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학산(飛鶴山, 762m)-두륙봉(628m)-익말봉(627m)
산행일 : ‘16. 4. 16(토)
소재지 :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과 기계면, 기북면의 경계
산행코스 : 탑골마을(탑정2리)→탑정저수지→시남못→능선→비학산→두릅바위→두륙봉→익말봉(627m)→북동능선→탑정저수지(산행시간 : 3시간 40분)
함께한 사람들 : 청마산악회
특징 : 전형적인 육산(肉山)이다. 제대로 된 바위 하나 구경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집채만도 못한 두릅바위가 이 산의 명물일 정도이니 두말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때문에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육산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비학산의 정상과 두륙봉을 제외하고는 조망(眺望) 또한 기대할 수가 없다. 거기다 법광사에서 오르는 코스를 제외하고는 등산로 또한 버려지다 시피 방치되고 있다. 다만 장점이라면 보드라운 황톳길이 걷기가 여간 편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다 솔가리까지 수북하게 쌓여 있어서 폭신폭신한 게 마치 양탄자 위를 걷는 듯하다. 결과적으로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더 많은 산이라는 얘기이다. 모든 산을 다 올라보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올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 산행들머리는 탑정저수지(포항시 북구 기북면 탑정2리)
익산-포항고속도로 서포항 I.C에서 내려와 31번 국도를 타고 청송방면으로 달리다가 화빈휴계소(포항시 북구 기계면 인비리)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921번 지방도를 따라 들어가면 ‘탑정1리’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편 비학산길로 들어서면 얼마 안 있어 탑골마을(탑정2리)이 나온다. 마을에 버스정류장이 있으니 참조한다. 대형버스의 주차가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이곳 탑골마을에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풍속이 하나 있다고 한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이면 마을의 액운(厄運)을 막아주는 솟대를 세운다는 것이다. 전설의 흉조인 벽갈새가 마을에 날아들지 않게 하기 위해 비학산에서 가장 곧고 높게 자란 상록수를 베어다가 껍질을 벗긴 후 울긋불긋한 천과 새의 조각, 등불, 귀면 등으로 꾸며서 높다랗게 세운다고 한다. 이 솟대를 ‘벽갈대’라 부른다. 참고로 벽갈새란 2천 년을 묵은 까투리를 말한다. 까투리가 천 년을 묵으면 짐새가 되고, 그 짐새가 다시 천년을 더 묵으면 벽갈새가 된다는 것이다.(MBC 방송기사 참조)
▼ 마을회관 앞 작은 다리를 건너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길가에는 반듯하게 쌓아올린 돌탑들이 여러 개 늘어서 있다. ‘탑골’이라는 마을 이름과 잘 어울리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 둑 위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편의 시멘트포장 길은 ‘비학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이다. 오른편 길을 통해서도 정상에 이를 수 있지만 왼편의 비포장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조금이라도 더 산행거리를 늘려보기 위해서이다.
▼ 왼편으로 방향을 잡자마자 산자락으로 파고드는 오솔길 하나가 나타난다. 능선을 통해 비학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임도를 따른다. 잠시 후 ‘시남못’이라는 자그마한 저수지에 이른다. 들머리에서 7분만이다.
▼ 시남못을 지나면 곧이어 컨테이너와 신축(新築)중인 조립식 건물이 각기 한 동씩 있는 부지가 나온다. 컨테이너 앞에 ‘관음사’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걸로 보아 새로 짓고 있는 사찰(寺刹)인 모양이다. 그래선지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 관음사 부지를 지나 물기 하나 없는 계곡으로 들어서는 듯 하던 산길이 오른편으로 방향을 튼다. 이어서 곧장 산자락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하지만 버거울 정도는 아니니 걱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산길이 또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이정표는 고사하더라도 가는 길을 가로막는 잡목(雜木)들이 장난이 아니다. 잠시 한눈을 팔기라도 할 경우엔 싸대기라도 맞기 일쑤다.
▼ 그렇게 30분 정도를 오르면 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올라온 능선의 생김새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을 보니 주능선은 아니고 지능선 쯤 되는 모양이다. 산행을 시작하고 38분이 지난 지점이다. 여기서 고민이 시작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첨부된 지도(地圖)의 답사로(부산일보가 걸었던 코스)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부산일보 산행팀은 오르는 길에 ‘감나무와 석축’이 있는 마을터를 지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린 분명 마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거기다 시간상으로 봐도 능선에 올라서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그러고 보니 선두대장이 계곡을 따라 오르게 될 것이라고 했었는데 우린 분명 능선을 따라 올라왔다. 아무래도 산행거리가 조금 더 늘어난 모양이다.
▼ 산행을 하다보면 유난히도 묘(墓)가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곳 비학산에 천하명당(天下明堂)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명당을 찾아 온 묘들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포항사람들에게 이곳 비학산은 신령스러운 산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비학산의 정상과 동쪽 능선 어디쯤에 등잔혈이라는 천하명당이 있다고 했다. 묘를 쓸 경우 자손들이 번성한다는 속설(俗說)이 전해지는 곳이다. 하지만 대신 신광 벌판과 포항 일대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 그동안 가뭄이 심할 때마다 사람들이 산에 올라가보았는데, 어김없이 몰래 써 놓은 무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럴 경우 분노한 사람들이 묘를 파헤침으로써 종종 송사(訟事)가 벌어지기도 했단다.
▼ 일단 능선에 올라서면 산길은 편해진다. 가끔 가파른 구간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경사가 완만하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송(老松)들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소나무 숲에 이른다. 청량한 바람이 인다. 선입감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내 가슴까지도 맑아진다. 사람들은 이런 재미 때문에 산을 찾는가 보다.
▼ 그렇게 30분 조금 못되게 더 오르면 또 다른 능선에 올라선다. 이번에는 주능선인 모양이다. 왼편 능선을 따라 난 길은 성법령으로 이어지는 비학지맥(飛鶴枝脈)이고 말이다. 잠시 후 이번에는 이정표( 정상↑ 814m/ 찬물내기←/ 수목원↓)가 세워진 또 다른 갈림길을 만난다. 참고로 비학지맥(飛鶴枝脈)이란 낙동정맥의 709.1m봉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쳐 남진(南進) 내지 남동진하면서 비학산과 도음산(383m) 등을 만든 후, 포항시 북구 우목리 방파제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45.3km의 산줄기를 말한다.
▼ 이후에도 산길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오르막길임에는 분명하지만 힘이 들지는 않을 정도의 유연한 산길이 계속된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탑정 갈림길’(이정표 : 정상↑ 506m/ 탑정↘/ 수목원↓)을 만난다. 아까 저수지 근처에서 헤어졌던 산길과 다시 만나는 지점이다.
▼ 탑정(탑골) 갈림길을 지났다 싶으면 이제 정상에 다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산길은 더욱 또렷해지고 경사 또한 더욱 유연해졌다. 마침 길가의 진달래 무리들이 꽃망울을 활짝 열고 있으니 틈틈이 눈이라도 맞추며 걸어볼 일이다. 그렇게 10분 정도를 더 걸으면 드디어 비학산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5분이 지났다.
▼ 정상에 올라서면 널따란 헬기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정상표지석은 그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공터에 자리 잡고 있다. 삼각점(기계 22, 2004 재설)도 보인다. 하지만 그 흔한 이정표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서툴게 쌓아놓은 돌탑들이 두어 개 보일 따름이다. 정상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주능선을 따르는 길 외에 큰재와 오봉을 거쳐 법광사로 내려가는 길이 하나 더 있다. 두륙봉으로 가는 길은 정상석이 있는 방향에서 열리니 참조한다. 참고는 비학산은 학(鶴)과 인연이 깊은 산이다. 산세(山勢)가 마치 학이 날아가는 형태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알을 품던 학이 날개를 펴고 신광면 일대의 넓은 벌판 위로 날아오르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보금자리를 틀려는 학들이 심심찮게 찾아들기도 한단다. 특히 비학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학마을 입구의 울창한 노송림(老松林)에는 왜가리와 백로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단다.
▼ 비학산 정상은 주변의 나무들 때문에 조망(眺望)이 트이지 않는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바로 옆에 있는 헬기장으로 가면 시야(視野)가 뻥 뚫리기 때문이다. 왼편, 그러니까 동쪽에는 너른 들녘이 펼쳐진다. 산이라곤 거의 없고, 있다고 해봐야 고만고만한 나지막한 산들뿐이다. 그 뒤에 아스라이 보이는 것은 동해바다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편인 서쪽에는 낙동정맥의 산군(山群)들을 비롯해서 높은 산들이 첩첩이 쌓여있다. 북쪽 또한 산들이 즐비하다. 천령산과 내연산 향로봉, 괘령산 등이다.
▼ 두륙봉으로 향한다. 통나무로 계단까지 만들어 놓았으나 가파른 편은 아니다. 급경사가 없이 대체로 널찍하고 편안한 내리막길이 계속된다는 얘기이다. 그렇게 10분 정도 내려가면 ‘법광사갈림길’(이정표 : 자연휴양림↑ 2.7Km/ 법광사← 1.8Km/ 비학산 정상↓ 0.4Km)을 만난다. 법광사로 내려가는 첫 번째 길이 왼편으로 나뉜다. 하지만 그보다는 계속해서 능선을 따를 때 통과해야만 하는 바위가 더 눈길을 끈다. 마치 바위로 만든 문설주를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 잠시 후 송신용(送信用)으로 보이는 철탑(鐵塔)을 지났다싶으면 이번에는 오른편으로 길이 하나 나뉜다.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뉘는 삼거리(이정표 : 법광사↑ 2.0Km/ 자연휴양림→ 2.5Km/ 비학산 정상↓ 0.6Km)이다. 아까 갈려나갔던 법광사가 이번에는 능선을 따르도록 표기되어 있다. 그만큼 법광사로 연결되는 길이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 ‘자연휴양림 갈림길’을 지나자마자 곧이어 ‘무제능갈림길’(이정표 : 두릅바위↑/ 무제능↖/ 정상↓ 586m)이 나온다. 그리고 이어서 또 다른 ‘탑정갈림길’(이정표 : 활공장↑/ 탑정→/ 정상↓ 791m)을 만난다. 참고로 무제등에는 제단(祭壇)이 있다. 여름철 한발이 극심할 때 민·관이 뜻을 모아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는 곳이다. 이곳 비학산은 신라시대 때부터 국가가 제사를 지내던 산들 중 하나였고, 요 아래 산록에 위치한 신라 고찰 법광사터도 풍수지리가 매우 뛰어난 곳이라고 전해진다.
▼ 마지막삼거리, 그러니까 ‘탑정갈림길’을 지나면 갈림길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평지와 같은 편안한 능선길이 계속된다. 그리고 얼마 후 그다지 가파르지 않는 오르막길을 잠시 오르면 커다란 바위무리가 길 오른편에 나타난다. 비학산의 명물인 ‘두릅바위’이다. 하지만 크기나 생김새는 썩 뛰어나지 않아 보인다. 하도 바위가 귀한 산이다 보니 과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어쩌다가 두릅바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을까. 그렇다. 이곳으로 오던 길에 유난히도 많은 두릅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지 않나 싶다.
▼ 두릅바위 위로 오른다. 아래서 볼 때와는 달리 제법 반반한 암반(巖盤)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위 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일품이다. 발아래에는 탑정지로 이어지는 골짜기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오른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방금 올랐었던 비학산 정상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다.
▼ 두릅바위에서 내려와 산행을 이어간다.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앞서가던 집사람이 뭔가를 가리키고 있다. 두륙봉의 정상표지가 붙어있다는 것이다. 그저 119의 ‘구조지점(17번) 표지판’이려니 하고 지나치려다 들어가 보니 한현우선생의 정상표시코팅(coating)지가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가끔가다 함께 산행을 해오는 분인데 코팅지에 적혀있는 걸로 보아 그는 이미 2년 전에 이곳의 답사를 끝낸 모양이다. 하여튼 두륙봉 정상은 유심히 살펴봐야만 할 곳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상인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곳은 삼면봉(三面峰)이라 부르기도 한다. 신광면과 기계면, 그리고 기북면의 경계이기 때문이다. 비학산에서 두륙봉까지는 20분이 조금 넘게 걸린다.
▼ 두륙봉 정상에서 또 다시 조망이 열린다. 코팅지가 있는 쪽으로 2~3m쯤 들어가면 바위벼랑이 나오면서 시야가 열리기 때문이다. 산이라곤 거의 없는 신광면의 들녘이 널따랗게 펼쳐지는데 그 끄트머리에 아스라이 나타나는 것은 아마 동해바다일 것이다.
▼ 익말봉 방향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큰 오르내림이 없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봉우리를 오르내리고 있는데도 힘이 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참고로 두륙봉에서 조금 내려오는 곳에서 탑골로 내려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나뉜다고 들었는데 발견하지는 못했다.
▼ 얼마쯤 걸었을까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119의 ‘구조지점(15번)’ 표지판이 붙어있는 걸로 보아 591m봉이 아닐까 싶다. 오른편은 탑골마을(자연휴양림)로 내려가는 길, 익말봉은 왼편을 따른다. 두륙봉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지점이니 참조한다. 참고로 주능선은 우리가 가려는 익말봉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크게 방향을 트는데다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하기 때문에 지능선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길을 잘 못 들어설 염려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비록 잠깐이지만 제법 가파르게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선 산길은 이후에는 다시 유연해진다. 중간에 봉우리들이 심심찮게 나타나지만 골이 깊지 않기 때문에 큰 오르내림이 없다는 얘기이다. 이후부터 산길은 별다른 특징이 없이 이어진다. 그저 능선만 따른다고 생각하고 이어가면 된다.
▼ 어쩌다 왼편의 나무들 사이로 시야가 열리기도 한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은 같은 비학지맥인 도음산이 아닐까 싶다.
▼ 두륙봉에서 출발한지 50분 남짓 걸으면 안부에 내려서게 된다. 생김새가 기이하면서도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가 인상적인 안부이다. 하지만 감상할 마음의 여유는 없다. 맞은편에 보이는 오르막길이 만만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 안부를 지나면서 가파른 오르막길로 변한다. 어쩌면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닐까 싶다. 가뜩이나 체력이 고갈되어 가는데 경사까지 가파르다보니 더욱더 힘들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저 서서히, 그리고 묵묵히 오르는 수밖에 없다.
▼ 그렇게 15분 정도를 오르면 드디어 익말봉 정상이다. 작은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익말봉 정상은 정상표지석은 물론 그 흔한 이정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아까의 두륙봉 정상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한현우선생의 코팅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가 ‘익말봉 627’이라고 쓴 작은 판자를 나뭇가지 위에다 살짝 올려놓았을 따름이다. 두륙봉에서 익말봉까지는 1시간10분 정도가 걸렸다.
▼ 하산을 시작한다. 올라온 곳을 기준으로 할 경우 2시 방향쯤으로 보면 된다. 11시 방향에서도 올라오는 사람이 있는 걸로 보아 그곳으로도 등산로가 나있는 모양이다. 하여간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을 6분 정도 내려오면 도톰하게 솟아오른 지점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능선을 벗어나 오른편으로 내려선다. 가끔 경사가 가파른 곳도 나타나지만 내려서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길 또한 또렷한 편이어서 길을 염려도 없다.
▼ 그렇게 30분 남짓 내려오면 널따란 밭이 나오고, 잠시 밭두렁을 따르다가 개울을 건너면 시멘트포장 임도가 나온다. 비학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이다. 탑정마을은 물론 왼쪽 방향이다.
▼ 임도의 아래는 탑정저수지, 제법 큰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물결은 한없이 잔잔하다. 숲으로 둘러싸인 탓일 게다. 녹음으로 물들어가는 짙은 숲속에 고즈넉이 들어앉은 저수지는 한마디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물속에 잠겨있는 버드나무들이다. 아랫도리를 물속에 담그고 있는 모양이 주왕산 아래에 있는 주산지의 나무들을 영락없이 빼다 닮았다.
▼ 산행날머리는 탑정마을(원점회귀)
저수지의 멋진 풍광에 빠져 머뭇거리다 길을 나서며 잠시 후 둑에 이르게 되고, 산행을 시작하면서 지나갔던 갈림길을 만난다. 그리고 저만큼 아래에 탑정2리 마을이 내려다보이면서 오늘 산행이 종료된다. 참고로 저수지 둑 아래 숲속에 정자(亭子)가 하나 지어져 있다. 산행을 마친 후 하산주를 마시기에 딱 좋은 장소이다. 오늘 산행은 총 3시간 55분이 걸렸다. 간식을 먹느라 중간에 쉬었던 시간을 감안할 경우 3시간 40분이 걸린 셈이다.
'산이야기(경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년고찰 고방사를 낀 한적한 산, 백마산-고당산(‘16.5.21) (0) | 2016.05.30 |
---|---|
송이버섯으로 인한 불편한 산행, 황우산-미림산(‘16.4.23) (0) | 2016.05.02 |
천년고찰 각화사와 태백산사고를 품은 각화산-왕두산(‘16.3.5) (0) | 2016.03.10 |
철저하게 버려진 오지의 산, 학일산-통내산-토한산(‘15.12.19) (0) | 2015.12.24 |
재미가 쏠쏠한 암릉과 조망, 거기다 선현들의 숨결까지 더한, 오정산(‘15.12.12) (0) | 2015.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