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베트남(Viet Nam)
여행일 : ‘16. 1. 25(월) - 29(목)
여행지 : 하노이, 하롱베이
여행 셋째 날 : 하노이(Hanoi) 시내 투어
특징 : 하노이(Hanoi, 河內, 베트남어: Hà Nội)는 베트남의 수도이자 역대 왕조가 왕도(王都)로 정했던 도시로, 홍 강 삼각주, 송코이 강 오른쪽 편에 위치한다. 베트남 최대의 도시인 호찌민 시에서는 북쪽으로 1,760km 떨어져 있다. 춘하추동의 사계절이 뚜렷하고 비옥한 평야가 많은 하노이는 기원전 3천 년경부터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았다. 그리고 리 왕조(1009~1225년) 때 수도로 지정된 이래 응우옌 왕조(1802~1945년) 시대를 제외하고는 베트남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지켜왔다. 1945년부터는 베트남 민주 공화국의 수도가 되었고, 남북 분단 시에는 잠시 북베트남의 수도로 남았다가, 1976년 통일 후에는 다시 베트남의 수도가 되었다. 때문에 도시 곳곳에서 장구한 역사에 걸맞은 베트남의 전통과 문화를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하노이 시의 원래 이름은 탕롱(昇龍). 즉 용이 승천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승천한 용이 하강하는 곳이 바로 할롱(下龍)베이다. 탕롱을 처음 수도로 정한 사람은 리 왕조의 시조 리타이또(李太祖). 지난 2010년은 그가 탕롱을 수도로 한 지 1000년이 되는 해였다. 리 왕조 시절인 1075년 송나라의 침입을 물리치면서 병사들이 불렀다는 '남국강산 남제거(南國江山 南帝居 : 남국 강산에도 중국과 대등한 황제가 살고 있다)'라는 노래가 베트남 역사상 최초의 독립선언이다.
▼ 옌뜨국립공원 관광이 끝나면 쇼핑이 시작된다. 패키지여행 상품과 쇼핑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쇼핑이 포함되지 않은 패키지 상품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쇼핑 횟수가 적거가 많은 것만 다를 뿐이다. 이번에 따라나선 베트남 여행의 패키지상품에는 네 번의 쇼핑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 하나인 커피는 어제 들렀었고, 오늘의 첫 번째 방문지는 ‘이베쎄(ABC)휴게소’이다. 커피, 노니가루, 연꽃차 등 베트남의 특산물들과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잡화 등을 파는 곳이다.
▼ 두 번째로 들른 곳은 ‘노니(Noni)’ 판매장이다. 노니는 열대 아시아에 자생하는 약용(藥用)식물이다. 잎, 줄기, 꽃, 열매, 씨 등이 민간요법에서 치료제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특히 열매에는 안트라퀴논, 세로토닌 등의 성분이 있어서 성기능 강장제로 효과가 있고 요도 관련 질병, 발열, 통증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다고 ‘세계의 식용식물’에서 소개하고 있다. 보르네오에서는 노니 주스를 당뇨병이나 위염 치료제로 사용하며, 일본에서는 이 열매를 술로 만들어 먹으면 근육통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한편 지역에 따라 인도뽕나무, 바지티안, 치즈과일, 노노, 해파극, 파극천 등으로도 불리니 참조한다.
▼ 판매점 주변은 공원처럼 잘 가꾸어져 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작은 언덕 위에는 정자까지 지어 놓았다. 그리고 마당에는 아까 옌뜨산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나무도 보인다. 수염을 늘어뜨리고 있던 나무 말이다.
▼ 점심은 판매점과 같은 마당을 쓰고 있는 식당에서 때우기로 한다. 메뉴는 ‘분짜’이다. 분짜는 분이라는 쌀국수를 새콤달콤한 국물에 담갔다가 꺼내 먹는 국수로 우리나라의 메밀국수와 비슷하다. 국물은 ‘느억 맘(Nouc Mam)’이다. 국수 이외에 숯불에 구워낸 고기완자와 야채를 고명으로 추가하여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단, 야채 속의 향채는 조심해야 한다. 점심 후에도 쇼핑은 계속된다. 라텍스(latex)와 히노끼(ヒノキ, 일본에서 욕조 소재로 쓰이는 편백나무) 매장을 들르게 되지만 너무 식상한 것 같아 사진은 생략하기로 한다. 아무튼 여행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쇼핑이 아닐까 싶다. 쇼핑에 맞춘 일정에 따르느라 정작 둘러봐야 할 곳을 거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쇼핑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고역도 그런 고역이 있을 수 없다.
▼ 버스는 우리를 커다란 호숫가에다 내려놓는다. 하노이의 심장인 ‘호안끼엠 호수(Hoan Kiem Lake)’로 크고 작은 호수가 많다고 해서 '호수의 도시'라 불리는 하노이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호수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호수 주위로 싱그러운 녹음이 어우러져 더위를 피하기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노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사랑을 듬뿍 받는 이유일 것이다. 호안끼엠은 환검(還劍), 즉 ‘검을 돌려준 호수’라는 뜻이다. 15세기 레왕조의 태조인 레로이가 이 호수에서 발견한 명검으로 명(明)나라 군사를 물리쳤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호수에 들러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칼을 거북이에게 다시 돌려주었다고 해서 ‘호안키엠’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베트남인들은 나라에 큰일이 일어날 때마다 거대 거북이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해서 거북이를 성스러운 동물로 여긴단다.
▼ 시내투어는 전동차를 타면서 시작된다. 호수의 북쪽에 있는 ‘딘 티엔 호앙(Dien Tien Hoang)거리로 가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전동차들이 늘어서 있다. 티켓을 먼저 끊은 후에 맘에 드는 차에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 우리 같은 패키지여행자들이야 가이드가 일러주는 대로만 하면 될 일이고 말이다. 2010년7월17일부터 운행하기 시작했다는 이 전동차들은 8인승으로 시내를 한 바퀴 도는 데는 45분 정도가 걸린다. 28상업거리와 구시가지의 거리들 그리고 호수주변과 동쑤언시장(Dong Xuan Market)을 다녀오는 코스이다.
▼ 전동차는 커다란 ‘호안끼엠 호수(Hoan Kiem Lake)’를 옆에 끼고 달린다. 호수 주변은 하노이 최고의 번화가로 꼽힌다. 하노이의 다른 어느 곳보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호안끼엠호수를 찾아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생겨난 결과가 아닐까 싶다.
▼ 호수를 끼고 길게 뻗은 도로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호수 북쪽에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전통 공예인 수상 인형극을 공연하는 전문 극장과 구시가지가 있고 호수 주변에 자리한 박물관, 대성당 등 주요 명소와 가까워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다. 호수 남쪽에는 저렴한 숙소와 유명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여행자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 차와 함께 도로를 누비는 오토바이를 부지기수로 목격할 수 있다. 특히 로터리 같은 곳에서는 차와 오토바이에 자전거까지 함께 뒤엉키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사고가 나는 일은 거의 없단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무언의 규칙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 배낭여행자와 일반여행자들이 뒤섞인 ‘여행자들의 거리’를 지나 온갖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36거리’에 접어든다. 36개의 상공인 조직이 36개의 거리에서 각자 정해진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부터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옛말이 되어 버렸다. 비단, 골동품, 그림, 모조품 등 온갖 종류의 물품들이 거래되는 만물상으로 변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정한 ‘문화거리’이니 참조한다.
▼ 다음에는 ‘씨클로(cyclo)’을 이용해 한 바퀴를 더 돈다. 하노이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만 있는 게 아니다. 자전거도 함께 공존하며 그들만의 룰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그 자전거들 중의 하나가 바로 ‘자전거 택시’라 할 수 있는 ‘세 발 자전거’인 ‘씨클로’이다. 아무튼 씨클로를 타고 둘러보는 거리 풍경도 아까 전동차를 이용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거의 같은 코스를 달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위잉~ 위잉~’ 운전자가 밟는 페달에 맞춰 씨클로는 잘도 달린다. 하노이 시가지의 풍경은 차양이 드리워진 좌석에서 구경하면 된다. 아주 편안한 자세로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아니 그런 자세를 만들어낼 수조차 없다. 씨클로가 달리는 속도에 비례해서 더욱 강하게 날려 들어오는 빗방울들을 막아내는 게 먼저였기 때문이다.
▼ 번화가를 지난 씨클로가 좁은 골목으로 들어선다. 거리의 풍경이 확 바뀐다. 좁고 오래된 도로가 운치는 있지만 아슬아슬하다. ‘올드 타운(old town)’ 즉 구시가지란다. 고급 원피스를 벗고 다시 마오자이로 갈아입은 하노이 본래의 풍경이 씨클로의 속도에 맞춰 느릿하게 스쳐 지나간다.
▼ 다시 호안끼엠 호숫가로 돌아오면서 씨클로 투어도 끝이 난다. 호숫가는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 유명하다. 분위기 있는 조명(照明)으로 바뀌는 호숫가의 야경(夜景)이 아름답기로 소문나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만은 예외인 모양이다. 연인들은커녕 일반인들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하긴 이런 빗줄기 속에서 데이트를 즐긴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 아니겠는가.
▼ 그리고 맨 마지막은 걸어서이다. 구미가 당기는 음식도 맛보고, 기념품도 사면서 현지의 실정을 느껴보는 시간이다. 시내투어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가 못하다. 갈수록 거세지는 빗줄기 때문이다. 빗속을 걷기도 불편할뿐더러 비 때문에 눈요깃거리도 현저하게 줄어들어있기 때문이다. 문을 닫아버린 상점들이 숫하게 많고, 거기다 외국인 여행자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비를 맞아가며 한산한 풍경의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차라리 호텔에 들어가 푹 쉬고 싶다는 표정들이 얼굴에 역력하다.
▼ 길가에는 식당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식당들마다 사람들로 넘친다. 그중에는 커플들이 많이 눈에 띈다. 다정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들에서 로맨틱(romantic)한 분위기 넘쳐난다. 너무너무 보기 좋다. 검을 돌려받은 거북이가 그 답례로 ‘사랑의 묘약(妙藥)’이라도 선물했나 보다.
▼ 비는 그칠 줄을 모른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린 올드타운의 랜드마크라는 ‘성 요셉성당’을 구경할 수가 없었다. 프랑스 식민시대에 지어졌다는 고딕양식의 예술품을 말이다. 검게 빛바랜 외관이 녹록치 않은 연륜을 자랑한다고 했는데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더 이상 돌아다니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되어 호텔로 돌아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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