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산 (黃金山, 130m)


산행코스 : 독곡수산→군부대 경고문→능선 사거리→황금산 정상→산불감시초소→바닷가 능선길→코끼리바위→능선 사거리→독곡수산(산행시간 : 3시간10분)


소재지 :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산행일 : ‘09. 12. 6(일)

같이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130m 높이의 산이니 산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구릉이라고 불러야 맞을 듯싶으나, 산의 사면을 따라 이어진 해안선은 그야말로 빼어난 장관을 자랑하고 있어, 한번쯤은 트래킹을 다녀올 것을 권하고 싶은 산이다.

 

 

산행들머리는 독곶수산

독곶수산 못미처 오른편으로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독곶수산 근처는 조개구이로 소문난 곳으로 저녁이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조개구이를 무지하게 좋아했던 나도, 1년 전에 이곳의 가리비구이가 일품이라는 얘기를 듣고 수행원 몇 명과 함께 2시간 가까이를 달려왔던 기억이 있다. 

 

 

황금산 입구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변에 있는 연못과 갈대 밭...  더 안쪽에 있는 제법 큰 연못에는 많은 철새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어 그 광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으나 다가갈 수가 없었다.

 

 

황금산 입구에는 일몰 후에는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軍부대장, 시장, 경찰서장 등 현지 기관장들의 합동 경고문이 붙어 있다.   옛날 이 산에서 금이 생산되어서 황금산이라 불리었고, 지금도 금을 파내던 흔적이 있단다.

 

 

등산로 주변은 소나무가 주종, 잔 돌맹이 하나 없는 흙은 곱고 경사도 완만해서 걷기에 좋다.  산 전체가 대부분 소나무이지만 서쪽 해안선에는 떡갈나무들이 온통 사면을 점령하고 있다.

 

 

 

철조망을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오르면 능선 안부 사거리, 이곳에서 좌측의 통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면 황금산 정상이 나온다.  

 

 

 

 

황금산 정상은 黃金山祠와 산사 뒷편의 돌탑이 지키고 있다.

산신령과 임경업장군의 초상화를 모신 사당이 세워져 있고, 매년 봄 제사를 지내고 있단다. 임경업장군과 이 산의 인연을 내새우려는 목적인 모양인데, 차라리 황금산의 이름이나 지형의 명칭을 임경업장군과 매칭 시켜보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사당 안에는 위패가 하나, 과연 임경업장군의 위패일까? 아님 산신령...  

 

 

 

정상에서 바라본 해안선으로 내려갈 방향의 능선, 전면의 건물은 산불감시초소다.   

 

 

산불감시초소에서는 서해바다가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정상에서 오를때 지났던 사거리까지 되돌아 나와, 곧바로 직진하면 연기를 내뿜고 있는 대산석유화학단지 내의 삼성종합화학공장의 굴뚝들이 보인다.  

 

 

 

첫번째 해안은 밀물로 인해 내려서지 못하고 언덕에서 사진촬영면... 얼마 전, 봉화군의 비룡산에 갔을 때도 이정표가 전혀 없어 길 찾는데 애를 먹었는데, 이곳 황금산에도 이정표가 전혀 없다. 그저 현지의 지형과 방향을 잘 살펴보고 진로를 잡아야만 한다.

 

 

 

첫번째 몽돌해안, 해변으로 내려서면 철썩이는 파도가 너울거리는 물결로 우릴 반긴다. 파도소리에서 난, 문득 겨울바다의 낭만을 떠올린다.

 

   

    

 

해안의 바위는 주상절리이다. 주상절리의 암벽아래 솟아오르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은, 광주의 무등산이나 다른 곳에서 보았던 주상절리와는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해 준다.

 

 

 

 

바위에 조개가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바위 위를 걷다가 미끄러질 위험은 적다. 그라나 조개껍질의 날카로움 때문에 맨손으로 바위를 잡는 것은 삼가는 게 좋을 듯 싶다. 아프기도 하거니와 넘어지면 다칠 위험도 있으니까...  

 

 

 

 

주상절리의 절벽이 해안선을 따라 장대하게 치솟고, 그 절벽 위를 落落長松(사실은 倭松)으로 장식하고 있다.

   

 

 

 

 

해식으로 인해 만들어진 奇奇妙妙한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놀고 있는 곳, 그리고 파도와 몽돌의 절묘한 어우러지는 하모니... 황금산을 둘러싸고 있는 해안선은 기막힌 아름다움과 자연의 선율을 함께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첫 번째 주상절리 해안에서 두 번째 해안으로 이동할 때는 가급적 이 길을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경사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부여잡을 나무등걸이나 로프도 없고, 게다가 자갈이 굴러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사고를 당할 위험이 있다. 호기를 부리며 오른 뒤, 주 등산로를 벗어나 내려가는 길을 우격다짐으로 만들며 내려가던 난, 해식동굴 위에서 목숨을 건 묘기를 부리며 다시 되돌아 올라와야만 했다. 안전한 등산로는 아까 이 해안으로 내려왔던 등산로를 다시 되돌아 올라갔다가 능선 못 미쳐서 오른편으로 내려서야 한다.  

  

 

 

죽을 고생을 해서 도착한 두번째 해안선은 볼만한 경관을 내 놓지 못한다. 곧바로 코끼리바위가 있는 해안으로 내려갔으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감까지 들 정도이다. 조금 전에 내려오려고 했던 코스가 저 해식동굴의 위였으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해식동굴 해안에서 코끼리바위 해안으로 넘어오려면 지난번과 같이 내려왔던 길로 되돌아 올라가야만 한다. 모험을 좋아하는 난, 해안선의 절벽에 매달리는 모험을 강행했고, 거기서 등산로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덕분에 난 20분 정도의 시간을 절약했고, 그 시간에 바위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자연산 굴을 꽤나 많이 따 먹을 수 있었다. 소주 한 병쯤 챙겨왔으면 좋았으련만...  

 

 

 

해변에 우뚝 솟은 암봉, 그 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 내륙의 바위산에서나 볼 수 있는 ‘바위와 노송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 암봉의 위를 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어놓은 로프가 이 소나무에 매어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매달아 놓은 저 밧줄이 소나무에 해를 끼치지나 않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떨칠 수 없다. 과연 저 암봉 위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으리오...

 

  

   

 

 

커다란 코끼리가 긴 코를 바닥에 늘어뜨리고 있는 모습이다. 밀물 때면 저 코는 바닷물에 잠겨 있을 것이다. 마치 목이 많이 말라 더는 버티기 힘든 모습으로... 몸통과 코 사이는 구멍이 뻥 뚤려 있어,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몽돌해변에서는 조금 큰 돌이 물에 밀려왔다 밀려갈 때, 돌 구르는 소리가 아름답게 들린단다.  

 

 

코끼리 바위 옆 몽돌해안 뒤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황금산사 앞의 능선 안부 사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사거리에서 곧바로 진행하면 출발지인 독곶수산이다.  

 

 

귀경길에 들른 삼길포항, 회를 사먹으라고 두시간의 여유시간을 주었지만, 일행이 없고, 낯선 얼굴을 익숙하게 대하는 재주가 없는 난, 버스속에서 챙겨 간 소설책만 열심히 읽을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