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머리를 대고 지그시 눈을 감아본다.
'괜히 못 볼걸 봐버린 것 같다'

모처럼 찾아온 여유에 연합뉴스 모니터 앞에 앉아본게 잘못인가?
경제관련 기사 검색 후 그래도 시간이 남아 사회부 기사로....
'교수 아버지 손찌검에 신고'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술한잔 마시고 들어온 교수아버지
자기방에 들어박혀 인사를 않는 딸에게 나가라고 했단다.
말대꾸를 하자 딸에게 손찌검을 한 모양이다.
이에 딸이 경찰서에 신고....
다행이 딸이 처벌을 원치 않아 불구속 입건했다나?

딸이 말대꾸 좀 한다고 손찌검까지 한 아버지와 그렇다고
아버지를 신고한 딸이 한지붕 밑에서 어울려 살 수 있는 걸까?

가만히 눈을 감고 우리 집안을...
나 자신을 그리고 우리 애들을 떠올려 본다.

아직 애들에게 손찌검을 해본 일이 없지만...
그렇다고 매까지 안들었다는건 아니고
나도 아직 울 아버님께 종아리를 맞고 사는데 하물며 우리 애들이야
잘못한 일이 있을 때 매를 댄 일도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만일 내가 손찌검을 했을 때 울 애들은 어떻게 할까?
과연 우리 애들의 머리에도 경찰서 생각이 떠오를까?

참으로 우울한 아침이다.

기분전환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없나?
아무리 생각해도 별 뾰쪽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눈을 뜬다.

어?
그래 기분 좋은 일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삼년동안을 키워온 행운목이 꽃을 피우고 있지 않은가?
그동안 회사내에서 자리를 옮길 때마다 같이 옮기며
나와 같이 희노애락을 겪어왔다고 말 한다면 억지일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때에는
여직원에게 물주는걸 잊지마라고 신신당부 할 정도로
어린 애 키우듯이 정성을 들였기에 더 아름답게 보이는가 보다.
수경위 한웅큼도 안되는 그루터기에서 꽃을 피우다니...
행운목이 꽃을 피우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데.....

글구 그 옆자리를 지키고 있는 천마리의 학!
어느 사이버 카페에서 사귄 여자분의 정성이 담긴 학...
信望愛를 간직한 학들이 비상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행운목에도 꽃이 피었으니
내 소망을 희망을 그리고 사랑을 찾아
이제 그만 힘찬 나래짓을 시작해 볼까나?

이미 어두웠던 기억은 사라지고 새로운 행복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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