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 2008.11.11-12

여행지 : 당진 왜목마을-서산 간월암-고창 국화꽃 축제장-김제 금산사-군산 철새조망대-서천 신성리 갈대밭-부여 부소산-공주 무령왕릉(내부관람은 포기)

 

 

이십년이 넘는 공직생활..., 틈날 때마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되뇌이며 한점 흐트러짐이 없는 청빈을 꿈꿨고, 나보다는 남, 아니 내가 기획하는 정책의 수혜자 편에 서서 뭔가 하나라도 더 도와줄 수 없을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해 왔다.

 

정년퇴직까지는 몇년 더 남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을 보기위해 직장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이렇게 명예로운 은퇴를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집사람과 함께 모처럼 한가한 여행을 떠나본다. 이십여년의 급하고 맹렬했던 근무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그 한가하려던 목표는 어긋나 버렸지만...

 

< 참고사항 >

1. 충청도에서는 길 찾기가 쉽지 않다?

명색이 관광지로 육성하고 있으면, 외지인들이 찾을 수 있도록 이정표를 정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정표는 서산 시내에서 단 한번 간월암을 보여주고는 이내 사라져 버린다. 서산에서 간월암까지 단 두 번 보이는 것도 이정표가 아닌 표지판이다. 도로하단에 꽂히듯이 작은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사거리를 진입한 후에야 발견되기에 교통사고가 우려된다.

 
2. 고창은 高物價?
“한 달이나 되는 축제 기간에 식당·여관·주유소마다 장사가 잘 돼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지요. ” 주최측 인터뷰 탓일가?  하필이면 이곳에서 휘발유를 넣은 덕택에 이번 여행중 제일 저렴했던 서천군 모 주유소보다는 거의 L당 200원을 더 지불해야만 했고, 풍천장어를 먹고 나서 하룻밤 묵으려 찾아든 선운사의 모텔은 군청에서 공시해 놓았던 금액보다 만원을 더 받고 있었다. 까짓거 조금만 고생한다 생각하고 난 김제까지 나와서 일박을 했다. 한참을 저렴하면서도 깨끗하고 친절한 모텔에서...

 

3. 공주분들은 외식을 안한다?

무령왕릉을 방문하고자 들른 공주, 점심을 먹으려고 시내를 한바퀴 다 돌았지만 마땅한 식당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냥저냥 먹을가도 생각해 봤지만 주차장을 구비한 식당이 없고 비좁은 도로는 주차시킬 엄두를 낼 수가 없다. 민생고 해결을 위해 무령왕릉과 공산성 방문을 생략한채로 서둘러 귀경... 

 

 

왜목마을(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배를 타고 왜목마을쪽을 바라보면 낮으막한 산과 산사이가 움푹 들어가 가늘게 이어진 땅 모양이 마치 누워있는 사람의 목처럼 잘록하게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옛문헌에는
"와목(臥木)" 이라 기록).서해안은 어디에서나 일몰을 볼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바다 일출을 볼 수 있다 해서 갑자기 유명해진 곳이다.

 

 

 

석문산(79.4m)

왜목마을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지만, 좀 더 웅장한 일출을 보려면 마을 뒷산 격인 석문산에 올라라야 한다(일몰은 이 곳에 올라가야만 감상이 가능), 매년12월 31일부터 1월1일에는 해맞이행사를 개최하여 이 산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물이 빠져나간 바닷가 바위에서 굴을 따는 분들이 보이고 선착장 근처에 할머니 한분...

자연산 굴이라며 맛을 보라고 권하기에 사기는 했지만 깔끔하지 않아 먹기가 좀 꺼끄럽다. 할머니 상술은 일품... 1만원이라면서 호객하시더니만 젓가락을 집자마자 2천원을 더 내 놓으란다. 휴~~ 

 

 

 

대호방조제(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리)

1984년 11월 16일 준공된 방조제로 길이는 7.8km이며 해변 드라이브 코스로 좋으며, 바다에 떠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풍경이 아름답고 바다낚시터로도 인기가 좋다. 이 방조제의 끄트머리엔 도비도 관광휴양단지가 있다

  

삼길포구

유람선 선착장앞에서 여행객들에게 갖잡은 횟감을 파는 작은 어선들이 삼길포의 살아있는 재미난 풍경이라 할수 있다. 주변 횟집보다 싼값에 부르며 여행객과 흥정하는 모습, 뱃전에서 흔들리며 맛보는 회 한 점이 삼길포의 매력포인트다. 몇 년전에 들로봤고, 오늘은 일정에 쫒겨 집사람에게 이곳의 풍경을 얘기로 전해주며 그냥 지나친다.

 

간월도(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천수만 내에 있으며, 원래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육지로 연결된 섬 아닌 섬으로, 오른쪽 절반은 횟집으로 둘러 쌓여 있고, 섬 상부의 구릉은 주차장으로 변해있다. 원래 이곳은 간월도에 딸린 부속섬이었으나 간월도가 육지화 되면서 이곳을 간월도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간월암은 만조시에는 합판으로 만든 땟목을  이용해서 건너 가야만 한다

 

 

간월암

조선초 무학대사가 창건하였으며, 일제시대 만공선사가 중건한 작은 암자, 간조시에는 육지와 연결되고, 만조시에는 섬이 되는 특이한 암자로 만조시에는 물위에 떠 있는 암자처럼 느껴진다. 만공선사가 이곳에서 독립을 위한 천일기도를 마치자 마자 해방을 맞았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육지로 연결되어버린 간월도는 오른쪽으로는 횟집으로 둘러쌓여 있고, 구릉 위는 주차장으로 가꾸어져 있다.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은 영양굴밥... 밤, 은행, 대추 등 각종 약재에다 굴을 듬뿍 넣고 지은 돌솥밥이다. 난 전어회 구이에 약주까지 한잔... 덕분에 다음 행선지까지의 운전대는 집사람 몫이다.

 

 

고창 국화꽃축제(10.22-11.23)

‘하늘열린 고창국화’란 주제의 이번 축제는 100만㎡부지에 300억 송이 국화를 직접 심어 조성한 것으로 경관농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이 아닌 민간 주도로 하는 행사로, 국화누님선발대회, 국화꽃따기대회, 시낭송회 등 다양한 이벤트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고창은 미당 서정주시인의 고향, 시인의 묘역에 국화꽃을 심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광활한 지역으로 번져있다. 

 

 

가을 속으로 국화가 성큼 걸어 들어왔다. 방장산 자락 약 100만㎡는 경이의 땅... 노랗고, 붉고, 하얀 국화 천지로 보는 이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한 개인의 의지가 20년 가까이 버려진 땅을 드넓은 국화밭으로 바꿔놓았다고 한다.

 


시작은 2004년부터.... 미당의 묘소와 시문학관이 있는 고창군 부안면 질마재 1만7000㎡에 각종 국화를 심으면서부터란다.

 

 

국무총리배 전국국화경진대회

축제기간에 맞춰 국화경진대회가 열리고 있어서 좋은 눈요기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출품자의 의도대로 가꾸어진 작품들,,, 나비, 코끼리, 한반도, 분재... 봐도봐도 지루하지 않다.

 

 

국화의 변신(국화도 분재가 될 수 있다)

산과 들에서 얻은 자연석이나 괴목 등, 바탕의 심오한 매력에 국화의 아름다움을 잘 조화시킨 작품들은 작가들의 혼과 생명이 배어있는 듯,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금산사(전북 김제시 금산면)

백제 법왕 1년에 왕의 자복(自福)사찰로 세워진 것이라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지금까지 전하는 바는 통일신라 때 진표율사가 중건한 미륵사찰이다

주요 문화제로는 미륵전(국보 62)·대적광전(보물 476)·대장전(보물 827) 등 건물과, 방등계단(方等戒壇)·5층석탑(보물 215)·6각다층석탑(보물 27)·석련대(보물 23)·석종(보물 26) 당간지주(보물 28)·혜덕왕사진응탑비(보물 24) 등 옛것은 다 보물이라고 해도 될 성 싶다

 

 

'미륵전(彌勒殿)'

1층에는 '대자보전(大慈寶殿)', 2층에는 '용화지회(龍華之會), 3층에는 '미륵전(彌勒殿)'이라는 각기 다른 편액이 걸려있는데, '법주사'의 '팔상전'과 함께 한국 건축사의 또다른 위대한 업적가운데 하나라고들 이야기한다.

  

 

입구의 홍교

빼어난 자태라서 문화제인가 했더니만 아니란다. 이곳의 그 흔한 문화재에도 못 끼다니... 

 

 

 

순환되는 삶의 수레바퀴속에서 어떤 삶은 저렇게 단풍처럼 저물어 가고 있는데... 어떤 삶은 또 새싹 처럼 돋아 나고 있겠지? 어느 가을 아침 금산사를 나서며 떠오르는 생각...  

 

  

군산세계철새축제(11.19-11.23)

'세계를 향한 새만금 꿈의 비상, 가족과 함께 떠나는 철새여행'이란 주제로 군산 금강철새 조망대를 비롯, 금강호와 새만금, 만경강 일원에서 개최된단다

 

 

군산 철새조망대

군산시 성산면의 금강하구 둑에 국민생태관광지로 조성, 상설전시장, 회전쉼터(10층), 전망대(11층), 식물생태관, 철새신체탐험관, 부화체험관, 조류공원, 생태습지공원 등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어류전시장

금강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 발견되는 어류 전체를 전시한 듯 싶다 

 

 

 

 

철새전시장

겨울철새는 봄부터 여름에 걸쳐 주로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고 가을에 우리나라를 찾아와 겨울을 나며 봄이 되면 북으로 돌아가는 새. 금강하구의 대표적인 겨울철새로는 기러기류, 오리류, 고니류 등이 있다. 여름철새는 봄에 동남아시아 등 남쪽으로부터 찾아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고 가을에는 다시남쪽으로 이동하는 새로,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 등이 있고, 또한 우리나라 북쪽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 남쪽에서 겨울을 나는 나그네새로써 도요나 물떼새류가 있으며, 이를 통과철새라고도 한다.

 

 

식물생태관

이곳엔 식물과 함께 새들이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성리 갈대밭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에 펼쳐져 있는 갈대밭으로, 너비 200m, 길이 1.5km, 면적 10만여 평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며, 제방도로에 올라서면 드넓은 갈대밭이 눈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한국의 4대 갈대밭으로 꼽히는 동시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갈대 7선에 속하며, 각종 교육기관의 자연학습장은 물론 전국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인기 있다. 크게 히트를 쳤던 영화 ‘공동 경비구역 JSA'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이전에는 단순히 무성한 갈대숲이었으나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전체 갈대밭 면적의 2~3% 정도만 '갈대공원'으로 조성해 개방하고 나머지는 보존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갈대공원은 양옆으로 갈대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고, 2㎞ 남짓한 갈대밭 산책길에 박두진, 김소월, 박목월 등 서정시인들의 시를 써놓은 통나무 판자가 걸려 있다.  

 

 

부소산(충남 부여군 부여읍)의 가을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왕성으로 백제 시대에는 사비성으로 불렸으며, 부소산성에서 부소(扶蘇)의 뜻은 백제시대 언어로 소나무(松)의 뜻이라고 한다. 부소산은 “솔뫼” 즉 “소나무가 많은 산”으로 보는 학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부소산은 남쪽은 완만하고 북쪽은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백마강이 흐른다.

  

백화정

낙화암 꼭대기에 세워진 이 육각형의 백화정은 궁녀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1929년에 세운 정자이다.

 

 

낙화암

백제 사비성이 나당연합군에게 유린되었을 때, 백마강 푸른 강물에 몸을 던졌던 곳... 그러나 좁고 험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당시의 길이라면 3천명의 궁녀가 다 뛰어 내리려면 한 이틀은 족히 걸렸을 성 싶다.  

 

 

고란사

백제 말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할 뿐, 자세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절 뒤 바위 틈에 고란정(皐蘭井)이 있으며, 그 위쪽 바위틈에 고란초가 나 있었으나 지금은 유리관 속에 곱게 모셔져 오가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고란사가 유명한건 한잔을 마셔도 노인이 아이가 된다는 고란약수 때문이다.  

그러나 난 구경만... 밀려드는 아이들의 북적댐 속에 약수터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다.

 

 

집사람을 향한 내 마음을 담아 보냈던 戀詩를 되뇌이며, 다시한번 초심으로 돌아가 그녀에 대한 변함없는 내 마음을 다짐하면서 이번 여행을 접는다

 

두손 호호불며 체육관으로 향하는 아침...
어슴프레 밝아오는 하늘에서 유난히 밝은 별 하나가 날 반겨줍니다.

 

저 별이 저리도 살갑게 다가오는건
저 별에서 이미 내 마음의 별로 앉으신 당신을 떠올리는 탓이 아닐런지요.

 

종종걸음 잠시 멈추고 
스러져가는 별빛에 내 마음을 띄워보냅니다.
그리곤 내 사랑, 내 진실, 내 소망을 당신께 가져다 전해주길 빌어본답니다.

 

유안진님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우리사이 청실홍실로 엮일지라도
부부의 익숙함보다는 지금의 순수한 열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아침 출근길
누가 뭐라해도 좋습니다.
아니 나이를 얘기하며 흉을 봐도 좋습니다.
현관을 나서며 스무살 젊음만이 잠깐의 이별을 아쉬워하는게 아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근무시간에도
무심한 전화벨을 탓하기보단 먼저 사랑의 메시질 보내는 솔선수범을 실천하겠습니다.
자기를 개발하려는 당신의 직장생활은 그리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진 않을테니까요.

 

퇴근후 저를 맞아주는 당신
채 갈아입지 못한 당신 옷에, 저녁준비 때 배인 김치냄새까지 사랑하겠습니다.
아니 그 보다 더 지독한 내음이면 어떻습니까?
내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데.... 심지어는 당신의 결점까지도요.

 

지난주에 영화 봤는데, 또 연극 보러가자 조른다 해도 귀찮아하지 않겠습니다.
아니 당신이 조르기 전에 이미 당신의 손엔 음악회티켓 두장이 놓여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티켓을 찾아 컴과 친해질거고 어느새 난 인터넷 전문가가 되어있겠지요.

 

당신은 여자...
때론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릴 때도 있겠지요.
그것을 애교로 받아 드리고 당신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굴 쳐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당신이 편해지실 때 부드럽게 충고 드리는 일을 빠뜨려서는 안되겠지요?

 

내가 가진 모든걸 다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언어능력을 다 동원해서 내 사랑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건 미사여구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오직 하나 하고 싶은 말 "당신은 내 안식처입니다"
그래도 여유가 남는다면 "죽는 날 까지 아니 천생만생 당신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죽음이 우릴 갈라놓을지라도 수만생의 윤회속에서...
비록 모습이 바뀌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의 가슴저린 행복이 우리 사랑했음을 일깨워
또 한생의 연분을 이어줄 한자락의 끈이 되어주길 두손모아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