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678m)
산행코스 : 개심사→일락산→사잇고개→석문봉→옥양봉→남연군 묘→상가리
소재지 :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과 서산시 해미면의 경계
산행일 : ‘05. 12. 17(일)
함께한 산악회 : 설피마을
특색 : 들판에 우뚝 솟아 산세가 당당하고 곳곳에 사찰이 자리하고 있어 은은한 풍경을 자아낸다. 가야산 정상인 가사봉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그래서 가사봉 북쪽 2km 거리인 석문봉(653m)을 오르는 데 그친다. 그러나 예부터 이곳 주민들은 석문봉을 주봉으로 해서 생각해 왔다.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와 가야사터에 맥을 대고 있는 봉이 바로 석문봉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호남, 충남지방에 폭설이 15일째 내리고 있는 중, 눈쌓인 산은 고와서 좋지만 한편으론 걱정을 안고 갈 수 밖에 없다. 근처 보령시에 석탄 출하장이 있는데 눈 때문에 어제도 작업을 못한 탓이다. 추위에 연탄소비는 줄지 않는데 석탄공급이 더디니 걱정이 태산... 제발 이제 그만 눈이 왔으면 좋겠다.
아니나 다를까 가야산은 눈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엉청난 눈... 너무 많다고 하면 맞는 말일 것이다.
오늘도 역시 많은 눈에 강풍까지 겹쳐서 시야가 막힐 정도... 겨우겨우 옥양봉에 올랐을 정도였고,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오르기를 포기했다.
개심사,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에 혜감국사가 창건. 대웅전의 기단만이 백제 때의 것이고 건물은 산불로 소실된 것을 조선 성종 때(1484)에 다시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화재로는 대웅전(보물 제143호)을 보유하고 있다.
이산엔 가야사란 큰 절이 있었는데 대원군이 그 터가 명당자리라서 불을 지르고 그 자리에 아버지의 묘를 모셨으니, 그 곳이 남연군 묘이다.이곳에서 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본디 충청남도의 산들은 주민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리 험하지 않다. 이곳 역시 완만한 경사로 이어진 능선에 해송인지 그리 크지 않은 소나무들이 그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고, 나무들마다 몸집 보다도 큰 눈덩이를 머리에 이고서 힘들어 하고 있다.
초입의 상왕산 개심사 앞에서 설피마을 회원들과 찍은 단체사진
언제나와 마찬가기로 이 산악회는 웰빙산행이다. 출발하자 마자 손수 만들었다는 김밥이 한줄씩 돌아오더니, 이어서 삶은 계란 두개씩, 이어서 약밥이 두덩어리씩 돌아온다. 또 조금 있으니 호박죽, 팥이 듬뿍 들어서인지 무지 맛있었다. 서해대교에 도착하기 전에 후식으로 커피까지...
바위도 나무도 산속의 모든 사물들이 버겁도록 눈을 이고도 있다. 가야산은 온통 새 하얀 눈의 세상이다. 숲 속~ 말라서 삐틀어진 단풍나무 잎사귀에 쌓여 있는 눈이 마치 목화송이처럼 몽실몽실 피어나는 솜사탕과도 같다.
눈부시도록 하얗게 피어 난 雪花로 만화방창이다. 바위에 뿌리를 박고 있는 청솔가지에도 무겁게 눈을 받쳐 들고 있다. 오늘 난 가야산에서 눈이 시리도록 새하얀 순백의 멋진 雪山을 마음껏 탐하고 있다.
일락산 정상
눈 때문에 시야가 가려 전경은 별로... 눈의 무게가 힘겨운듯 가지를 늘어뜨린 소나무가 정겹다.
여기까진 온화한 기온...바람도 순한게 역시 충청도? 그러나 그 인심도 잠깐이다. 여기서부터는 추위와 바람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데...
일락산 정상에서는 아예 포즈를 잡아보라고 권하기에...
항상 붙어다니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아 자기도 그렇게 하겠단다. 아직은 총각인 모양인데, 싹수가 괜찮은 편... 사랑은 마음으로만 쌓아가는 것 보다는 가까이서 챙겨주고, 챙김을 받으면서 쌓아가는게 더 진솔할 수가 있으니까... '스킨 쉽'이라고 하던가? 사전에도 없는 단어이다. 언젠가 영어권 대사관 몇곳에 전화해 봤지만 어원을 찾지 못했었다. 비록 출처가 모호한 어휘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단어일 것이다.
석문봉 정상은 바람이 셀 것 같아 밑에서 한 컷,
아니나 다를까 정상은 좁고 바람도 작난이 아니었다. 건너편이 가야산인데, 가야봉 중계탑의 흉물스런 철제괴물에 가려 형체를 내밀지 않고 있다. 내밀어도 눈보라에 가려지겠지만...
일락산 정상에 없었던 바위덩이들이 석문봉 정상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석문봉은 가야산 봉우리가운데서 가장 바위가 많은 봉우리다. 가야산 쪽으로 암릉을 이루고 서남쪽은 단애를 형성하고 있다.
석문봉에서 옥양봉으로 가는 능선은 안부로 푹 꺼졌다가 바위가 많은 옥양봉으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이들 봉우리들은 산에서 느끼는 거리감이 항상 그렇듯이 상당히 먼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1시간미만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옥양봉 아래,
옥양봉 올라가는 삼거리에서 앞선 몇분들이 탈출,, 옥양봉쪽 등산로는 이미 눈으로 덮여 길이 없어져버리지 오래이다. 총무라는 여성분이 다들 안갈거라며 은근히 가지마라 압력을 주지만, 끝장파 몇명이서 기어이 정상으로 향한다.
옥양봉에 도착하면, 아! 왜 이곳이 도립공원인지를 알게됩니다. 이곳 옥양봉은 제법 빼어난 암봉이다. 산은 육산보다는 암산이 아름다우니까... 눈도 무릎을 넘는 곳이 자주 나타나 걷기조차 힘들지만 역시 눈길을 헤치고 오르길 잘했다. 이곳에 다시 오기는 쉽지 않을 터인데, 만일 안왔더라면 가야산의 진면목을 모른채 다녀왔단 헛 자부심만 키웠을테니까 말이다. 암벽으로 둘러쌓인 산...강원도나 충북에는 흔하겠지만 충남지방에선 보기드문 바위산이었다. 좋은 경치를 구경한 값으로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로프에 매달려 힘든 하산길 고역을 치루었지만....
가야산으로 가는 길목의 행담도휴계소.
이곳은 얼마전 로비운운하며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어서 유명해 진 곳이다. 서해고속도로 개통초기에 관광명소로 소문났던 서해대교의 아치가 뒷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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