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산(金烏山, 730m) - 천태산(天台山, 630.9m)

 

산행일 : ‘14. 5. 31()

소재지 : 경상남도 밀양시 삼랑진읍과 양산시 원동면의 경계

산행코스 : 안촌마을565금오산숭촌고개천불사천태공원 갈림길천태산웅연폭호천태사용당교(산행시간 : 4시간10)

같이한 산악회 : 기분좋은 산행

 

특색 : 양산의 명산(名山) 하면 대부분 만어산과 구천산, 그리고 천태산을 꼽는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높은 금오산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은 편이다. 어쩌면 산꾼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탓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금오산에 들게 되면 왜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괜찮은 산이다. 육산(肉山)과 골산(骨山)이 알맞게 섞여있고, 특히 정상에서 송촌고개로 향하는 능선의 암릉은 자못 빼어나기까지 하다. 그리고 천태산은 양산의 3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이니 여기서 세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산행들머리는 안촌마을 조금 못미처 파란물탱크가 있는 지점

대구-부산고속도로 삼랑진 I.C에서 내려와 삼랑진읍사무소 앞에서 좌회전하여 1022번 지방도를 타면 읍소재지(邑所在地)를 빠져나오자마자 오른편에 인태가든(삼랑진읍 인태리 738-10)이 보인다. 가든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지그재그로 고도(高度)를 한참 높인 후에 안촌마을에 올라서게 된다. 산행들머리는 안촌마을로 들어가지 조금 전에 왼편에 보이는 파란물탱크 근처이다.

 

 

 

파란물탱크에서 버스가 올라왔단 방향으로 100m쯤 내려간 지점에서 오른편에 보이는 임도(林道)로 들어서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들머리에 삼랑진 매봉산악회에서 코팅coating)지에다 금오산의 방향표시를 해 놓았으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산길의 경사(傾斜)는 그다지 가파르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더위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밀양의 오늘 기온이 35나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늘 산행은 산을 오르내리는 것 외에도 무더위와의 한판 싸움이 될 것이 뻔하다. 들머리에 들어서서 4분쯤 지나면 임도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오른편으로 들어서서 얼마간 진행하면 또 다시 두 갈래로 나누어지는데, 이곳에서는 왼편으로 진행하면 된다. 길은 가파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걷기가 수월한 편은 아니다. 산길을 비집고 들어선 잡목(雜木)들이 자꾸만 훼방을 놓기 때문이다.

 

 

산길의 경사(傾斜)가 서서히 가팔라져 가나 싶더니 언제부턴가 제법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오르막길로 변해 있다. 거기다 산길도 임도에서 오솔길로 변해버린지 이미 오래이다. 산길의 주변은 온통 참나무 숲, 간혹 소나무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저 양념의 수준일 따름이다. 그러다가 산행을 시작한지 20분 남짓 되면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이어서 8분 후에는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능선 상에 조금 솟아올랐다 싶을 정도의 봉우리답지 않은 삼각점봉은 잡목(雜木)에 둘러싸여 조망(眺望)까지도 트이지 않는다. 이 삼각점봉이 지도상의 565m봉이 아닐까 싶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565m' 표지판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각점봉에서부터는 거의 산책로 수준이다. 산길의 흔적도 또렷할뿐더러 경사(傾斜)까지 완만(緩慢)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망(眺望) 등 볼거리가 일절 없기 때문에 그저 앞만 보고 걸어야 하는 단조로운 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길 주변에 심심찮게 산딸기가 보인다는 것이다. 새콤하고 달콤한 산딸기를 따먹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그것도 집사람이 따서 먹여주니 그 맛은 떠 뛰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 집의 기둥은 집사람이랍니다.’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일행들에게 건네는 너스레만은 아니다. 사실 집사람이 없는 우리 집이란 생각조차도 할 수가 없다. 전구 하나도 제대로 갈아 끼울 수 없는 나에게 집사람은 맥가이버(MacGyver)보다도 더 위대하게 보일 정도이니 말이다.

 

 

 

삼각점봉에서 10분 정도 더 걸으면 임도에 내려서게 된다. 차량이 다녀도 충분할 정도로 넓은 임도의 가에 비닐하우스 모양의 가건물(假建物) 하나가 보인다. 주인아저씨께 물어보니 누에를 기르는 중이란다. 그러나 주위에는 뽕나무밭이 보이지 않는다. 산뽕나무 잎을 먹이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가 기른다는 누에는 고치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누에 그 자체를 약용(藥用)으로 쓰려고 기르는 중일 것이다. 아무튼 이곳에서부터 산길은 임도를 따라 이어진다. 그리고 10분쯤 후에는 고갯마루(이정표 : 금호산 0.59Km, 약수암 500m)에 올라서게 되면서 다시 임도와 헤어진다.

 

 

 

 

임도를 벗어나 오른편 산자락으로 들어서자마자 길이 두 갈래(이정표 : 금오산 0.54Km/ 약수암 0.43Km)로 나뉜다. 이 부근은 온통 푸르름을 잔뜩 머금고 있는 잣나무들 천지이다. 잣은 풍부한 영양을 자랑하는 열매 외에 나무 자체만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다. 잣나무의 피톤치드(phytoncide)가 다른 나무에 비해 월등한 치유(治癒)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각종 감염 질환이나 아토피 질환 등은 물론 면역력(免疫力)을 좋게 해줄 뿐만 아니라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산행은 힐링(Healing)산행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잣나무 숲에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치유(治癒)하고 나면 길은 다시 짙은 참나무 숲속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바위들이 하나둘 보이는가 싶더니 15분 정도 후에는 멋진 전망바위에 서게 된다. 영남알프스의 산군(山群)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전망대(展望臺)이다. 전망대에서 정상은 금방, 5분이면 충분한 거리이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는 1시간10분이 걸렸다.

 

 

 

금오산 정상의 조망(眺望)은 한마디로 빼어나다. 사위(四圍)가 일망무제(一望無題)로 산의 물결이 일렁인다. 눈을 들면 영남알프스의 지붕격인 억산, 운문산, 가지산 등이 눈앞에서 물결치고, 뒤를 돌아보면 신어산과 불모산이 아른거린다. 물론 발아래에는 삼랑진양수발전소의 하부댐(dam)인 안태호가 내려다보인다. 그 뒤에는 삼랑진읍을 감싸고 흐르는 낙동강이 길게 누워있겠지만 시야(視野)가 흐린 탓인지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정상에 세워진 이정표(숭촌고개 1.6Km/ 매봉 0.87Km)가 가리키고 있는 숭촌고개를 방향으로 내려서면서 천태산으로 향한다. 정상 바로 아래에서 약수암갈림길(이정표 : 숭촌고개 1.58Km/ 약수암 0.95Km/ 금오산 0.02Km)을 만나게 되는데, 어느 곳으로 가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곳에서 암릉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안전하게 우회(迂廻)를 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고민을 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바닥에 깔려있는 방향표시지에 집중하다가 그만 맞은편의 암릉길을 보지 못한 탓이다. 그렇지만 않았더라면 요즘 한참 바위로부터 전해오는 손맛에 재미를 들이기 시작하는 집사람이 우회로를 선택할 리가 만무했을 것이다. 참고로 어느 분은 후기(後記)에서 암릉길을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암릉이 끝나는 지점에 암릉으로 난 길의 흔적이 제법 또렷한 것을 보면 분명 사람들이 다니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우회(迂廻)하는 길도 만만치는 않다. 협곡(峽谷)으로 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는가 하면 또 어떤 곳에서는 로프에 의지해 바위의 사면(斜面)을 통과해야 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 암릉구간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highlight)이다. 깎아지른 절벽(絶壁)에 낙락장송(落落長松)이 서있는 암릉을 걷는 재미가 쏠쏠할 뿐만 아니라 안태호가 눈에 쏙 들어오는 뛰어난 전망대(展望臺)들까지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에 바라본 금오산 정상,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암릉이 제법 우람하다.

 

 

 

 

암릉이 끝나면 다시 완만(緩慢)한 길이 이어지고, 이어서 왼편으로 길 하나가 나뉜다(이정표 : 숭촌고개 0.65Km/ 어영동/ 금오산 0.95Km). 어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정상에서 30분 정도가 걸리는 지점이다. 그리고 잠시(4) 후에는 임도(林道)와 만나게 된다. 왼편에 보이는 농원(農園)의 진입로로 사용되는 임도이다. 오른편에 반질반질하게 길이 난 본래의 임도가 보이고, 이정표(이정표 : 숭촌고개 0.45Km/ 금오산 1.12Km)의 방향표시도 임도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정표를 무시하고 맞은편 능선으로 오른다. 어차피 얼마 후에는 두 길이 다시 만날 것이고, 임도를 따를 경우 그 거리가 꽤나 늘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임도에서 7분쯤 더 걸으면 아까 헤어졌던 임도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산골 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반듯한 집들이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보면 원래부터 있었던 마을은 아닌 것 같고, 새로 조성된 전원주택단지(田園住宅團地)가 아닐까 싶다. 이어서 마을 안길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잠시(2) 후에 숭촌고개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가면 삼랑진읍 숭촌마을(행곡리), 그리고 오른편은 안태로 내려가게 된다. 삼거리인 숭촌고개에서는 이정표(천태산/ 금오산등산로)가 가리키는 오른편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고갯마루에서 오른편으로 100m쯤 내려오면 또 하나의 이정표(천태산 1.49Km)가 나오는데, 길 찾기에 주의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이정표의 방향표시를 따를 경우 엉뚱한 곳으로 가버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아무리 나아가도 천태산의 진입로가 보이지 않는다. 새로이 집을 짓거나 집터를 조성하느라 천태산으로 올라가는 길 자체를 아예 없애버린 탓이다. 나중에 확인된 바에 의하면 이정표의 방향표시를 무시하는 게 옳았다. 곧장 산자락으로 접어들면 잠시 후에는 본래의 등산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오늘의 산행이 고난(苦難)으로 변한다. 천태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지 못한 선두대장이 일단 천불사까지 진행하겠단다. 그곳에서 천태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이다. 임도를 따라 20분 조금 못되게 걸으니 천불사가 나온다. 인적이 끊긴 천불사는 수목장(樹木葬)’ 사업이 주업인 모양, 여염집을 닮은 절간 뒤편에 널따랗게 수목원(樹木園)을 조성해 놓았다. 수목원 옆을 통과해 위로 올라가면서 개척 산행이 시작된다. 도대체 길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너덜겅과 잡목(雜木)들 사이를 헤치고 오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찔리거나 긁히고, 거기에다 심심찮게 따귀까지 얻어맞다보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위에 지친 몸에 짜증까지 더해지니 컨디션(condition)은 최악으로 치닫고 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잡목 사이를 통과하려고 주변을 살피다보면 가끔 더덕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더덕 몇 뿌리로 위안을 삼으니 그나마 기분이 나아진다.

 

 

 

 

길 아닌 길과의 악전고투(惡戰苦鬪)를 치르다보면 25분 후에는 능선 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어서 평탄한 길을 따라 5분이 조금 못되게 더 걸으면 갈림길(이정표 : 천태산 0.24Km/ 천태공원 1.29Km/ 숭촌고개 1.2Km, 금오산 3.03Km)을 만나게 된다. 오른편은 천태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원래대로라면 천태산 정상을 올랐다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천태공원으로 내려가야 하겠지만, 하산지점을 천태사로 변경했기 때문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필요는 없다. 천태공원 갈림길에서 천태산 정상까지는 대략 10분 남짓한 거리, 중간에 만나게 되는 전망대에서 눈요기라도 할 경우에는 13분 정도 걸린다. 전망바위에 서면 조금 전에 지나온 천불사가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둥그렇고 거대한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은 커다란 자연석(自然石)으로 만들어진 정상표지석과 이정표(천태공원 1.54Km/ 천태사), 삼각점, 그리고 서툴게 쌓아올린 돌탑이 지키고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眺望)은 뛰어난 편이다. 이곳으로 올라왔던 방향인 북서쪽을 제외한 나머지 방향은 시원스럽게 시야(視野)가 열리는 것이다. 북동쪽으로 신불산과 영축산 등 영남알프스의 준봉(峻峰)들이 펼쳐지고, 남쪽에는 삼랑진양수발전소의 상부댐(dam)인 천태호가 내려다보인다. 호수의 뒤에 보이는 산은 어쩌면 무척산일 것이다.

 

 

 

정상에서 천태사 방향으로 내려서면서 하산을 시작한다. 초반에 급하게 떨어지던 산길은 얼마 후에는 걷기에 딱 좋을 정도로 완만(緩慢)하게 변한다. 정상에서 10분 조금 못되게 내려오면 내포마을 갈림길’(이정표 : 천태사 2.6Km/ 내포마을 3.1Km/ 천태공원 1.8Km/ 천태산 0.4Km)이 나오고, 곧이어 천태공원 갈림길’(이정표 : 천태사 2.5Km/ 천태공원 1.9Km/ 천태산 0.5Km), 그리고 15분 후에는 당곡 갈림길’(이정표 : 천태사 1.9Km/ 당곡/ 천태산 1.1Km)을 지나게 된다.

 

 

 

 

당곡 갈림길에서 10분 남짓 내려오면 오른편에 널따란 호수(湖水) 하나가 나타난다. ‘삼랑진양수발전소의 상부댐(dam)인 천태호(天台湖)이다. 삼랑진양수발전소는 지난 1986년 청평에 이어 국내에선 두 번째로 건설된 양수식(揚水式) 발전소(發電所)이다. 즉 상부와 하부에 각각 댐을 만들고, 전력수요(電力需要)가 적은 저녁에 하부댐에 있는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 뒤 전력수요가 많은 낮 시간에 낙차(落差)를 이용하여 전기(電氣)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그 상부댐이 지금 바라보고 있는 천태호이고, 하부댐은 아까 금오산에서 내려다보이던 안태호이다.

 

 

 

천태호의 둑 옆에서 산길은 가파른 내리막길로 변한다. 둑의 경사(傾斜)와 같은 수준으로 고도(高度)를 낮추기 위해서일 것이다. 가파른 바윗길을 내려가는 길에 옛날이라면 호랑이굴이라는 이름쯤은 충분히 얻었을법한 동굴도 지난다. 바위지대를 지나면 곧이어 물기 한 점 없는 계곡을 만나게 된다. 이어지는 산길은 계곡의 옆을 따라다가 어느 곳에서는 외나무다리를 통해 가로지르기도 한다.

 

 

 

물기 하나 보이지 않던 계곡에 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언제부턴가 땀을 씻어도 될 정도로 수량(水量)이 많아졌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바위벼랑 위로 난 길을 걸어야 한다. 왼편 발아래의 바위벼랑이 아찔하나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난간을 겸한 로프에 의지할 경우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태호에서 내려선지 25분쯤 지나면 웅연폭포(瀑布)가 나온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highlight)이다. 폭포 상부에서 천태사계곡을 조망(眺望)한 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을 밟고 아래로 내려오면 웅연폭포의 전경(全景)이 눈앞에 펼쳐진다. 찾아온 시기가 갈수기(渴水期)인지라 수량(水量)은 비록 보잘 것이 없지만 높이 20m가 넘는 웅연폭포는 웅장하기 비할 데 없다. 만일 수량이 많은 여름철에 찾았더라면 빼어난 자태를 구경했을 텐데 아쉽기 그지없다.

 

 

 

 

산행날머리는 천태사 앞 용당교()

폭포(瀑布)를 지나서도 산길은 계속해서 벼랑 위로 난 사면(斜面)길을 따라 이어진다. 그러다가 너덜길이 나오고 10분쯤 후에는 천태사에 이르게 된다.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큰 암벽(巖壁)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천태사는 신라시대 원효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건물들에서는 오래된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이한 볼거리로는 절의 뒤편 암벽 아래에 위치한 나한석굴에 놓여있는 보시용 죽염수(竹鹽水)’와 개울 건너에 있는 바위절벽에 새겨진 마애불(磨崖佛)이었다. 석굴이나 마애불 모두 조성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으니, 그것들이 지닌 고운 뜻이 가슴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천태사를 둘러보고 하늘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이라는 일주문(천태산통천제일문 : 千台山通天第一門)을 나서면 용당교()를 만나면서 오늘 산행이 종료된다. 전체 산행시간은 4시간10분 정도가 걸렸다. 물론 쉬지 않고 걸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