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문산 (399m)
산행코스 : 관산리→움먹재→토끼봉(등거산)→움먹재(회귀)→삼문산(망봉)→장룡산→죽선마을 (산행시간 : 2시간 10분)
소재지 : 전라남도 완도군 약산면(藥山島)
산행일 : ‘10. 1. 1(금)
같이한 산악회 : 월산악회
특색 : 부드러운 바다를 아래로 깔고 후덕하게 솟아오른 산, 간혹 바위를 내밀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흙산이다. 능선에서 다도해를 내려다보는 조망 외에는 자랑할만한 특징이 없으나 능선 대부분이 억새를 이고 있어, 억새로 유명한 근처 장흥 천관산의 번잡함이 싫은 사람들에게 천관산 대용으로 찾아볼 것을 권해볼만한 산이다.
▼ 산행들머리는 면소재지에서 득암리로 넘어가는 관산리 고갯마루, 고갯마루에서 조금 오르면 깔끔한 공중화장실이 길손들을 맞는다. 세속의 찌든 찌꺼기 깨끗이 비우고 신성한 산에 올라가라는 듯...
능선으로 오르는 좌측 길가는 철망으로 울타리를 두르고 있다. 염소를 방목하기 위한 울타리란다. 언젠가 읽어 본적이 있는 ‘건강한 섬에서 자란 이 약초를 먹고 천연림이 우거진 섬 절벽에 서서 먼 수평선을 바라보던 염소.’ 그게 바로 약산도에서 방목하는 흑염소이란다.
▼ 삼문산은 능선 곳곳에 억새 군락지들이 들어서 있다. 다도해 조망 외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이산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아도 좋을 듯... 만일 억새로 유명한 근처 천관산의 번잡한 인파가 싫은 사람들이라면, 천관산 대신 찾아봐도 괜찮을 듯 싶다.
▼ 관산리에서 오르는 코스는 겨울가뭄에 물기 한점 없이 말라버린 계곡을 타고 오르게 된다. 메마른 계곡은 작은 섬의 조그만 산답지 않게 굵은 바위 군락이 산꾼들을 맞이한다.
▼ ‘진달래가 왜 안보이지?’ ‘왜요?’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어이없어하며 눈동자만 굴리고 있는 집사람 대신 어느 여자분이 물어온다. ‘여기가 그 약산이나요?’ 가벼운 조크로 던졌던 단어에 살이 붙어옴이 부담스러워, 겸연쩍은 미소를 대답대신 보내며 재빨리 발걸음을 돌린다.
내 어설픈 조크에 화답함일까? 이 고갯마루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진달래공원이 조성되어 있단다(이정표에 표기되어 있음). ‘진달래공원’이라니... 그럼 진짜로 여기가 김소월시인이 읊은 영변의 약산이 맞는겨??? ^^-*
▼ 움먹재(이곳에서 오른편으로 270m 거리에 있는 토끼봉에 갔다가 돌아와야한다.)
관산리 코스는 삼문산의 다른 코스에 비해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지녀 힘들이지 않고 주능선에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움먹재에서 토끼봉으로 가는 능선
▼ 유일한 암봉인 토끼봉
망봉(삼문산 정상), 장룡산 등 적당한 높이와 바위로 이루어진 주능선의 봉우리는 제각각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특히 산 위에서 보는 큰 섬들에 갇힌 듯 아기자기한 다도해 풍광은 빼어난다.
▼ 토끼봉에서 툭 트인 바다를 조망하다 보면, 그 정경에 푹 취해 한동안 넋을 놓을 수밖에 없다. 평온한 바다에 사뿐히 내려앉은 올망졸망한 작은 섬들의 예사롭지 않은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 삼문산 정상(399m)
서너평 남짓한 분지 한편에 망봉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있다. 그 반대편에는 이 산에서 흔하다는 돌을 반듯이 쌓은 두어평 남짓한 봉화대 터...
▼ 이곳이 삼문산 정상인데도 삼문산이라는 표기 대신에 망봉이라고 적혀 있는 것은 아무래도 여기서의 조망이 가장 빼어나기 때문인 듯... 그리고 옛날엔 왜적과 해적들의 침입을 감시하던 봉우리로 사용했을 것이고...
▼ 오른편(동쪽) 멀리 보이는 생일도와 금일도 등 섬들의 무리가 정겹게 다가온다.
▼ 왼편(서쪽}으로 고금도와 신지도, 완도로 이어지는 올망졸망한 산세가 아름답게 너울거리고 있다.
▼ 삼문산의 토끼봉에서 장룡산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은 말발굽형을 이루고 있다. 종주하는데 2시간 남짓 걸리니 산책하기에 적당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것도 버거운 사람들에게 피곤하면 그만 하산하라는 듯 중간, 중간에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이 뚫려있다.
▼ 약산도는 해남반도와 고흥반도 정 중앙에 위치한 섬, 행정구역이 완도군에 포함(약산面)되어 있으나 최근 고금도와 약산도를 다리로 이은 후, 이어서 강진군 마량항에서 고금도로 연륙교를 개통시켜 지금은 강진군과 더 친근한 섬으로 변해 버렸다.
조선시대 중국에서 약용식물을 탕재로 많이 수입해 왔는데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이 섬에 약초를 이식했기 때문에 ‘약재가 많은 산’이라 해서 藥山島라 부르게 되었단다. 옛날에는 조약도(助藥島), 즉 ‘약을 수북이 담아 일한다.’는 뜻...
▼ 약산도 산에는 돌이 많다. 흑염소들의 가끔 떨어져 죽을 정도로...
▼ 삼문산에서도 명개나무가 자주 눈에 띤다.
명감, 망개, 청미래라고도 불리우며, 그 넝쿨은 우리나라 야산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약초, 중금속 특히 수은이나 납의 해독작용 및 살균작용의 효능이 있단다. 예전에 꿀떡을 파는 사람들이 이 청미래 잎으로 떡을 싸서 보관을 하면 떡이 상하지도 않고 맛이 변하지도 않기 때문에 많이 사용했었다.
▼ 장룡산 정상(356m)
밋밋한 능선에 배불뚝이처럼 나지막하게 머리를 내민 봉우리, 서너평 됨직한 공터에 하얀 바위덩어리 몇 개 널려있고, 자그마한 나뭇가지위에 장룡산이라는 나무 팻말이 걸려있다.
▼ 북으로는 마량포구와 멀리 영암 월출산이 보이고 동으로 눈을 돌리면 거금도 금당도 생일도가 한 그루의 분재처럼 아담하게 다가서는데, 남으로는 신지도 등이 수석처럼 푸른 바다에 꽂혀 있다. 눈 이르는 곳곳에 섬들이 푸르게 일렁이는 드넓은 바다에 앉은 듯, 모로 돌아서 있다. 이곳이 바로 다도해국립해상공원... 청정바다, 섬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 장룡산에서 50m 정도 거리에 있는 삼거리에서 왼편 죽선마을로 하산
▼ 신선골 약수터
장룡산에서 죽선마을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로 관산리에서 오르던 길과는 대조적이다. 간혹 나타나는 너덜지대도 옮기는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거기다 가볍게 쌓인 눈은 가뜩이나 낙엽 때문에 미끄러운 길을 한층 더 미끄럽게 만들고 있다. 장룡산에서 500m 정도 내려오면 거대한 바위절벽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서 졸졸 약수가 흘러나오고 있다.
▼ 몇 가지 체육시설이 있는 약수터에서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죽선마을, 완도의 유자가 유명하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곳곳에 따지 않고 내버려둔 유자들이 나무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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