... 산을 좋아 하는 난, 호수 안에 들어있는 봉우리에 가슴부터 설레어온다.

 

 

 

저 유명한 청송의 호수 주산지, 주산지의 특색은 뭐니뭐니해도 물속에서 자라는 나무들이다. 이곳 호수 건너편에도 아랫도리가 하얗게 변한 나무들이 보이는 것을 보면, 정상적으로 물이 찼을 때에는 이 곳의 나무들도 물속에 잠기는 모양이다. 이른 아침 물안개에 잠긴 호숫가... 보일락 말락 머리를 내밀고 있는 나무들,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머리에 떠올리며 부르르 진저리를 쳐본다.  

 

 

 

호숫가를 따라 조성된 나무데크가 주변 경관에 어울리는 ‘명품 산책길’을 연출해 내고 있다  

 

 

내변산 봉래구곡의 하나인 선녀탕. 주 등산로에서 20여 미터를 내려가야만 만날 수 있다. 다들 갈 길이 바쁜 탓인지, 아님 이정표를 못 본 탓인지 선녀탕으로 내려서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없다.  

 

 

 

전국 도처에는 선녀탕이 수도 없이 널려있다. 이는 하늘나라에 선녀들이 수 없이 많다는 뜻일 터... 오늘 우리와 함께 걷고 있는 여자분들도 저렇듯 선녀들처럼 예쁘니, 틀림없이 전생에 선녀들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우리 집사람은 덤으로 선녀가 되어버린다. ^^_* 

 

  

전망대에서 바라본 직소폭포(直沼瀑布)

외변산의 채석강과 함께 변산을 대표하는 절경. 육중한 암벽단애(岩碧斷崖) 사이로 흰 포말을 일으키며 23m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실상용추’(實相龍湫)란 깊고 둥근 소를 만든다.

 

 

 

직소폭포 전망대 아래의 소(沼), 이곳도 혹시 선녀탕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소(沼) 부근의 숲이 흐르는 물과 조화를 이루어 더욱 아름답다.

 

 

 

폭포 아래 암벽단애(岩碧斷崖)에 외롭게 걸터 앉은 소나무   

 

 

 

직소폭포로부터 재백이고개 까지는 계단 일색. 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등산로 흙이 많이 흘러내린 탓에 돌과 나무로 단장하다 보니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든다.  재백이 고개는 해발 180m, 산행이 싫은 사람은 이곳에서 오른쪽 원암매표소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도 가능. 그러나 내변산의 名刹인 내소사를 들러보려면 조금 더 오른 후,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하산해야 한다.

 

 

 

재백이 고개에서 관음봉으로 오르려면 특색은 없지만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야만 한다  

 

 

밋밋한 등산로가 싫은 사람에겐 스릴을 주는 등산로가 준비되어 있다. 좌측의 암릉을 따라 오르면, 스릴만점에 곰소만의 끝내주는 조망까지도 선사한다.  

 

 

앗! 바위다. 조금 위험이야 하겠지만 스릴이 있는데 어이 돌아갈 수 있으리오...  

 

 

 

가파른 오름길 임에도 다들 느긋이 오른다. 느긋하게 산행을 즐기고파 모처럼 단축코스를 잡았으니,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같이하는 사랑을 보여준 정팀장 부부

재백이고개에서 관음봉으로 방향을 틀어 약 30분 쯤 가면, 잠시 앉아 숨을 돌리라는 듯 능선에 널따란 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바위에 걸터앉으면 내소사 뒤쪽으로 멀리 개펄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다.

 

 

 

이곳의 바위들은 북한산이나 관악산의 바위와는 다르다. 그 곳은 화강암 종류이나, 이곳은 퇴적암이라서 층리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흡사 인공적인 시멘트를 부어 만든 조형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음봉의 바위는 남성미를 물씬 풍긴다. 파아란 하늘 아래 펼쳐지는 관음봉의 암벽은 남성미 넘치는 근육질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관음봉(좌)과 380봉(우)

380봉에는 목책이 가로 막고 있다. 380봉을 넘어 관음봉으로 직등하고 싶지만 서슬 시퍼렇게 날이 서 있는 집사람이 무서워 목책을 넘지 못한다  무릎 슬개골이 부서지는 중상을 당하기 전 까지는, 저 정도는 서슴없이 오르내렸건만... 슬그머니 한숨 지으며 관음봉은 에돌아 이어지는 철 난간을 따라 오른다.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뒤돌아 본 전망은 한 폭의 그림이다. 거기에는 곰소만의 아름다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암봉에서 곰소 방면을 바라다보면 시원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어쩜 아랫마을은 원암일 것이고, 그 앞에 배(船)와 닮은 모습으로 떠 있는 섬은 비안도일 것이다. 

 

 

발아래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한줄기 가슴을 훔쳐 달아나는데, 눈 앞에는 아스라이 멋진 풍광들이 펼쳐지고... 신선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내가 바로 신선이니까. 

 

 

드디어 '기러기 아빠'를 면하신 강팀장 부부

관음봉 가는 능선에 서면, 숲과 조화를 이뤄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저수지를 감상할 수 있다. 오는 길에 주산지를 닮았다며 감탄했던...

 

 

 

굽이치는 능선들, 그리고 능선 넘어 또 능선, 능선에 걸친 하늘까지도 곱다.

 

 

굽이치는 능선들은 지리산을 연상하게 하고, 우뚝 솟은 암벽과 암릉들은 작은 설악을 연상시킨다. 저 멀리 보이는 호수는 최근에 완공된 부안호이다.  

 

 

 

관음봉(능가산, 봉래산 425m)

재백이고개에서 관음봉삼거리로 오르는 길은 바윗길로 가파르다. 한 봉우리를 오르면 관음봉이 보이고, 관음봉삼거리를 지나 관음봉에 오르려면 경사길을 따라 또다시 힘겹게 올라야 한다,

 

 

관음봉에서 내소사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 바윗길이라 험하지만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다. 1∼2㎞ 거리지만 올라오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힘든 코스일 듯...   

 

 

돈 주고도 구경하기 힘든 아름다움의 극치...

 

 

내소사(來蘇寺) 

진입로 양쪽 전나무 숲이 아주 운치있는 가람으로 백제 무왕 34년(633)에 혜구두타가 소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1983년 혜산스님의 중창으로 지금의 대가람을 이루었고, 1986년에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일원이 문화재보호구역(전라북도 기념물 제 78호)으로 지정되었다.

 

 

현재 내소사가 간직하고 있는 문화재로는 대웅보전(보물 제 291호),대웅보전은 빼어난 단청솜씨와 연꽃을 연속문양으로 조각한 화사한 꽃문살로 유명하다. 그리고, 국내 제일의 후불벽화인 백의관음보살좌상과 고려동종(보물 제227호), 법화경 절본사본(보물 제278호), 영산회괘불탱(보물 제 1268호) 등 다수의 문화재들을 간직하고 있다. 내소사의 입장료 2천원은 이것들을 관람하는 대가이니 꼭 둘러봐야 할 일이다. ^^-*

 

 

내소사(來蘇寺)에 왔으면 꼭 보아야 하는 것이, 대웅보전(보물 291호)의 ‘꽃문살’이다.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세를 탄 이후, 부쩍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연꽃, 국화꽃, 해바라기 등의 문양으로 장식된 독특한 꽃 문살이다.  

 

 

옛말에 내소사(來蘇寺)를 둘러봐야 변산반도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내소사엔 볼 것이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산에서 내려온 우리 눈에 비친 내소사는 딴 세상이었다. 경내는 관광객들로 넘쳐났고, 도심번화가처럼 북적였다

 

 

내소사 앞마당의 수령 1천년 된 당산나무

당산나무가 절 안으로 들어온 것은, 드문 예로 생각하는 이의 눈길을 끈다 내소사(來蘇寺)는 "이곳에 오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또는 소생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단다.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은 부처님을 모시는 사찰, 사찰과 연꽃의 인연 때문인지 곳곳에서 연꽃을 만나 볼 수 있다.  대웅전 꽃문살이 아닌 수반이나 연못에서도...

 

 

천왕문 앞에서 주차장 가는 길은 왕벚나무 터널이 이어진다. 아마 벚꽃이 필 무렵이면 환상적인 터널을 이를 것이다. 그럼 사천왕문으로 드는 길은 한층 더 신령스러워 질 것이고...

 

 

왕벚나무 터널이 끝나면 전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터널을 이룬 전나무 숲길에선 침엽수 특유의 맑은 향이 흘러나와 시끄러웠던 도시의 번뇌를 잊게 해준다.  

 

 

산행을 마친 후의 즐거움 중 하나는 목욕인데, 오늘은 행운의 날이다. 목욕중에서도 상급인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으니까... 비록 물의 성분은 별로였을망정(윤회장님 말씀이 이 온천수의 주 성분인 Na, Cl은 소금이란다. 차라리 말을 안해 주셨으면 온천욕 효과가 더 컷을텐데...ㅎㅎ)

 

 

 

산행을 마친 후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먹는 즐거움이다. 부안에서 유명한 음식은 바지락 요리... 바지락으로 만든 숙회, 전, 무침, 죽, 다양한 바지락 요리를 안주삼아 넘치도록 마셔본 하루였다. 덕분에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쿨쿨 꿈나라를 벗어나지 못했다

 

 

온천에서 흘린 땀 깨끗이 씻어내고 깔끔하게 옷 갈아입었으니 당연히 기록으로 남길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