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봉산(310.6m)-불당골산(404.9m)-국수봉(423.8m)

 

산 행 일 : ‘21. 6. 12(토)

소 재 지 :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과 도척면의 경계

산행코스 : 곤지암도서관→감투봉 갈림길→사태봉산→불당골산→국수봉→인배산→안부사거리→신촌리 버스정류장(산행거리 : 9.10 km, 소요시간 : 4시간)

 

함께한 사람들 : 산과 하늘

 

특징 : 오랜만에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수도권(경기도 광주시) 산을 찾았다. 곤지암읍과 도척면의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능선인데, 고만고만한 산 그것도 당당하게 이름까지 갖고 있는 산봉우리들이 꽤 많다는 특징이 있다. 잘 꾸며보려는 지자체의 노력도 엿보인다. 나지막한 산들이지만 조금만 가파르다 싶으면 계단을 놓았고, 심심찮게 나타나는 갈림길에는 어김없이 이정표를 세웠다. 쉼터도 곳곳에 만들어놓았음은 물론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 볼 때 산책코스로 그만이라 하겠다. 하지만 난 이런 산들이 있는 줄도 몰랐었다. 날머리로 삼으려는 넉고개에서 시작해 정개산과 천덕봉과 원덕봉을 잇는 능선은 이미 다녀왔으면서도 말이다. 그러다가 ‘산두레 산악회’ 윤대장의 산행기록을 곁눈질할 기회가 있었고, 최군의 동의를 얻어 이번에 찾아보게 됐다. 대부도에서 사는 다른 일행의 접근거리도 감안했음은 물론이다.

 

▼ 산행들머리는 경강선 전철 ‘곤지암역’(광주시 곤지암읍 곤지암리)

서울에서 출발하는 광역버스와 지하철이 수시로 다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된다. 참고로 우리 부부는 승용차를 몰고 와서 곤지암역의 환승주차장(유료이니 참조할 것)에 주차시켰다. ‘곤지암도서관’에도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주말이라서 자리가 없을 게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다.

▼ 산행은 꽤 여러 곳에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곤지암도서관이나 넉고개에서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참고로 우리 일행은 곤지암역에서 시작해서 신촌리로 하산했다. 마지막 봉우리인 ‘적산’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 실제 들머리는 곤지암도서관이다. 곤지암역을 빠져나와 인도교를 이용해 곤지암천을 건너면 무단횡단이 불가능한 경충대로(4차선)다. 우회전하여 50m쯤 걷다가 횡단보도를 건넌 다음, 오른편에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서면 ‘곤지암터미널’을 오른편에 낀 사거리를 만난다. 개의치 않고 도로를 건너 직진하면 잠시 후 곤지암도서관이 보일 것이다.

▼ 탐방로는 곤지암도서관의 오른편에서 열린다. 도서관의 축대를 끼고 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놓여있다.

▼ 들머리에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었다. 사태봉산과 불당골산까지의 거리는 각각 2.35㎞와 3.81㎞. 천덕봉까지는 18.47㎞라지만 이미 다녀온 봉우리이니 오늘은 염두에 두지 말자. 참! 이정표는 위도와 경도를 적어 현재의 위치를 표시하고 있었다. 여기에 지명과 함께 고도까지 넣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 계단을 오르자 이번에는 ‘등산안내도’가 자신도 좀 보아달란다. 지도는 단순하게 그려져 있었다. 이곳 곤지암도서관에서 동원대학교까지의 능선을 하나의 선으로 이은 다음 곳곳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연결시켰다. 다른 생각을 할 필요 없이 끄트머리까지 곧장 걸으라는 모양이다.

▼ 가야할 길을 머릿속에 그려 넣었다면 이제 길을 나설 차례이다. 탐방로는 일단 곱다. 널찍한 흙길에다 경사까지도 거의 없다.

▼ 약수터도 눈에 띈다. 하지만 물이 마른지는 꽤 오래된 듯.

▼ 산행을 시작한지 10분 만에 능선(이정표 : 사태봉산→ 2.04㎞/ 곤지암지구대← 0.45㎞/ 곤지암도서관↓ 0.31㎞)에 올라섰다. 왼편은 곤지암지구대에서 올라오는 오솔길이다.

▼ 탐방로는 한마디로 정비가 잘 되어있다. 경사가 심하다싶으면 어김없이 침목계단을 놓았다. 습기가 많은 곳에는 야자매트를 깔아 질퍽거릴 염려도 없다.

▼ 능선에 올라선지 10분. 벤치 서너 개를 놓아둔 쉼터를 만났다. 이정표(사태봉산 ↑1.7㎞/ 감투봉← 0.56㎞/ 곤지암도서관↓ 0.65㎞)는 오른편에 ‘감투봉’이 있다고 알려준다. 그렇다고 일부러 다녀올 것까지는 없다. 봉우리 따먹기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볼거리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봉우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이곳은 소문난 포토죤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낙엽을 하트 모양으로 쌓아놓았기 때문이다. 사랑꾼인 집사람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다. 하트 안으로 냉큼 들어가더니 또 하나의 하트를 만들어낸다.

▼ 산길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이어진다. 중간에 두어 번의 갈림길(이정표 #1 : 사태봉산↑ 1.37㎞/ 쌍용아파트→ 0.35㎞/ 곤지암도서관↓ 0.98㎞, 이정표 #2 : 사태봉산← 1.35㎞/ 샘솟는교회→ 0.23㎞/ 곤지암도서관↓ 1㎞)을 지나기도 한다.

▼ 오늘 걷게 되는 능선은 조망이 열리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래선지 산행을 시작한지 30분이 지나고서야 처음으로 시야가 열렸다. 그러자 멋지게 지어진 주택들이 눈에 들어온다. 외모가 비슷비슷한 것이 건축업자가 한꺼번에 지어 분양한 모양이다.

▼ 능선은 참나무가 대부분, 간이라도 맞추려는 듯 소나무가 간간히 섞여있다.

▼ 그렇게 조금 더 걷자 이번에는 작은 체육공원이 얼굴을 내민다. 갖가지 운동기구는 물론이고 식탁형의 벤치까지 놓아두었다. 널찍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비된 탐방로에 쉼터, 거기다 체육공원까지. 숫제 도심의 공원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 산행을 시작한지 50분. 가파른 오르막길을 앞두고 삼거리를 만났다. 그런데 이정표(사태봉산↗ 0.2㎞, 불당골산 1.66㎞/ 불당골산↖ 1.69㎞/ 곤지암도서관↓ 2.15㎞)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선택하란다. 불당골산으로 가는 도중에 사태봉산의 정상을 거쳐서 갈 것인가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거리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왼쪽은 사태봉산을 우회해서 가는 코스라는 얘기일 것이다.

▼ 망설임 없이 오른편으로 향한다. 불당골산으로 가는 길목에 놓여있는 산봉우리를 빼놓을 수야 없지 않겠는가. 이후로 산길은 가파르게 변한다. 심지어는 통나무계단을 놓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가파른 구간도 있다. 이름표가 붙어있는 첫 번째 봉우리다보니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 숨이 턱에 차오를 즈음 드디어 사태봉산 정상(310.6m)에 올라섰다. 산행을 시작한지는 65분 만이다.

▼ 정자가 들어서 있을 정도로 널찍한 정상이지만 필수품이랄 수 있는 정상석은 막상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사태봉산’이라는 이름표를 단 이정표(불당골산 1.46㎞/ 곤지암도서관 2.35㎞)가 이를 대신하고 있을 따름이다.

▼ 정상은 여러 기능을 겸하도록 했다. 정자와 벤치를 놓음으로써 쉼터기능을 기본으로 깔고. 운동기구인 철봉을 배치해 체육공원을 겸하도록 했다. 거기다 심심하면 보라는 듯이 사태봉산 산행안내도와 곤지암의 지명유래를 함께 세워두었다.

▼ 사람이 많이 오르내리는 곳이니 어찌 돌탑 하나 없겠는가. 그것도 신기에 가깝게 쌓아올렸다.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기에 저런 신묘한 모양새가 나올 수 있었을까?

▼ 불당골산으로 향한다. 가파르게 아래로 내려선 탐방로는 아까 사태봉산 아래서 헤어졌던 길과 다시 합쳐진다.

▼ 걷는 도중 만난 바위가 하도 반가워 카메라에 담아봤다. 생김새나 크기 모두 보잘 것이 없지만 1시간 이상을 걸어오면서 처음으로 만난 바위이니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 자신의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소나무도 만났다. 휘휘 늘어진 가지를 지팡이에 의지하고서야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 산길은 또 다시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이어진다. 아니 서서히 고도를 높여간다고 하는 게 옳은 표현이겠다.

▼ 사태봉산을 내려선지 20분 만에 커다란 돌탑이 자리를 지키는 봉우리에 올라섰다. 탑 앞의 자연석에는 누군가가 매직펜으로 ‘탑봉’이라 적어 넣었다. 절대 손대지 말라는 경고문도 보인다. 그만큼 정성들여 쌓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 이제 불당골산으로 가야할 차례이다.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을 잠시 내려서자 삼거리(이정표 : 불당골산↑ 0.56㎞/ 진우2리(신우냉장) 버스정류장→ 1.44㎞/ 사태봉산↓ 0.9㎞). 오른편은 진우2리의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 이후부터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그러다가 자칫 바위산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바윗길을 만나기도 한다. 전형적인 육산에서 만난 희귀한 풍경이기에 카메라에 담아봤다.

▼ 돌탑봉을 내려선지 30분 만에 ‘불당골산(404.9m)’의 정상에 올라섰다. 불당골산은 오늘 오른 산들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다. 하지만 특별한 점은 하나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봉우리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사태봉산처럼 이곳도 정상석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이름표를 단 이정표(깊은목산↑ 0.32㎞/ 곤지암리(이화전기)버스정류장← 2.1㎞/ 사태봉산↓ 1.46㎞)가 이를 대신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 8분쯤 더 걷자 이번에는 ‘깊은목산(392m)’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이정표마저도 없었다. ‘깊은목산’이라 적힌 판자가 참나무 아래에 놓여 있어 이곳이 깊은목산의 정상임을 눈치 챘을 따름이다. 참! 이곳에는 가끔 산행을 함께 해오고 있는 ‘배창랑’ 선배님의 띠지도 매달려 있었다. 그도 이미 지나갔다는 증거일 것이다. 하나 더. 한뫼산악회에서 매달아놓은 정상표시 코팅지도 발견할 수 있었다.

▼ 깊은목산에서 내려서는 산길은 가파르다. 아니 많이 가파르다고 하는 게 옳겠다. 곧장 내려서지를 못하고 왔다갔다 ‘갈 지(之)’자를 쓰면서 겨우 고도를 낮추고 있으니 말이다.

▼ 그렇게 7분쯤 내려서면 ‘수양1리’로 내려가는 길이 나뉘는 삼거리(이정표 : 국수봉↑ 1.02㎞/ 수양1리 버스정류장← 2.3㎞/ 깊은목산↓ 0.24㎞). 이어서 완만해진 산길을 따라 조금 더 걷자 이번에는 오른편으로 길이 나뉘는 또 다른 삼거리(이정표 : 국수봉↑ 0.88㎞/ 진우3리(소티) 버스정류장→ 1.5㎞/ 깊은목산↓ 0.38㎞)가 나온다.

▼ 명감나무(청미래) 열매가 하도 탐스러워 카메라에 담아봤다. 문득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저 열매가 시고 떫은 초록일 때부터 눈독을 들이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퍼석퍼석하게 말라버린 약간 달콤한 육질을 입속에 넣으며 씹히는 부분이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으로 유년을 보낸 기억이 새롭다. 소년의 티를 벗고 난 다음에는 빨갛게 익은 저 열매의 안에다 독약을 넣고 밀봉한 후 꿩이나 토끼를 꼬드기기도 했었다.

▼ 오름짓을 시작하던 산길이 언제부턴가 많이 가팔라졌다. 곧장 치고 오르지를 못하고 좌우로 몸을 비틀며 고도를 높여갈 정도이다. 하긴 오늘 걷고 있는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이번에 오를 국수봉이 아니던가.

▼ 그렇게 20분쯤 오르자 드디어 국수봉(423.8m). 오늘 답사하고 있는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하지만 가슴에 담아둘만한 특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울창한 숲속에 들어앉은 정상은 조망도 트이지 않았다.

▼ 이곳도 역시 ‘정상석’은 세워져 있지 않다. 흔하디흔한 선답자들의 띠지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국수봉’이라는 현위치가 표시된 이정표(인배산↑ 1.95㎞/ 진우리저수지→ 1.5㎞/ 깊은목산↓ 1.26㎞)가 이 모든 것을 대신하고 있을 따름이다.

▼ 인배산을 향해 내려가는 길은 무척 가파르다. 붙잡고 내려가라며 밧줄까지 매어놓았다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이해가 갈 것이다.

▼ 국수봉에서 내려선지 10분. 도톰하게 솟아오른 지점에서 삼거리를 만났다. 그런데 이정표(인배산↑ 1.7㎞/ 진우저수지→ 2㎞/ 국수봉↓ 0.25㎞)에 적힌 지명 하나가 눈길을 끈다. 진우저수지 방향으로 5.1㎞를 가면 ‘해룡산’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이 ‘앵자지맥(鶯子枝脈)’과 만나는 지점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한남정맥의 문수봉(文殊峰 403.2m)에서 북쪽으로 분기한 앵자지맥이 칠봉산과 해룡산을 거쳐 이곳 국수봉으로 온다고 했으니 말이다. 이 산줄기는 잠시 후 우리가 오르게 될 인배산과 넉고개, 그리고 천덕산과 앵자봉을 지나 남종면 검천리의 남한강에서 그 숨을 다한다.

▼ 얼마쯤 더 걸었을까 앞서가던 일행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는 다들 환호성을 터뜨린다. 이제껏 시야가 열리지 않는 답답한 산행을 해왔는데, 처음으로 만난 조망이 기대 이상으로 멋졌으니 어찌 환호성을 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조망대 앞에 서자 멋진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름 모를 산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올랐는데 저 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는 ‘원적산’이 아닐까 싶다. 그 왼편은 앵자봉일 게고 말이다.

▼ 적송(赤松) 군락지를 지나기도 한다. 같은 ‘붉은 소나무’. 즉 태백산맥에서 만날 수 있는 금강송(金剛松)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잠깐의 눈요깃감으로는 충분하다 하겠다. 하긴 하도 잘 생겨서 미인송(美人松)이라는 별칭까지 붙은 금강송에야 어찌 비할 수 있겠는가.

▼ 송전탑 근처에서 다시 한 번 시야가 열린다. 원적산 일대가 시원스레 조망되는데, 날씨까지 청명하게 받쳐주니 그야말로 일품이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이유이다.

▼ 수양1리로 내려가는 길이 나뉘는 삼거리(이정표 : 인배산↑ 0.2㎞/ 수양1리 버스정류장→ 2.3㎞/ 국수봉↓ 1.75㎞)를 지나자 곧이어 인배산(310m) 정상이다. 국수봉에서 40분쯤 떨어진 봉우리인데, 이곳은 정상석은 물론이고 그 흔한 이정표도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안내판에다 ‘인배산’이라 적어놓았다. 덕분에 이곳이 인배산이란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공공시설물에 낙서를 하는 행위는 마땅히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이제 산길은 작고 완만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고도를 낮추어간다. 그러다가 삼거리(이정표 : 적산↑ 2.07㎞/ 인후리→ 1㎞/ 인배산↓ 0.24㎞)를 만나기도 한다.

▼ 오늘의 주인공은 단연 ‘오디’다. 뽕나무에서 열리는 이 열매 역시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어린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간식거리였다. 달콤한 맛이 어린이들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단맛에 하나를 더했다. ‘산뽕나무’여선지는 몰라도 새콤한 맛이 더해진 것이다. 덕분에 열매를 입에 넣기도 전부터 입안에서 군침이 잔뜩 돈다. 행복하다. 이런 맛으로 사람들이 산을 찾는 모양이다.

▼ 오디에 입맛 다시며 걷다보면 어느덧 적산과 인배산 사이에 위치한 안부다. 인배산에서 25분쯤 떨어진 지점인데, 하산지점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완주와 탈출 가운데 승자는 탈출. 완주가 습관인 최군이 고집을 부려보지만 다를 이쯤에서 산을 내려가자는데 어쩌겠는가.

▼ 이정표(적산↑ 1.27㎞/ 신촌리 버스정류장← 1.19㎞/ 인후리 실천신학대학원→ 0.69㎞/ 인배산↓ 1.04㎞)는 탈출로가 양쪽으로 나뉨을 알려준다. 타고 온 차량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결론은 신촌리 방향이다. 곤지암으로 나가는 대중교통의 이용이 월등히 수월했기 때문이다.

▼ 신촌리는 상당히 큰 공장지대가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길은 아직도 시골티를 벗어나지 못했다. 걷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오디를 따먹었다면 대충 이해가 갈 것이다.

▼ 산행날머리는 신촌리(곤지암읍) 버스정류장

그렇게 20분쯤 걷자 4차선의 널찍한 ‘경충대로’가 나오면서 산행이 종료된다. 곤지암까지 타고나갈 버스는 도로 아래로 난 굴다리를 지나 반대편에 있다. 그건 그렇고 오늘 산행은 정확히 6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준비해간 중식과 간식을 먹느라 각각 1시간씩을 쉬었으니 실제로는 4시간을 걸은 셈이다. 핸드폰의 앱에 9.10㎞가 찍혀있으니 적당한 속도로 걸었다고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