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옹도

 

여행일 : ‘14. 6. 7()

 

소 재 지 : 충남 태안군 근흥면 옹도(가의도리)

 

함께한 산악회 : 좋은 사람들

 

특징 : 옹도는 그 모양이 마치 옹기와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넓이 0.17의 아담한 섬에는 등대가 있어 주변을 지나다니는 배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 옹도는 등대섬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태안 앞바다를 통항하는 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해 세워진 충남유일의 유인등대라는 것이 그 이유이겠지만, 섬 자체가 등대를 빼 놓고는 내세울만한 풍경이 거의 없다는 것도 또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이 등대는 19071월에 세워져 바닷길을 안내해 왔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출입이 금지되어 왔다. 그러다가 최근(20136)에야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등대에 불을 밝힌 지 106년 만에 그 비밀의 문을 열고 사람들을 받아들인 것이다.

  

옹도 가는 길

옹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태안군 근흥면에 있는 신진도 안흥항으로 와야만 한다. 이곳에서 옹도를 들어가는 관광유람선이 출항하기 때문이다. 배는 하루에 한 차례씩(성수기에는 12) 운항되고 있다. 신진도항에서 약 12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옹도는 관광유람선을 타고가면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遊覽船)이 긴 경적을 울리면서 신진도항을 떠난다. 미지(未知)의 섬에서 새로운 풍경을 맞이한다는 설레는 마음을 갈매기들이 가장 먼저 알아주는 것 같다. 물결을 헤치며 힘차게 나아가는 유람선의 주위를 온통 갈매기들이 둘러싸며 끼룩거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유람선을 가득 채운 관광객들은 하나 같이 행복에 겨운 표정들, 이런 표정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다들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카메라 앞에 선 사람이나 카메라를 든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화사한 웃음을 한시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긴 이런 여행에 우거지상을 지을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가마우지와 물개들의 낙원이라는 정족도와 가의도, 단도가 슬며시 다가온다 싶더니 저만큼으로 멀어져 버린다. 그리고 드디어 저만큼에서 옹도가 슬그머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손으로 움켜쥐면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 버릴 것 같은 앙증스러운 모양으로 말이다. 그러나 맨 위의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등대는 자그마한 섬에 비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거대하다. 어쩌면 늠름하고 위풍당당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래서 저 섬을 등대섬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옹도의 선착장(船着場)에 내려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위를 향해 길게 놓인 나무계단이다. 사면(斜面)의 경사(傾斜)가 가파르다보니 이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려보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탐방(探訪)을 나서기 전에 신발 끈부터 조이고 본다. 나무계단으로 된 탐방로의 길이기 만만찮게 길어보였기 때문이다. 또 하나 유념해야할 것이 있다. 탐방을 나서기 전에 일단 화장실부터 들르라는 것이다. 옹도에서 화장실은 선착장의 것이 유일하다. 때문에 만일 탐방을 하다가 볼일이라도 생길 경우에는 낭패를 당할 염려가 있다. 그러니 출발하기 전에 미리 볼일을 보고나서 탐방을 나서라는 얘기이다.

 

 

 

나무계단을 따라 위로 오르며 본격적인 투어(tour)에 들어간다. 계단을 밟으며 50m쯤 올라가면 오른편에 데크로 만든 전망대(展望臺) 하나가 나타난다. 일단 올라가고 본다. 가의도를 위시해서 목개도, 정족도, 단도 등이 보이나 조금 후에 두 번째 전망대(일명 옹기 photo-zone)에서 보게 될 풍경과 별반 다를 게 없으니 그냥 지나쳐도 무방할 듯 싶다.

 

 

전망대에서 빠져나와 다시 50m쯤 더 올라가면 또 다시 전망대하나가 나타난다. ‘옹기 포토죤(photo-zone)’이라는 의젓한 이름을 달고 있는 전망대이다. 이곳에서는 전망데크 외에도 조형물(造形物)들이 설치되어 있다. 그중 하나는 옹기를 둘로 반듯하게 쪼개 놓았고, 다른 하나는 나무를 형상화한 모양인데 무슨 나무인지는 모르겠다. 이 조형물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라는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조형물 앞은 포즈(pose)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로 붐벼 발을 비집고 들어설 틈도 없다. 붐비는 사람들을 피해 전망데크 쪽으로 나가본다. 아까 지나왔던 전망대에서 보았던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선착장과 선착장에서 올라오는 계단을 카메라에 담는 일이다. 꽤나 괜찮은 풍광을 자아내니 놓칠 경우에는 두고두고 후회할 수도 있다.

 

 

 

 

 

옹기 포토죤옆에는 동백잎 쉼터가 만들어져 있다. 선착장에서 이곳까지 올라온 정도를 갖고 힘들다고 해서 쉴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배 출항시간까지 기다리면서 쉴 때나, 아니면 옆에 있는 포토죤(photo-zone)의 손님들이 빠지기를 기다리며 잠시 쉬라는 의미로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포토죤에서 사진 몇 컷(cut) 촬영했다면 다시 투어를 시작해보자. ‘옹기 포토죤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몇 발짝 옮기면 울창한 동백나무 터널로 들어서게 된다. 오랫동안 일반인에게 출입을 허용하지 않은 덕분인지 길을 따라 울창한 동백나무 숲이 거의 밀림에 가까울 정도 우거져 있다. 이곳도 역시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 여기저기서 포즈(pose)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호젓한 풍경사진은 애초부터 촬영이 불가능하다.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냥 등대로 올라가기로 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 경험으로는 이보다 나은 동백 숲들이 전국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동백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등대의 중앙광장에 올라서게 된다. 광장에 올라서면 조형물(造形物) 하나가 반갑게 길손을 맞는다. ‘옹도 등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 옆에 영어(Welcome to ong-Do Lighthouse)로까지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마 외국인들의 방문까지 예상했나 보다. 아니나 다를까 가볍게 차려입은 외국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중앙광장에는 어른 키로 두세 배가 넘을 정도로 커다란 옹기를 빚어 놓았고, 그 곁에서는 잘생긴 돌고래 두 마리가 노닐고 있다. 이곳도 역시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옹기를 감싸 안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돌고래를 올라타느라 정신이 없다. 물론 그들의 앞은 연인들이 지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포즈를 단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말이다.

 

 

 

 

 

 

중앙광장의 정면에는 하늘전망대홍보관을 갖춘 등대가 있다. 이곳은 맨 마지막에 들러보기로 하고 등대 옆에 있는 등대 16을 둘러본다. 이곳에는 모두 4개의 사각기둥을 세워 놓고, 각 면마다 풍경사진을 하나씩 입혀놓았다. 물론 국토해양부가 선정했다는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 16을 말이다. ‘등대 16은 간절곶(울주군), 독도, 마라도, 소매물도, 소청도, 속초, 어청도, 영도, 오동도, 오륙도, 우도(제주도), 울기(울산시 울기공원), 팔미도, 호미곶(포항시), 홍도, 그리고 이곳 옹도이다.

 

 

 

등대 16을 모두 봤다면 이번에는 등대의 뒤로 돌아가 보자. 바다를 향해 길게 놓인 나무계단이 보일 것이다. 일단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 본다. 바닷가가 가까워지자 갖가지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이 나타나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해 낸다. 그 기암괴석들이 주변의 초원(草原)과 어우러지며 목가적(牧歌的)인 풍경까지 만들어낸다. 아마 옹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일 것이다. 하나 더, 녹음이 짙은 초원을 자세히 살펴보면 장난을 치며 놀고 있는 물개들이 보일 것이다. 물론 조형물(造形物)이다. 그러나 얼핏 보면 물개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물개를 둘러싸고 있는 웃자란 풀들이 바람에 휘날리자 마치 물개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바닷가까지 내려갔다 되돌아오는 길에 본 등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바닷가까지 내려갔다 왔으면 이번에는 등대 안으로 들어가 볼 차례이다. 먼저 2층에 있는 홍보관으로 들어간다. 홍보관은 등대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세계최초의 파로스 등대, 라 코우나 등대, 코르디안 등대, 팔미도 등대 등, 연대별로 대표등대를 선정하여 등대의 변천사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옛 옹도등대 사진 등과 옹도섬 조감도, 무종(霧鐘)모형물이 전시되어있다.

 

 

파로스 등대(Pharos Lighthouse)BC 280~250년 무렵 그리스 파로스 섬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등대이다. 프톨레 마이오스 2세의 지시로 소스트라투스가 건설하였다고 한다. 고대 알렉산드리아는 파로스섬과 헵타스타디온이라는 제방(길이약1)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맨 밑단은 4각모양, 가운데 단은 8각모양, 맨 윗단은 원통모양이었다. 등대 안쪽으로는 나선 모양의 통로가 꼭대기 옥탑까지 나있었고 옥탑 위에는 거대한 여신상이 솟아 있었다. 옥탑부분에는 불을 태우는 설비가 있었다고 하며, 불빛을 비추기 위해 반사렌즈나 거울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코르디안 등대(Cordouan Lighthouse), 등대높이68석조등대로 1355년에 코르드안섬 최초등대의 옛터에 세워졌다.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중세 등대는 프랑스의 와인무역을 위한 코르디안(Cordouan)섬에서 9세기에 세워진 등대를 대체한 것이다. 이 등대의 목적은 선원들에게 암초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항로로 항구에 안전하게 도달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비록 사진에는 없지만 라 코루나 등대(Lacoruna Lighthouse)도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등대가 바로 AD 2세기에 세워져 원래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스페인의 라 코루나(Lacoruna) 등대이다. 스페인 가리시안(Calician) 해안의 라 코루나 북부 언덕 위에 서 있는 이 등대는 로마 신화 속에도 등장하고 있다. 로마사람들에게 이 등대는 헤라클레스 타워로 여겨졌다. 라 코루나 등대는 제국의 흥망을 보여주고 있다

 

 

팔미도 등대 (Palmido Lighthouse), 190361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대 불빛을 밝힌 팔미도 등대는 지난 100년간의 임무를 수행하고 지금은 인천시 지방문화재(40)로 지정되어 그 자리를 지키며 보존되고 있다.

 

 

홍보관에 전시하고 있는 옹도등대(Ongdo Lighthouse) 조감도, 옹도등대는 19071월 태안앞바다를 통항하는 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해 세워진 충남유일의 유인등대로서, 그 불빛은 43마일(77)까지 비추어진다고 한다.

 

 

 

옛 무종(霧鐘)의 모형, 무종은 안개나 연무로 시계가 불량할 때 종을 쳐서 등대의 위치를 알리는데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등대에 대한 상식 하나, 유인등대나 무인등대들은 모두 외모만 백색인 게 아니라 불빛 또한 백색이다. 항해자가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또한 항해자가 어느 등대의 불빛인지 알 수 있도록 등대마다 불빛의 색과 깜빡이는 주기가 다르다.

 

 

 

홍보관을 다 둘러봤으면 마지막으로 하늘전망대에 올라가볼 차례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망원경이 설치되어있으니 한번쯤 들여다보자. 섬 동쪽으로 단도, 가의도, 목개도, 정족도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괭이갈매기 서식지인 난도, 궁시도, 병풍도, 격렬비열도가 수평선 위로 장관을 이룰 것이다.

 

 

 

옹도 투어를 끝났다면 올라갔던 길을 그대로 다시 되돌아 내려와야 한다. 한번 봤던 길을 또 다시 걷게 되니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올라갈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옹도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얘기이다.

 

 

 

옹도를 다 둘러봤다면 이번에는 유람선 투어를 할 차례이다. 동쪽으로 방향을 잡은 유람선이 단도를 지나면 가의도가 나타난다. 옛날 가의라는 중국 사람이 이곳으로 피신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게 되었단다. 한편으로는 신진도에서 볼 때 가의도가 서쪽의 가장자리에 있다고 해서 가의섬이라고 불렀다는 설도 있으니 참고할 일이다. 유람선이 가의도 근처에 들어서자 선장님의 유창한 해설이 시작된다. 섬의 역사는 물론이고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풍습이나 특산품이라는 태안6쪽 마늘등 쏟아져 나오는 설명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태안 앞바다는 아름다운 해안에 기암괴석이 많아 오래 전부터 해상관광지로 유명하다. 그 대표적인 바위가 가의도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코끼리바위이다. 바위의 모양새가 코끼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또 다른 방향에서 보면 독립문의 모양이 나온다고 해서 독립문바위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그 외에도 사자바위나 코바위,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곳곳에 널려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사자바위, 멀리 중국땅을 바라보며 태안반도를 지켜준다는 전설의 바위이다.

 

 

코바위, 물살 빠른 관장수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부부바위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