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중국, 샤먼(厦门, Xiamen) - 야경(夜景) & 서커스
여행일 : ‘25. 4. 18(금) - 4. 21(월)
세부 일정 : 산해건강보도, 증조안거리, 중산로, 고량서(숙장화원·일광암), 남정토루(전라갱·유창루·탑하촌), 남보타사.
특징 : 샤먼(厦門) : 샤먼반도와 섬으로 이루어진 푸젠성(福建省, 중국 남동부) 제2의 도시. 파란 바다와 푸른 하늘, 짙푸른 가로수, 깨끗하게 정돈된 거리를 걷다 보면 ‘이곳이 중국인가?’ 싶다.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40km 펼쳐지고, 온종일 붉게 타오르던 태양이 서서히 바다 아래로 사라지는 일몰은 남국의 정취를 닮았다.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정착시켰으며, 가장 먼저 차(茶)를 해외에 알린 도시이기도 하다. 무이산(武夷山)에서 생산된 철관음(铁观音)이 샤먼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었다.
기타 : 샤먼에는 소소한 볼거리들이 참 많다. 여행사는 이들 중 일부(유람선 야경투어, 서커스, 중구케이블카, 전신마사지 ,일월곡 온천, 하문식물원)를 옵션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 링링 국제서커스. 여행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서커스 공연이라며 극찬하고 있었다. 서커스가 단순한 기예를 넘어 아름다운 테마를 포함하고 있어 기립박수를 보내게 만드는 큰 감동을 선물해 줄 것이란다.

▼ 집미구(集美區, 지메이쿠, Jimei District)의 행금로(杏锦路, Xingjin Rd 366). 샤먼이지만 섬이 아닌 내륙에 위치하고 있으며, 샤먼대교와 2008년에 개통한 지메이대교로 샤먼섬과 연결된다(첨부된 지도의 상부 다리 건너).

▼ ‘링링’의 한자음이 ‘灵玲’인 모양이다. ‘신령 灵’에 ‘옥소리 玲’이니 신비스러운 묘기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은 모양이다.

▼ 안으로 들어가자 천장 가득 매달린 오색 우산이 손님을 맞는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부러워하던 실내 인테리어인데, 우산에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던 일본과는 달리 중국은 색상만 넣어 담백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 ‘링링’은 서커스만 보여주는 게 아니었다. 동물원은 물론이고 레저에 오락까지 갖춘 테마파크에 가까웠다. 우리나라의 ‘에버랜드’를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그래선지 동선(動線)이 동물원으로 연결되는가 하면, 일부 콘텐츠에서는 ‘灵玲动物王国’으로 검색되기도 한다.

▼ 서커스 하나로 돈을 받는 게 미안해 끼워 넣은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둘러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소소한 공연도 있고 먹이주기 같은 체험도 가능하다. 시간이 맞으면 물개 쇼도 구경할 수 있다.

▼ 판다, 백호, 흑조, 원숭이, 알파카, 곰 등 종류는 많지 않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것들로 알차게 꾸려놓았다. 특히 저 멀리 우리에 갇혀있는 게 아니라 아주 가까이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 유료이긴 하지만 먹이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알파카 같은 동물은 우리 안으로 들어가 동물을 만져볼 수도 있다. 말을 타고 작은 트랙을 돌아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 ‘너를 만난 건 기적이야 푸바오’로 더 익숙한 ‘판다’가 중국에서는 흔하디흔한 동물 중 하나인가 보다. 그동안 기웃거려본 동물원들마다 호랑이나 사자보다도 ‘판다’의 수가 훨씬 더 많았다.

▼ 참고로 중국은 자국에만 있는 자이언트판다를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선물하거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판다 외교'를 펼쳐오고 있다. 해외에서 태어난 자이언트판다는 성체가 되는 4세 전후 중국에 돌려보내야 한다.

▼ 볼거리에 놀잇거리까지 갖추었으니 ‘테마파크’가 분명하다.

▼ 동물원을 기웃거리다 서커스공연 시간에 맞춰 공연장으로 이동한다. 판다나 원숭이 같은 귀염둥이들은 물론이고 호랑이 같은 맹수까지 꽤 많은 동물들을 보유하고 있어 공연시간에 맞춰 시간을 보내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 티켓은 사전 예약이 필수라고 했다. 중국여행 프랫폼 등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단다. 가격은 동물원 구경까지 포함 일반석 260위안, VIP석 360위안이라고 한다. 특이하게도 무료입장 어린이의 대상을 나이가 아닌 신장(100cm 이하)으로 정하고 있었다.

▼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오페라나 음악회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체육관까지 그동안 다녀본 그 어떤 실내 시설보다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긴 영구 서커스구조물 중 가장 많은 객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2014년에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니 어련하겠는가.

▼ 입장할 때만해도 빈자리가 꽤 많았는데, 공연이 시작될 즈음이면 빈자리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서양 문물을 받아들였다고 해도 ‘샤먼’이 중국 땅임은 부인할 수 없다. 장사(商)의 나라답게 공연을 시작하기 전 서예가가 등장해 글씨를 쓴다. 물론 판매용이다.

▼ 옆에 앉은 중국 젊은이가 글씨의 뜻과 판매가격까지 알려주었는데 관심이 없어 새겨듣지는 않았다.

▼ 공연장 안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도 그가 쓴 것으로 여겨지는 글씨가 여러 점 올라오고 있었다.

▼ 드디어 공연이 시작됐다. 공연은 단순히 기예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창조적인 음악, 연출, 곡예 등 여러 가지 예술요소를 혼합해 ‘환상과 같은 무대 효과’를 연출하고 있었다. 스토리가 있는 극을 만들어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 준다고나 할까?

▼ 볼가말까 망설이던 내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로 퀄리티 넘치는 공연이었다. 중국을 여행(패키지)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일정이 쇼(서커스나 극)였다. 심지어는 대학원 동기들과 부부 동반으로 상하이(Expo 2010)에 왔을 때도 자유여행이지만 서커스를 봤었다. 그저 그렇고 그런 서커스일 것으로 생각했던 이유이다. 하지만 쇼는 내 예상을 뛰어넘는 하이 퀄리티였다.

▼ 서커스 공연 특성상 무대 앞좌석은 배우들의 섬세한 동작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무대와의 거리가 멀어도 LED 조명과 전광판을 통해 세밀한 부분까지 잘 확인할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 곰과 원숭이, 말, 강아지 등으로 이루어진 동물 쇼는 애교만점 퍼포먼스가 이루어진다.



▼ 마술도 서커스의 중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마술은 ‘물고기를 용으로 바꾸는’ 등의 환술(conjuring acts)이 고대 기록에 나올 정도로 오래된 잡기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은 수천 년간 전승되며 인간의 눈을 속이는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왔다.

▼ 줄공연, 마술쇼, 물쇼, 불쇼 등 다양한 공연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것이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곳에서 뛰고, 눈가리고, 심지어는 줄넘기까지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들에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른다.

▼ 공연은 천정 꼭대기에서 아래로 풍덩 뛰어내리면서 끝난다. 가슴 졸이는 여운을 남겨준다고나 할까?

▼ 야경 투어도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옵션 중 하나다. ‘화평부두’에서 출발하여 고랑서 야경, 쌍둥이 빌딩, 영무대교, 해창만, 해창대교, 해상시계, 해만공원 등을 관람하는 코스이다.

▼ 항구에 도착해 유람선에 오른다. 배는 꽤나 컸고 관광객들도 무척 많았다. 이때 노을로 물들어가는 샤먼의 멋진 풍경도 눈에 담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체된 탓인지 우리에게는 그런 행운이 주어지지 않았다. 어쩌겠는가. 허락된 야경이라도 실컷 구경할 수밖에.

▼ 시간이 지날수록 어둠은 깊어지고 여기저기서 밝힌 불이 어둠을 채운다.

▼ 우리 말고도 꽤 많은 유람선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 아쉽게도 안내방송을 알아 듣을 수가 없어 어디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다.

▼ 화려한 조명으로 둘러싸인 건물들이 방향에 따라 하나에서 둘로 갈라지는 듯한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 자리를 이동할 필요는 없다. 쌍둥이 빌딩인 콘래드 샤먼호텔 부근에서 180도 돌아서 왔던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 유람선에서는 선상 campfire도 열어주고 있었다. 모닥불이야 물론 전자장치를 통해 만들어내고 있었지만.

▼ 선사 직원들의 부추김에 한껏 기가 오른 어린이들은 몸을 흔들어대며 맘껏 즐기고 있었다.

▼ 출국 날 들른 ‘중구 케이블카’. 왕복 40분 동안 케이블카를 타고가면서 고랑서 전경과 샤먼의 경관을 감상하는 일정이다. 하지만 우리처럼 나이 지긋한(70세 이상) 사람들은 탑승할 수 없단다. 어쩌겠는가. 잠시 주변을 서성거리다 카페에 들러 시간을 때울 수밖에 없었다.

▼ 근처에 있는 ‘샤먼식물원’을 둘러 볼 수는 있었다.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옵션 중 하나로 전 세계 7000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단다. 하지만 40분 안에 이를 다 둘러볼 수는 없겠기에 낭비일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코로나19(COVID-19) 직전 들렀던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s)’에서의 여운도 그 결정에 영향을 주었지만.

▼ 이밖에도 근처에는 철로공원과 열사기념관 등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 곁눈질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 ‘패키지여행’이니 쇼핑이 빠질 리가 없다. 그렇게나 몸에 좋다는 ‘침향’이란다. 하지만 매일 3시간씩을 운동에 투자해오고 있는 나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일 따름이었다. 대신 농산물을 한 보따리 사줌으로써 가이드에게 체면치레는 해주었다.

♧ 에필로그(epilogue).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두 곳이나 품고 있는 ‘사먼’은 최상의 여행지였다. 하지만 ‘무이산(武夷山)’까지 끼어있는 여행 상품을 선택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이이의 고산구곡(高山九曲), 송시열의 화양구곡(華陽九曲) 등 조선의 유학자들이 너나없이 외쳐대던 ‘구곡(九曲)’의 원조를 가까이 두고도 둘러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무이산’만 따로 떼어 찾아올 수는 없지 않겠는가. 참고로 무이산은 주자성리학의 종주인 주희 (朱熹)가 은거했던 산이다. 주희는 관직에 있던 9년간을 제외한 일생의 대부분을 무이산 인근에서 살면서 무이산의 아홉 굽이 계곡을 읊은 ‘무이도가(武夷櫂歌, ’武夷九曲歌‘라고도 한다)’를 남겼다. 이로 인해 주희를 무한한 존경의 대상으로 삼던 조선의 선비에게 무이구곡은 학문적 이상향처럼 받아들여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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