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 인지 모르겠다
업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주말을 맞아본 것이

별로 내세울만한 성과도 없이,
대부분의 일요일중 최소한 한나절을 사무실에서 보내야만 했다는게
능력없는 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해지지만
그래도 모처럼 부담없는 주말을 갖는 즐거움은 띵호아!

토요일 집에 돌아오니 여섯시
세시경에 도착할 것을 예상한 여행계획이 빗나가기 시작한다
모처럼 애들과 춘천에서 유람선타고 양구까지 다녀오려 했는데...
양구에서 일박하면서 빙어튀김도 먹어보고

집에서 기다리던 애들로부터 헨폰 독촉을 몇번 받았으나
그래도 월급값은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늦을 수 밖에

"아빠가 한 약속이 늘 그렇지 뭐"
집에 들어서자마자 불만에 가득찬 큰애의 항의
둘째애는 아예 자기 침대에서 꿈나라에 빠져있다.
거의 빌다시피 사정해서 여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은 애들의 기분을 풀어주러 외식
고기에 후식으로 냉면까지 먹어치운 뒤에야 겨우 얼굴이 풀린다.

이왕에 애들과 보내기로한 주말
기분 화끈하게 일요일까지 봉사하기로 하고
미사 끝나자마자 볼링장으로 직행
보링장에는 친구가 미리 기다리고 있다.

교수이모를 초대하라는 애들의 요구도 있었지만
실은 내가 필요해서 초대를 했기 때문이다.
뻣뻣한 사내들끼리 어울리는 것보다
한명정도 여자가 끼이면 분위기가 좋아질게 뻔하기 때문

자 그럼 내기의 조건을 걸기로
애들과는 15점 접어주고 설거지 당번으로 조건을 정하고
친구와는 맞대결로 피자사기

오늘따라 왜 그렇게 안맞는지? 디럽게 안맞는다.
네게임 평균으로 했는데 결국에는 내가 꼴지
이건 꼴지 정도가 문제가 아니라
애들에게 15점 않접어 주었어도 질정도로 형편없는 성적
결국에 게임비 물고, 피자값에 울고(피자헛의 가격이 만만찮음)
다음주 일주일 설거지 당번까지...

그래도, 그래도 말이다
애들 뛸 듯이 좋아하는 모습은 너무너무 보기가 좋았다.

토요일부터 경비지출은 조금 있었지만
모처럼 주말을 아이들과만 보냈다는게 즐겁고
아이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건 더 즐겁고

금상첨화라고
친구가 위로주라고 사준 양주가
나를 더욱 즐겁게 해준 지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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