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대이작도 부아산

산행코스 : 장골마을삼신할머니약수공원 갈림길고갯마루 소공원구름다리부아산 정상역순으로 원점회귀

 

 

아침을 먹기 전에 부아산을 올라보기로 했다. 물론 집사람과 단 둘이다. 다른 일행들은 그다지 등산을 즐기지도 않을뿐더러, 어제 저녁 늦게 잠자리에 들었던 탓에 아직까지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행은 펜션 옆의 사거리에서 선착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고갯마루로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고갯마루를 향해 오르다보면 얼마 안가 마을 보호수인 소나무가 나타나고, 이어서 찻길 옆 의자에 할머니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삼신할미약수터 입구에 만들어 둔 조형물(造形物)이다.

 

 

 

 

 

 

 

 

 

 

약수터로 가는 계단을 따라 내려서면 숲 속에 숨어 있는 샘터가 눈에 들어온다. 약수(藥水)를 내뿜고 있는 용머리를 정자(亭子)가 품고 있는 것하며, 주변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면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듯하다. 시원한 약수를 한 사발 들이키고, 빈 페트병(PET)까지 가득 채우고 난 다음에 다시 삼신할머니 조형물로 되돌아 나온다.

 

 

 

 

 

고갯마루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기면 잠시 후에는 산을 오르는 포장도로와 나뉘는 갈림길(이정표 : 부아산 정상 0.9Km/ 작은풀안해변 0.5Km, 큰풀안해변 1.2Km)이 나타난다. 오른편에 보이는 길이 부아산 정상의 공원지대로 올라가는 길이다. 올라가는 도로변은 특이하게도 가로수로 배롱나무를 심어 놓았다. 경사(傾斜)가 완만(緩慢)한 오르막길인데다가 길가에 배롱나무까지 꽃을 활짝 피웠으니 이건 산행이 아니라 산책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것도 느림보의 미학을 추구하면서 걷는 여유로운 산책을 말이다. 배롱나무가 끝나면 코스모스 꽃길이 나타나면서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갈림길을 출발한지 10분 남짓이면 고갯마루에 올라서게 된다. 고갯마루에 이정표(구름다리 120m, 팔각정(부아정) 200m/ 전망데크 80m/ 장골마을 500m)와 부아산탐방안내도가 세워져 있으니 살펴보고 코스를 정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부아산 정상은 이곳에서 왼편으로 올라서야 하지만, 잠시 짬을 내여 오른편에 보이는 언덕 위에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꼭대기에는 2개의 정자와, 운동시설, 화장실 등이 설치된 전망 좋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정자에 오르면 승봉도 등 인근 섬들과 부아산 정상, 그리고 송이산이 잘 조망(眺望)된다. 특히 공원의 화단에서 활짝 핀 해당화를 볼 수가 있는 것이 이채롭다. 대이작도의 트레이드마크인 섬마을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오르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는 송이산 너머로 향한다. 그러나 송이산으로 향하는 것은 사양을 한다. 송이산으로 향하는 산길(이정표 : 송이산 1.0Km)이 잡초(雜草)가 무성한 탓에 걷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다시 고갯마루로 되돌아 나와 이번에는 부아산 정상으로 향한다. 들머리는 쇠파이프로 아치(arch)를 만들어 놓았다. 아치를 통과하고 나면 이어서 87개의 침목(枕木)으로 만들어진 계단의 나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단이 폭신폭신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무로 된 침목이 아니고 화학재료를 사용하여 침목모형으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침목계단을 지나면 금방 구름다리가 나온다. 길이 68미터에 높이가 7미터인 구름다리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꽤 스릴이 있고, 또한 주변 경관(景觀)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때문에 대이작도를 찾는 사람들로부터 포토 존(photo zone)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구름다리를 지나면 오른편 언덕(이정표 : 정상 전망데크 0.1Km, 여객선 부두 2Km/ 송이산 1.5Km) 위에 팔각정 하나가 보인다. 정자에 올라서면 승봉도와 자월도가 가깝게 다가온다. 팔각정의 옆에는 봉수대가 복원(復原)되어 있다. 이 봉수대는 연변용수(해안가 및 도서지역에 설치)로서, 이곳이 한반도 최고의 요충지(要衝地)라 여겼기 때문에 5(다섯 개의 봉수)를 설치하였다고 한다. 이 봉수는 남양부(현재의 화성시)를 경유 한양의 목면산(현재의 남산) 봉수대에 집결되도록 하였다.

 

 

 

 

 

 

 

 

봉수대(烽燧臺)에서 정상의 전망데크까지는 100m에 불과하다. 부아산은 대이작도에 대표적인 산으로 정상의 높이는 159m로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서의 조망(眺望)은 뛰어나다. 정상에 설치된 전망데크에 올라서면 승봉도와 소이작도, 사승봉도, 덕적도, 소야도, 굴업도 등이 한눈에 들어와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시야(視野)가 시원스럽게 트이는 날에는 송도의 높은 건물들까지 보인다고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정상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아까 올라왔던 길을 따라 역순(逆順)으로 내려오면 된다. 장골마을에서 부아산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데는 1시간20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