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리집에서 발생한 헤프닝 하나

"열중 쉬엇, 차렷, 엎드려 뻐쳐'
우리집에는 남자만 셋이서 살기 때문에
간혹 이러한 살기 등등한 호령소리가 들린다.
이런때는 딸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고...

'지금부터 아빠가 하는 말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항의를 받아들이겠다'

'등치가 말만해서 아빠보다도 머리하나는 더 큰놈들이
자기가 먹은 밥그릇하나 치우지 않고, 하루종일 일하고 11시에
돌아온 아빠가 설거지하도록 남겨둔 죄 하나'

'자기가 맡은 청소를 하지 않은 놈이 있는게 둘'

'너무 컴에 메달려 늦게자고 아침에 아빠가 깨울 때까지
늦잠자는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는게 셋'

'이유 있으면 얘기해보고 없으면 10분간 그대로 있을 것'

어제 늦게까지 일하고 11시가 넘어서야 귀가
며칠동안 계속해서 무리한 탓인지 온몸이 나른하고
솜뭉치에 물적신것 같이 몸이 무거운데

식당에 들어가보니 싱크대에 그릇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고
빈 전기보온밥솥이 꺼먼 배를 내보이고 있는걸 보고
하도 속이 상해 애들 기합주면서 하는 얘기이다.

'아빠, 금주는 설거지 당번이 없고, 기본량은 채웠는데요'
'청소도 지난달 세번씩 다했고요'
'컴퓨터 사용은 앞으로 조금 줄이겠습니다.'

엎드린체로 둘째놈이 퉁명스럽게 대답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는 내가 집에 없었기 때문에
설거지 당번 정하기 게임을 하지 못했었던 것 같다.

'얌마, 당번 안정했다고 전부 아빠에게 맏겨?'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일어나도록 해주는 넓은 아량을 배풀어 본다.
(실은 쪼매 찔리는 곳이 있어서 ↕)

어때요?
살벌하지요?
그래도, 결과는 항상 웃으며 마무리를 짓게 된답니다.
 
간혹 남들이 딸자랑 하는 얘기를 듣고 부러워 할 때가 많답니다.
심부름도 잘하고, 애교도 잘부리고 등등...

그러나, 아들도 아들 나름대로 쓸만한점이 많답니다.
함부로 말할 수 있어 좋고
집안에서 옷차림 걱정 안하고 살아서 좋고
밖으로 내보낼 때도 걱정 덜해 좋고 등등.....

특히 우리집 애들은 시키는 일을 군소리 없이
받아들이는 착한 애들이라 더욱 사랑스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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