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주산(介胄山, 675m)

 

산 행 일 : ‘22. 11. 12()

소 재 지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산행코스 : ‘원흥리마을회관원흥교회제각포도밭467.7m원흥리 갈림길율길리 갈림길개주산헬기장베네스트골프장 입구원흥마을회관(소요시간 : 6.99Km/ 4시간)

 

함께한 사람들 : 산과 하늘

 

특징 : 가평군 상면에 나지막이 엎드린 675의 소담한 산. 산이 그다지 높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인근에 있는 주금산(813)이나 운악산(936)에 가려 입소문을 타지 못한 감이 있다. 차도를 바짝 끼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그냥 지나버리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교통편이 좋고 서울에서 불과 50 떨어진 곳이라 부담없는 당일 산행지로 추천할 만하다

 

 산행들머리는 원흥리 마을회관(가평군 상면 원흥리)

국도 46호선(경춘로)을 타고 춘천방면으로 올라오다 하천IC(가평군 청평면 하천리)에서 내려와 37번 국도(포천방면)를 따라 15km쯤 들어오면 원흥교차로(상면 원흥리)가 나온다. 교차로에서 빠져나와 원흥길로 들어서면 곧이어 원흥리(元興里)에 이른다. 타고 온 차량은 회관 옆 주차장에 세워두면 되겠다. ! 2년쯤 전인가 저 회관에 행복마을관리소가 들어선다는 기사가 떴었다. 초고령화·과소화·저소득 등 3중고를 겪으며 소멸 위기를 겪는 농어촌의 위기를 주민 스스로 타개해나가기 위한 생활공동체라나? 이제라도 삶의 질 향상과 지역 활력을 불러일으키겠다니 다행이라 하겠다.

 원흥리(마을회관)나 율길리(자작교), 베네스트골프장 입구 등에서 오르는 게 보편적이다. 하지만 주금산과 연계산행을 하는 이들도 의외로 많다. 우리처럼 승용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주차가 용이한데다 원점회귀가 가능한 원흥리를 기점으로 삼는 게 보통이다.

 정자(元興亭) 앞 표석은 마을의 유래를 적고 있었다. 먼 옛날 마을에 있던 원흥사(元興寺)라는 절에서 유래된 지명이라는 것이다. 이 절의 불법 높은 스님이 많은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주었는데, 그 이후로 이곳이 민간불심(民間佛心)의 터전이 되었다 하여 원흥부락(元興部落)’이라 부르기 시작했단다. 아쉬운 점은 태봉2라는 지명을 아직도 쓰고 있는 것이다. 2016년 법정 동리로 독립해 나왔으면서도 말이다.

 마을회관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잠시 후 원흥교회를 만났다면 제대로 들어선 셈이다.

 길이 둘로 나뉘는 원흥교회 앞에서는 약간은 낯선 선택이 필요하다. 오른쪽으로 난 포장길을 버리고 포장도 되지 않은 왼쪽(실제는 직진이다)으로 들어서야 한다.

 그나저나 마을은 인적이 끊겼다싶을 정도로 텅텅 비어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마을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0.6%나 된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 초고령화 마을에 해당된다는 얘기다. 그러니 초겨울 농한기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어디 흔하겠는가.

 마을을 벗어나 임도로 들어선다. 그런데 저 철문의 용도는 대체 뭘까? 여느 임도라면 차단봉 하나면 족할 텐데도 말이다.

 국가지점번호판(다사 8413-7969)까지 세워져 있는 걸 보면 길을 제대로 찾아가고 있나보다.(가평군에서는 원흥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의 들머리를 다른 곳에 내놓았기에 하는 말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15. 원주최씨(原州崔氏) 제각을 만났다. ‘경주 최씨에서 분관된 성씨라는데, 누구의 위패를 모시는 제각인지는 알 수 없었다.

 입동(立冬)이 지난지도 벌써 5. 그래선지 산자락은 초겨울 느낌이 완연하다. 활엽수들은 빈가지만 허공에 걸려있고, 낙엽 침엽수들도 하나 둘 가늘디가는 잎이 져간다.

 산행을 시작한지 25. 작은 능선을 앞에 둔 지점에서 길이 둘로 나뉜다. GPX트랙이 지시하는 대로 왼편으로 간다.

 이즈음 널따란 포도밭이 얼굴을 내민다. 해발 300 이상의 준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운악산 포도(이 부근의 포도는 운악산포도로 통칭된다)’는 당도가 높고 향이 뛰어나 가평 특산물의 중심에 우뚝 선 바 있다. 비가림농법으로 생산되는 포도인지라 단 맛이 더욱 풍부해 선물용으로 선호된단다.

 달고 맛있는 포도는 사람만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야생동물도 군침을 흘리는 듯, 접근 방지용 고전압(高電壓) 전선을 꼼꼼히도 둘러놓았다.

 조금 더 가니 비닐 망()으로 길을 막아놓았다. 산짐승으로부터 뭔가를 보호하려는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안에는 잘 가꾸어진 가족묘역이 들어서 있었다. 그 묘역 덕분에 시야까지 툭 트인다. 하지만 연무가 짙어 그 너머에 들어앉아 있을 축령산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묘역 뒤쪽의 비닐망을 넘어 산행을 이어간다. 이어서 능선을 따라 오르는데, 길은 희미하지만 잡목이 거슬리지는 않아 걷기에 불편하지 않다.

 뒤이어 나타나는 잣나무 숲. 문득 가평의 산속을 헤집고 있다는 걸을 느끼게 된다. 산자락에 수십 년은 족히 되었음직한 아름드리 잣나무가 가득한 것이다.

 맞다. 이곳 가평은 국내 잣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전국 최대의 잣 생산지가 아니겠는가. 저 나무에서 채취되는 잣 또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단다. 가평군이 타 지역보다 일교차가 높은 탓에 이곳에서 생산되는 잣 또한 타 지역의 것보다 더 고소하기 때문이란다.

 산행을 시작한지 50. 능선(앱은 고도를 443m로 찍는다)에 올라서니 폐 군사시설이 널려있다. 군사적 요충지라는 얘기일 것이다. 맞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 개주산 일대는 중공군과의 주요 격전지 중 하나였다고 전해진다. 2014년에는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이 이루어지기도 했었다.

 산길은 이곳에서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쳐져 왼쪽으로 크게 방향을 튼다. 길이 조금 더 또렷해졌음은 물론이다. 이후부터는 동릉(東稜)으로 여겨지는 능선을 계속해서 탄다.

 길이 편해진 덕분에 주위를 돌아보는 시선까지 여유로워졌다. 그뿐 아니다. 육산에서 만난 바위가 반가워 올라가보는 호사까지 더했다.

 인터넷 게임에 나오는 팩맨(Pac-Man)을 닮았네요.’ 맞다. 집사람의 말마따나 못난이 팩맨이 고스트를 피해 쿠키를 잡아먹는 모양새이다.

 경주에 있는 단석산의 명물인 단석(斷石)‘을 떠올리게 만드는 바위도 만났다. 김유신이 난승(難勝)이라는 신인으로부터 얻은 신검(神劍)으로 내리쳤다는 그 바위 말이다. 아니 마치 칼로 자른 듯이 반듯하게 둘로 쪼개진 것이 단석산의 바위보다 훨씬 더 잘 생겼다.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나 붙여놓는다면 또 하나의 명품 바위로 탄생될 게 틀림없다.

 육산의 특징대로 산길은 순하다. 하지만 가파름까지 없앨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거기다 낙엽까지 수북하게 쌓여 미끄럽기까지 하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능선에 올라서고는 10). ‘삼각점이 설치된 봉우리에 올라섰다. 핸드폰의 앱이 467m를 찍는 걸 보면, 선답자가 얘기하던 467.7m인 모양이다. 아무튼 이곳에는 지하 벙커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이후부터 산길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고도를 높여간다. 아니, 짧고 완만한 내림에 길고 가파른 오름의 연속이다.

 ! 사격훈련 중이니 출입을 하지 말란다. 철조망으로 능선을 가로막기도 했다. 그렇다고 되돌아갈 수야 없지 않겠는가. 설마 공휴일(카투사에서 근무했던 난 70년대에도 토요일이 휴무였다)까지 훈련을 하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그냥 통과해버렸다.

 몇 걸음 더 걸으면 삼거리. 이곳에서 처음으로 이정표(개주산 정상 1.7/ 원흥리 1.8)를 만났다. 하지만 우리가 걸어온 능선으로는 방향표시를 해놓지 않았다. 선답자의 GPX트랙과 kakaomap이 조금 달랐던 모양이다. 아니면 가평군에서 별도의 등산로를 만들어놓았을 것이고...

 또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산행을 이어간다.

 초겨울에 꽃구경은 어불성설. 그 아쉬움을 꽃을 쏙 빼다 닮은 버섯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잘 생긴 버섯은 꽃보다도 더 예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뿐 아니다. 심심풀이 삼아 채취한 표고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은 현장에서 막걸리 안주가 되어주었고, 양이 조금 많은 느타리버섯은 다음날 아침 된장찌개 재료로 변신까지 했다

 꽃만 닮은 게 아니다. 어떤 것은 영락없는 해산물이다. 보라. 저 버섯은 군침이 확 돌 정도로 가리비조개를 닮지 않았는가.

 요건 구름? 아무려면 어떤가. 내 눈에는 꽃보다 아름답기만 한데...

 보건복지부에서 가장 좋아할만한 나무도 보인다. 한 뿌리에서 여덟 줄기가 나왔으니 저만하면 다산의 로고로 삼아도 되겠다.

 산길은 거의 평탄하게 이어진다. 완만하지는 않지만 버거울 정도도 아니다.

 고갯마루로 오인하기 딱 좋은 작은 고개에 내려서기도 한다.

 앙증맞은 쉼터도 만날 수 있었다. 통나무 의자가 발길을 붙드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막걸리로 목도 축일 겸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개주산의 또 다른 특징은 단풍나무라 하겠다. 내장산이나 강천산만큼은 아니지만 굵고 튼실한 단풍나무들이 능선을 뒤덮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를 걷자 길고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번에는 버거울 정도로 가파른 산길이 20분 가까이나 계속된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원흥리갈림길에선 58). 이번에는 율길리 갈림길(이정표 : 개주산 정상 0.2/ 율길리 3.2/ 원흥리 3.3)이 나타난다.

 이정표는 오른편이 율길리(栗吉里)’로 연결됨을 알려준다. 십이탄천(十二灘川)을 따라 길이 뱀처럼 구불하게 나있다는 마을인데 운악산 포도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포도밭 면적이 전체 농경지의 90% 이상을 차지한단다. 8~9월 포도가 한창일 때는 마을 전체가 포도향으로 가득하다나?

 개주산은 이제 200m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가파른 오르막길과 싸워야만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10. 두루뭉술하게 솟아오른 정상에 올라섰다. 십여 평 남짓한 공터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정상표지판과 이정표(주금산 정상 4.6/ 율길리 3.4·원흥리 3.5)이 설치되어 있었다.

 개주산의 개주(介胄)는 갑주(甲胄)와 같은 말로 갑옷과 투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산이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장수를 닮았다는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정상에도 쉼터가 만들어져 있었다. 하지만 초겨울 찬바람에 쫒긴 우리는 부랴부랴 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하산을 시작한다. 올라온 반대 방향이다. 이어서 100m 조금 못되는 지점에서 헬기장을 만난다. 요즘도 사용을 하고 있는지 풍향기까지 매달려 있는 등 반듯하게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 내려가야 할 방향(상동리)은 헬기장의 우측 숲속에 숨어있는 이정표(상동리 2.1/ 주금산 4.5/ 개주산 0.1)가 알려주고 있었다.

 이정표는 오른편으로 가면 왕숙지맥을 거쳐 주금산으로 연결됨을 알려준다. 왕숙지맥(王宿枝脈)이란 한북정맥의 수원산(697m) 부근( 1.6km) 야산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주금산·철마산·천마산·백봉·수리봉·문령산(문재산) 등을 일군 뒤, 수석동(남양주) 미음나루(왕숙천과 한강의 합류지점)에서 숨을 다하는 약 47.9km의 산줄기다. 천마지맥으로 불리기도 하나, ‘백봉(587m)’에서 헤어져 왕숙천과 한강의 합수지점으로 스며든다. 수계를 구분하는 산줄기를 주된 산줄기로 보는 대한산경표에서만 부르는 지명이다.

 간식타임은 헬기장에서 가졌다. 넉넉히 준비해간 막걸리 덕분에 30분이나 노닥거릴 수 있었다. 그러나 스산한 찬바람에 쫓겨 하산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이때 왼편 나뭇가지 사이로 운악산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자랑하는 것이 전형적인 바위산의 외형을 보여준다.

 산길은 의외로 곱다. 서둘러 고도를 낮출 필요가 없다는 듯 완만한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하산길의 장점은 눈요깃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바위 구간이 많은 덕분에 눈에 담아도 아프지 않을 만큼 기괴한 바위를 여럿 만났다.

 승천을 못한 용을 닮은 바위도 그중 하나다. 집사람은 천년쯤 묵은 거북이로 보인다고 했지만...

 누군가는 세월이 하 수상하다고 했다. 취임한지 6개월도 안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에도 이르지 못한다면서. 그래서일까? 진달래가 제 철도 모르고 꽃망울을 활짝 열어 제켰다. 자신도 그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하산을 시작한지 35분쯤 되었을까,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고도를 낮추어가던 산길이 갑자기 가파르게 변한다. 그것도 서서는 제대로 내려갈 수도 없을 정도로 가팔라졌다. 거기다 참나무 낙엽까지 수북하게 쌓여 미끄럽기까지 하다.

 버거운 곳에서는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바위 구간에서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그런 곳마다 밧줄난간을 설치해 놓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무릎이 시원치 않은 집사람은 밧줄난간의 도움으로도 부족했던 모양이다. 가다 쉬기를 반복하면서 내려간다. 덕분에 앞서가는 최군의 기다림은 부지하세월...

 얼마쯤 내려왔을까 시야가 툭 터진다.

 조금 더 내려오니 이번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운악산이 고개를 내민다. 그 뒤는 연인산일 것이다.

 느닷없이 나타난 저 홈통의 정체는 대체 뭘까? 오른편 산자락에 위치한 골프장으로 빗물이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려는 시설이지 싶다.

 가파른 내리막길의 끝, 이제 다 내려왔으니 했지만 산길은 다시 올라가란다. 그것도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이때 낯익은 표지기를 만났다. ‘배창랑과 그 일행 = 산군들’, 심심찮게 산행을 같이 해오는 산악인으로, 수천 개의 산을 올랐다고 자부하는 나마저도 애 취급할 수 있는 배태랑 산꾼이다.

 410m 남짓의 산봉우리까지 치고 오른 산길은 다시 아래로 향한다. 가파름을 이기지 못한 산길은 이곳에도 밧줄난간을 매어놓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베네스트골프장이 내다보인다. ‘나이스 샷!’이라는 골퍼의 외침이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참고로 저 골프장은 전설로 불리는 잭 니클라우스가 직접 디자인한 코스로 유명세를 탔다. 모든 홀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메이플·버치·파인 등 3개의 코스는 매 홀마다 코스 공략을 위한 철학이 담겨 있단다.

 베네스트골프장 쪽으로는 아직도 단풍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라운딩을 하면서 자연의 다채로운 변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골프장의 장점으로 꼽고 있었는데, 그게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단풍만 보아서는 아직도 여기는 가을이다. 맞다. 지형 때문인지는 몰라도 필드를 누비고 있는 골퍼들의 차림새는 아직도 가을 옷차림이었다.

 산길이 끝날 즈음 울창한 잣나무 숲이 다시 한 번 펼쳐진다. 참나무 일색에 양념삼아 들어앉은 소나무가 전부이던 산에 난데없는 잣나무라니 생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이런 풍경이 싫다는 얘기는 아니다. 잣나무 특유의 상쾌한 내음이 코를 찔러대는데 싫어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특히 그 내음 속에는 그렇게나 몸에 좋다는 피톤치드가 듬뿍 들어있지 않겠는가. 산행 내내 쌓여온 피로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치유되어버리는 이유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30(개주산 정상에서 1시간 20). 베네스트골프장 입구의 도로로 내려섰다.

 탐방로는 이제 골프장의 진입도로를 따라 동북방향으로 간다. 하지만 확·포장공사가 한창이어서 먼지가 풀풀 날린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며 모처럼 폐를 깨끗이 비워냈기에 아쉬운 일이라 하겠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50(골프장입구에서는 15). 원흥마을로 들어가기 직전 느닷없는 이정표(개주산 정상 3.5)를 만났다. 아까 정상으로 가는 도중 원흥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났었는데, 이곳에서 시작된 등산로였던 모양이다.

 원흥마을 뒤 언덕에는 한옥 풀빌라 가평재가 들어앉았다. 한옥 한 채를 통째로 빌려 쓰는 곳인데, 겉은 한옥이지만 내부는 양옥으로 꾸며졌다니 퓨전 한옥이라 할 수 있겠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웬만한 호텔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니 한번쯤 머물러 볼 일이다.

 산행날머리는 원흥마을회관(원점회귀)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샘말교를 건너 출발지인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면서 산행은 종료된다. 그건 그렇고 핸드폰의 앱이 6.99km를 찍고 있으니 엄청나게 천천히 걸은 셈이다. 집사람의 불편한 무릎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